“4차산업혁명기술 접목해 미래농업 개척하겠다”

“들판의 작은 풀 한 포기로는 초원을 이룰 수 없고 나무 한 그루로는 숲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으로, 농과원 6부 1센터가 공통의 목표의식을 갖고 한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용범 원장은 지난 13일 농업전문지 간담회를 갖고 연구원들의 연구영역을 한데 결집시켜 최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농과원의 당면현안으로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PLS), 나고야의정서 등을 꼽고 일선 현장에서 혼란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정부의 농정목표인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고, 농진청이 마련한 7대 과제가 충실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농과원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용범 원장과 일문일답.


■ 취임 축하드린다. 앞으로 각오, 다짐 말씀해 달라.
먼저 농진청의 농업 기초기반기술 개발 최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의 원장직을 맡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우리 농업·농촌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들판의 작은 풀 한 포기로는 초원을 이룰 수 없고 나무 한 그루로는 숲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으로 6부 1센터가 공통의 목표의식을 갖고 한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

■ 농업 R&D 중추기관의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기관을 이끌어나갈 계획인지?
농업과학원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키 위해 기관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분석하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다소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농업과학원을 기술적 진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농생명 기반 기술에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기술을 적시·적소에 접목시켜 새로운 기술적 진보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 원에 속한 6개부 1개센터는 각각의 기술영역을 결집시켜 최대 시너지 효과를 발휘키 위해 기관 내에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이후 출연 연구기관 등과도 융복합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농업용 인공지능 플랫폼, 젊은이가 돌아오는 스마트 농촌 등 대형 국가적 프로젝트를 검토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직의 운영을 연구원들이 더 편하고 더 많은 시간을 연구에 투자할 수 있게 ‘연구원 친화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보직자가 더 고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간부들이 해당 분야 연구 및 현장, 산업, 정책의 리더 또는 협업자가 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정책과 사업을 기획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토록 할 방침이다. 

특히 개인역량을 조직역량화 하도록 도제제도(徒弟制度)를 도입해 선임자에게 내재된 전문화된 시설 및 기자재 활용능력을 후임에게 시스템적으로 전수토록 해 연속성 유지할 계획이다.

또 관리중심 연구행정을 연구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연구부서-지원부서 협의회’ 제도화, 불필요한 일 줄이기를 위한 ‘관행타파 발굴팀’, 원 차원의 종합적인 ‘시설 전문지원팀’(건축, 전기, 설비분야 등) 운영 등을 검토 중에 있다.

■ 최근 농진청은 7대 대국민 약속 이행방안은 마련했다. 농진청의 중추 기관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농정목표인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 실천방안으로써 농진청은 ▲농식품분야 일자리 창출 ▲식량의 안정적 생산 적극 대응 ▲농업의 첨단 융복합 산업화 ▲친환경 생태농업으로 국민건강 담보 ▲농업의 고부가가치 산업육성 ▲농산물 경쟁력 및 수출지원 강화 ▲글로벌 농업기술 협력 등 7대 대국민 약속을 마련했다. 

우선 농식품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업의 첨단·고부가가치 산업화로 신산업 창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또 식량의 안정적 생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선제적 기후변화 연구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기후변화 융·복합 영역 어젠다를 신설하고 12월에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사업단’을 발족해 농업 부문 기후변화 대응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를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안전 농산물 생산을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농작물 생산 전 단계에 걸쳐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술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와 농산물 수출 촉진을 위해 파프리카, 딸기 등 10대 주요 수출작목 중심으로 중점 관리하는 등 수출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농과원은 개발기술의 시범사업 확대를 통한 현장 보급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작목기관, 지자체 농촌진흥기관 및 관련 부처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국민들이 개발된 기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농과원이 다양한 업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정책이나 기술이 현장에 효과적으로 접목돼야 하고 또 국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 이상기상 현상이 일상화되고 이로 인한 농업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상기상에 대응키 위해 어떠한 대응 전략을 마련했는가.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농장 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농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날씨와 재해정보를 비롯해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관리대책을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섬진강 수계 10개 시·군(하동, 구례, 광양 등)의 시범지역 7,000여 농가를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며 올해 17개 시·군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전국 서비스를 위한 시범사업(2019~2022년)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병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정확한 예찰·진단·방제를 위한 종합관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DNA 분자마커를 이용해 병해충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병해충 진단 표준 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 농과원은 농업의 4차산업화와 스마트농업, 밭농업기계화 등 핵심적인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공학부의 연구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와 미래 대응방법 등에 대해 말씀해 달라.
농업공학부(이하 공학부)의 업무는 크게 농업의 생산단계에서 편하고 값싸게 농사짓는 기계기술과 수확이후 고품질로 관리하는 공학기술, 그리고 농업시설의 재해 및 농업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연구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역할도 커지고 있다.

