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작목 ‘파프리카’, 재도약 이끌터”

‘파프리카’는 해외로 수출되는 대표적인 우리 농산물이지만 수출국 다변화를 꽤하지 못한 탓에 수출물량의 90% 이상이 일본에 집중돼 있다. 연간 수출액은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수출 효자 종목으로 위상이 높았던 파프리카가 요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연간 수출액이 1,500억원에 근접할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1,000억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위기에 놓인 파프리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가파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박중묵 회장. 지난 1998년 고향인 경남 마산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파프리카 농사를 억척스럽게 고집하는 농사꾼이다. 현재는 마산과 통영에 각각 3천평 규모의 파프리카 농장 2곳을 운영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귀농 당시에는 다양한 작물 재배를 시도하다가 주위의 권유로 파프리카 재배를 뛰어들었다. 벌써 17년이 넘었다. 파프리카 재배를 시작하면서부터 국내 유통보다는 수출을 고집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파프리카 수출 규격에 맞는 제품을 키워 내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면서 “남들과 같은 농사일을 했다면 귀농생활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지만 차별화를 꽤하고 힘든 농사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현재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실 박 회장은 6천평의 규모의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남부러울 것이 없지만 나만 잘살겠다는 생각보다는 전체 종사자들이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난 2016년부터 자조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바쁜 농사일에도 하루해가 늘 짧지만 수출업체들간 과열경쟁, 덤핑, 품질 불량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파프리카 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에 숨가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요즘은 파프리카 후발 주자인 강원도를 주 1회씩 방문하고 있다. 뒤늦게 참여한 탓에 판로 개척이 용이하지 않아 자칫 덤핑으로 물량이 유통될 수 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강원도 파프리카 생산 농가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들의 어려움을 몸소 해결해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사실 경남 마산에서 강원도까지 왕복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하루를 꼬박 허비할 수밖에 없지만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지난해부터는 전체 파프리카 농가들이 자조회에 가입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었다. 가입 조건을 크게 완화해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전체 농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잘 살자는 의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파프리카 수출 물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수출길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도 나섰다. 다양해진 수출채널을 일원화해 품질 및 가격 등을 현실에 맞게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파프리카 출하 시기가 겹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코자 지역별로 출하시기를 협의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파프리카산업의 성패는 가공산업이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다. 파프리카가 메인 재료가 아닌 서브 재료이기 때문에 급속한 소비확산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나마 파프리카를 주재료로 와인, 쿠키, 김치 등 다양한 가공제품이 선을 보이고 있어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박 회장은 “모든 농사가 그렇겠지만 파프리카 농사는 단계별로 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력 확보는 물론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면서 “파프리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인력 운영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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