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완주군 이형순씨

우리나라는 65세이상 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농산촌 역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중인데 이미 60대가 청년으로 불린지 오래됐고. 인구감 소 현상도 진행중이다.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이형순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농산촌을 지키고 있고, 70대인 나이에도 농사를 짓고 있다.

요즘 그녀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란다. 새벽에는 표고버섯을 따고, 감도 따서 저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버섯은 지역의 로컬매장이나 직거래로 판매하고, 감은 저장을 시켜놨다가 곶감으로 말린다. 그리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높은 담도 거침없이 오르고 내린다.

“오늘도 새벽부터 버섯따고, 저장해 놓은 감 걸어놓을 준비하고 있는데 감 값이 내려서 걱정이네요. 또 곶감은 날씨가 도와줘야 하는데 올해 날씨가 짓궂어서 그것도 살짝 걱정이네요.”

원목에서 재배하는 그녀의 표고버섯 품종은 산조702로 산림조합의 산림버섯연구센터가 개발해 농산촌에 보급하고 있다. 특히 산조702는 버섯의 발생이 빠르고, 발생온도 범위가 넓어 봄부터 늦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나무는 자신의 산에 있는 참나무를 쓴다.

또 감은 대봉시와 고종시 품종을 수확하는데 같은 고종시의 경우 고종황제에게 진상한 후로 붙여진 이름으로, 씨가 없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완주군 동상면이 감으로 유명해요. 처음에 시집와서 농사지을때는 11월 중순이나 말 정도 되면 건조한 바람도 적당히 불고, 감을 깎아서 널면 곶감이 됐는데 한 10년 전부터 겨울에도 온도가 높고 습해서 곶감이 안되고 썩는 경우도 생기고 있어요. 농사는 날씨가 도와줘야 하는데 올해도 걱정이네요.”

그녀는 곶감을 말릴 때 인공 건조나 유황 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 건조를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많이 생산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질 좋은 곶감을 생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녀는 나이가 들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망설이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흔히 하는 생각일수도 있어요. 정말 70살이 되면 호호할머니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또 한편으로는 봄에 새싹을 보면서 내년에는 이것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 그녀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기가 존재하지만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정상에 오른 산도 내려와야 하듯이 이제는 한발짝 물러나서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돌아보면 나쁜 인생을 산 건 아닌 것 같아요.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남편하고 열심히 농사지어서 4남매 잘 키워냈고, 제가 좋아하는 시골에서 제 인생의 3분의2를 보냈잖아요.”

스스로를 지는 해로 표현하는 그녀는 건강이 허락되는 이상 계속 감도 깎고, 버섯도 키울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나이와 상관없이 큰 꿈을 꿀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나이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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