공학부는 농작업 기계화와 자동화뿐만 아니라 기계·전기·전자·에너지 등 산업의 유용 기술을 농업에 적용해 변화와 혁신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인의 안전과 복지에서도 영역이 차츰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ICT, 인공지능, IoT와 같은 첨단기술을 적용한 한국형 스마트 온실 1세대 모델에 이어 올해에는 2세대 기술이 개발될 예정이다. 

특히 밭농업 기계화, 재해예방, 농작업 안전 등 현장의 애로와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4차산업혁명 기술 등 다수의 첨단기술에 공학영역이 많은 만큼 선제적으로 도입해 농산업의 성장동력 기반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농업과 함께 농촌과 농업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스마트 농촌’에 대한 연구와 농업인의 안전과 건강, 복지 등에 대한 연구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고객중심, 현장중심, 정책중심의 농업공학 R&D를 추진해 기술의 최종 소비자인 농업인의 니즈에 맞도록 현장 맞춤형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

■ 내년부터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PLS)가 모든 농산물에 확대 적용된다. 농과원의 소임과 역할은 무엇인가.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되는 PLS 제도에 따라 농업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면적 재배 작물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소면적 재배 작물에서 농약직권등록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농약직권시험의 대폭 확대로 사업관리 및 결과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

농과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PLS 조기 정착을 위해 농약직권등록시험 지원 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직권등록시험사업의 설계검토 단계에서는 방제효과, 잔류특성을 고려한 약제·약량, 시험시기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그룹 시험 추진 등으로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진도관리 단계에서는 약효·약해, 잔류 등 분야별·수행기관별 주기적 현장점검 및 관리 강화 등 등록시험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병해충 발생 상황에 따른 농약 살포시기에 현장지도 시험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시험사업 지원을 위해 수행기관을 대상으로 시험·평가 방법에 대한 교육·컨설팅을 확대, 소면적 재배작물 주요 병해충에 대한 방제 매뉴얼 개발·보급 및 등록 농약이 부족한 작물에 대해서는 유기농자재 등 대체 방제기술을 우선적으로 보급해 적용할 방침이다.

■ 미래 첨단농업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 농과원이 수행하고 있는 생명공학연구에 대해 설명해 달라.
농과원은 이미 배·양파·들깨·버섯·국화 등 주요 농작물 9품목과 식품발효균 등 6종의 미생물의 게놈정보(생명체 설계도)를 해독했으며 오는 2021년까지 23종의 게놈정보를 추가 해독할 계획이다.

농과원은 또 농업생물자원으로부터 다양한 기능성 유전자를 발굴했는데 특히 이상기상에 따른 가뭄·고온·냉해·병해충에도 잘 자랄 수 있는 농작물 개발을 위한 유전자 발굴·활용기술 개발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농생물자원 주권 강화를 위해 유전자원의 확보·보존 및 실용화를 위한 특성평가 강화, 생명정보 제공의 확대 뿐만 아니라 국내외 협력체계 확대를 구축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달라.
농업이 작물생산 위주에서 품질 위주로, 그리고 이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농산물안전성이 최고의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해 잔류농약, 중금속, 유해화학물질, 식중독균 등 농식품 오염화학·생물적 위해요인을 조기에 검출, 경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원접근과 이익공유에 관한 국제협약인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국내 고유 자원주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농생명 자원법’ 개정에 따른 하위 법령정비, 유전자원 사용과 이익공유에 대한 이해관계자 홍보 등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

수출농업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PLS제도 도입에 따른 농업현장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면적 재배 작물의 안정적인 생산 대책을 시급히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농업과학기술 개발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 적용해 기술 수준을 고도화 하고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농촌과 농업인(스마트한 농촌, 안전하고 건강한 농업인 등), 농촌사회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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