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유전자원센터, 종자강국 실현 ‘중심축’

  나고야 의정서 대응…유전자원 다양한 활용 기대

  농진청, 수요자 중심 유용 유전자원 선발·제공



▲ 농업유전자지원센터 중기저장고
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생물자원의 이용에 따라 발생되는 이익의 공정한 공유 움직임이 활발하다. 나고야 의정서에 참여한 국가들은 생물자원 이용 시 그 자원을 제공하는 나라에 사용하기 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를 이용함에 따라 발생된 금전적, 비금전적 이익을 상호합의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이다.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의 약칭이이며,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국제연합기구(UN)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 총회에서 2010년에 채택되고 2014년에 발효됐다.

현재까지 서명국은 92개국, 비준국은 78개국이고 우리나라는 2011년 9월에 서명했다. 이에 참여한 나라들은 생물자원 이용 시 그 자원을 제공하는 나라에 사용하기 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를 이용함에 따라 발생된 금전적, 비금전적 이익을 상호합의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


나고야의정서 국내 이행을 위해 우리나라는 ‘유전자원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을 지난 1월 17일에 제정해 공포했고 17일부터 시행했다. 우리나라의 농업유전자원은 ‘농수산생명자원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실물의 관리는 농촌진흥청이 수행하고 있다.

농진청은 1974년부터 종자관리법을 두고 보존자원의 관리와 국내외 자원의 확보에 집중했고, 2008년에는 관련 법률을 제정해 생명자원을 국가재산으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국가 관리체계 기반을 구축했다.

생명자원에 대한 주권 강화를 위해 2007년부터는 유출됐던 한반도 재래종 유전자원을 미국과 일본, 러시아, 독일 등으로부터 반환받았다. 국외자원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해 국제적인 농업연구소와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들 자원의 안전보존을 강화하는 중복보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생물자원의 이용이 기본적인 식재료로 이용됐다면 앞으로 생물자원은 고급식재료나, 약용, 소재, 다른 소재와의 합성물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고부가가치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 협약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국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행정적 틀과 이들 자원에 대한 세밀하고 진전된 평가가 강화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원산인 자원에 대한 준비는 물론이고, 종(種)이 갖고 있는 유전적 다양성을 포함할 수 있는 자원집단의 확보,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 반응성, 병충해 저항성, 건강기능성, 유전적 구조와 기능 등에 대한 연구가 미래의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이것이 농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가 존재하는 이유다.

농진청은 농업유전자원센터(식물종자), 소속기관 13개 기관 시험포(식물영양체), 농업미생물과(미생물), 잠사양봉소재과·곤충산업과(뽕나무·누에·곤충), 국립축산과학원(동물), 축산원 가축유전자원센터(생식세포)로 관련 업무를 분담해 농업유전자원의 효율적 관리·보전 체계를 구축했다.

농진청은 보유한 유전자원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한국을 유전자원 보유 강국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농업유전자원센터에는 1,777종 16만5,303점의 유전자원이 보존돼 있다. 이는 미국 53만점, 중국 39만점, 인도 34만점, 러시아 32만점, 일본 24만3,000점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다.  지난 2015년 현재 세계 종자 시장 규모는 4억68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국내 종자 시장은 세계 종자 시장의 1%인 4억3,000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쟁력 있는 품종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또 농진청이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 대부분이 식량작물이어서 종자 산업이나 나고야의정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농진청은 유전자원의 관리·보존을 위해 △내구연한 최소 100년(리히터7 내진설계) △온도 습도차단을 위한 내벽·단열재·외벽 3중 구조 △안정적 전기공급을 위한 지상·지중·발전기 3중 시스템 등을 적용한 헤드쿼터 ‘농업유전자원센터’를 전주와 수원에 설치, 운영 중이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자원탐색·수집, 자원증식·평가, 자원보존, 자원분양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실제로 농업유전자원을 대학·종묘회사 등에 분양해 농업을 성장시키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대학·종묘회사 등에 2만827자원이 분양됐다.

이와 함께 농업생명자원을 이용한 지식재산권 창출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학·산업체·지자체 등에서 농진청이 관리하고 있는 식물·미생물곤충 유전자원을 활용해 새 품종 육성, 논문 게재, 특허 출원 등 총 375건의 성과를 창출했다.  

또한 지난해 육성한 새품종은 벼 23품종, 장미 10품종, 콩 6품종 등 40작물 107품종이며,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들 작물의 생산액은 벼(미곡) 7조6,972억원, 화훼류 6,298억원, 콩 3,784억원으로 나타났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세계 6위의 종자보유센터로 노르웨이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과 협약을 통해 아시아 지역 ‘유전자원중복보존소‘로 지정 돼 있다.

농업유전자원은 식량과 의약품 및 생명공학 산업의 기초재료로 그 무한한 고부가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이러한 농업생명자원에 대해 지식재산권과 이익의 분배를 놓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자원보유국, 자원도입국 등 이해당사자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농진청은 국가 농업생명자원의 효과적인 보존과 관리, 활용을 도모코자 농업생명자원서비스 종합포털(http://genebank.rda.go.kr)을 지난 2월 개발했다. 그간 각 분야별(식물, 미생물, 곤충)로 독립됐던 서비스 구조를 통합해 농업생명자원서비스 종합포털을 구축한 것.

이에 따라 농진청과 지방기관, 대학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가 전체의 식물, 미생물, 곤충 농업생명자원을 종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해 자원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앞으로 기능성 품종 육성, 생명공학연구, 신물질 개발 등 유전자원의 잠재가치를 활용하기 위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지속적인 산·학·연 협업 강화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유용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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