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중도매인 집회를 바라보는 농업인단체의 시각
집중분석-중도매인 집회를 바라보는 농업인단체의 시각
  • 최현식 기자
  • 승인 2018.03.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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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매인 총파업 결의는 ‘집단이기주의’
지난 3월 14일 전국 중도매인 총파업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중도매인단체(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는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익성 확보”를 개최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사항과 취지, 어느 곳에도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 “공익성”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비난과 선동, 집단이기주의가 넘쳐났다. 중도매인 집회가 예고됐을 때부터 우려를 표시했던 농업인단체는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중도매인의 조직이기주의적 요구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이번 집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설자의 끊임없는 성찰을 요구했다.


농촌지도자 “중도매인, 이기주의 ‘그만’상장원칙으로 공정한 가격 나와야”

지난 3월 15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중도매인 총파업결의대회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집회현장을 보면서 한탄스러움을 느꼈다” 면서 “말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생산자가 보기에는 자신들의 단기적 이익만을 위한 조직이기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영도매시장이 마치 사적인 공간처럼 거래되고 있으며, 장외거래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면서 “이를 알고도 모르는 척 눈 감고 있는 것이 개설자”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도매시장은 출하자가 내는 위탁수수료로 운영되는 시장이며, 상장원칙을 가지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가격이 매겨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면서 “중도매인들은 단기적인 잇속만을 찾아 움직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선행해야만 생산자와 동반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이제 공영도매시장 설립의 목적을 되돌아보아야 할 때” 라며 “중도매인들이 새로운 판매시장 개발을 통해 본연의 분산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농식품부와 개설자가 끊임없이 관리하고, 성찰하며 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중도매인 주장은… 혜택은 ‘Yes’, 의무는 ‘No’

이번 집회의 도화선으로 알려진 폭력사건에 대해 중도매인단체는 해당 도매시장법인의 퇴출을 주장했다. 또한 폭력사건 배후조정 여부 등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폭력사건은 앞서 벌어졌던 중도매인 조합장의 도매시장법인 사무실 집기 훼손에 따른 재물손괴와 맞물려 있다.

확인결과 중도매인 조합장의 재물손괴와 폭력사건은 모두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른 목적이 없다면, 차분히 경찰 조사결과를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도매시장법인 임직원들은 중도매인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사과했다. 도매시장법인 대표도 중도매인 조합장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도의적 책임에 대한 재차 사과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어떠한 사과를 바라는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그런 순간에 중도매인단체가 개입하면서 “배후조정설” 등의 생짜를 부리며 논점을 흐리고 논란을 확산시켰다.

결국 중도매인단체는 집회를 개최했다. 도매시장법인을 희생양으로 집단이기주의를 드러냈다. “공영도매시장의 공익성 확보”라는 미명으로 포장된 선동은 △정가거래의 중도매인 직거래 허용 △중도매인간 거래금지 철폐 △비상장품목의 개설자 재량권 부여 △통합정산법인 도입 △시장도매인 즉각 지정 등으로 주장됐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공익성 확보와는 전혀 어울릴 수 없다. 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과 ‘직거래’는 양립할 수 없다. 중도매인은 상장거래의 분산을 독점하는 유통주체이다. 도매시장법인은 출하자로부터 위탁받은 농산물의 상장거래를 주관하며, 오직 중도매인(매매참가인 포함) 에게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산을 독점하는 중도매인이 수집까지 하겠다는 것은 공영도매시장 시스템을 부정하는 발상이다. 공영도매시장의 혜택은 누리며, 의무는 부담하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행태이다.

중도매인 간 거래금지 철폐도 주장됐다. 현행 농안법은 20% 이내의 중도매인간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도매인간 거래는 방치되고 있다. 20% 이내의 중도매인간 거래를 관리·감독하는 개설자가 없기 때문이다. 300명에 달하는 정직원과 자회사 등을 갖추고 있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조차 농안법이 규정하고 있는 중도매인간 거래실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도매인의 자발적인 신고가 없이는 현황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도매인 스스로가 최소한의 규정조차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비상장품목의 개설자 재량권 부여와 시장도매인도 주장됐다. 중도매인단체의 주장대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서라면, 상장거래와 동등한 기준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현재 가락시장의 상장거래 위탁수수료는 4%이다. 그렇다면 비상장거래와 시장도매인 위탁수수료도 4%가 기준이 되어야 하며, 매수거래의 매입가격과 판매가격도 거래 즉시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상장거래에 준하는 업무검사와 공시의무, 출하장려금과 출하선도금 등의 지원책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런 이후에 “생산자를 위한 제도인지?” “기준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정산법인의 신속한 도입도 주장했다. 중도매인이 관여된 정산은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의 미수금 납입에 대한 정산이다. 더욱이 ‘정산법인’ 이라는 형태를 규정한 것은 ‘서울농수산물도매시장정산회사’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매인이 정산법인을 통해 도매시장법인에게  미수금을 납입할 경우 기존에 받는 혜택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이다.

중도매인은 도매시장법인과의 거래에서 담보 이상의 신용거래와 탄력적인 완납일자 조정, 완납장려금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 정산법인을 이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기존방식에 비해 복수법인 거래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우선 거래금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각종 품목조직간 알력과 잔품처리장 사용이 어려워진다. 기존에 없던 정산수수료와 연체이자가 발생된다. 과연 집회에 참여한 중도매인들이 이 같은 물리적·금전적 손실에 대해 모두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서울시공사, 집회 참석률 높이기 위해 경매시간 조정

이번 집회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드러났다. 첫째, 개설자의 분쟁조정 능력이다.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중도매인과 도매시장법인을 불러 각각의 입장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청취하고, 어느 한쪽에게는 일방적인 합의를 종용했다. 오히려 분쟁조정을 위한 자리에서 별건의 문제로 감정을 자극하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분쟁조정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둘째, 경매시간 조정에 따른 출하자 피해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중도매인단체로부터 14일 집회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경매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12일 오전 5개 도매시장법인(서울청과, 중앙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농협공판장) 영업본부장과 경매시간 조정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 때 경매시간 조정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했던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합의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날 회의는 소집 공문도 없었고, 합의내용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13일 오전에 열린 대표자회의 석상에서 경매시간 조정에 대한 내용을 구두로 전달하고, 같은 날 오후에 공문으로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14일 오전 경매시간은 13일 오후에야 공문으로 일방 통보했다는 점이다. 통상 과일류 2차 경매로 구분되는 사과, 배, 유자, 떫은감, 수박, 수입과일(오렌지)의 경매시간은 ‘08:30’ 이다. 이를 전날 오후에야 ‘06:00’로 바꾼 것이다.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들은 “13일 오후에야 공문이 내려와 급하게 출하자들에게 바뀐 경매시간을 통보했다”면서 “워낙 급하게 통보했기 때문에 혼란이 벌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중도매인 집회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경매시간을 조정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이에 따른 출하자 피해 여부에 대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각 도매시장법인에 확인 전화를 돌린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개설자가 경매시간을 무리하게 조정하면서 까지 공영도매시장을 부정하는 내용의 중도매인 집회 참석률을 높이려 했다는 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집회에서 주장된 일부 내용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정황이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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