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한 마리까지 찾아낸다”


▲ 학교 급식 영양사를 대상으로 대장균 검출기를 소개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업기초과학 연구와 현장적용 실용기술 연구·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농업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농업분야 기초연구를 비롯해 비용절감과 현장적용 효율성 제고 등의 다양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빠르고 간편한 대장균(군) 검출기 개발’, ‘첨단 공간정보기술 활용 세계 최초 농장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 체계 구축’ 등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농과원이 올해 R&D 우수성과로 추천한 분야별 연구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최근 5년간 원인이 밝혀진 국내 식중독사고 824건 중 병원성 대장균 등 세균에 의한 사고는 543건으로 65.9%를 차지했다. 식중독 발생으로 인해 매년 2조 8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한 신선농산물이 주재료인 식품에서 지속적으로 식중독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의 경우 학교 급식을 통한 식중독 사고의 73%가 병원성 대장균이며 심지어 원인식품 중 김치가 포함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채소와 과일에 대해 대장균과 살모넬라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 농산물에서 대장균을 비롯한 식중독 세균의 관리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제적으로도 대장균의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지만 대처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영세한 급식소, 농산물 생산 현장에서 식중독세균 검사시설(배양기, UV장치, 고압멸균기, 무균실 등)을 보유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장균의 위험성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현실에서 대장균을 신속하고 간편하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검출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돼 이목을 집중 시켰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룡)은 현장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위생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대장균군·대장균 간편 검출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농식품을 생산하거나 가공하는 현장에서는 위생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위생지표세균인 대장균과 대장균군을 검사하고 있다. 대장균은 살균이나 가열공정이 없으나 위생관리가 필요한 신선식품의 위생지표세균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표준검사법은 농식품이나 작업도구에서 대장균과 대장균군을 분리하고, 확인하는데 3〜4일 정도가 걸리고, 배양기·멸균기 등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농진청 유해생물팀 김세리 연구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약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휴대용 검출기를 개발했다. 시료에 발색시약을 넣고 검출기에서 12〜18시간 배양하면 색깔변화로 대장균군과 대장균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시료에 대장균군이 있을 경우, 노란색으로 보이며 대장균이 있는 경우 365nm 자외선 버튼을 누르면 노란색과 동시에 형광을 띄어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법은 배지에서 대장균을 증식시키면서 발색반응을 보는 방법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높아 대장균 1마리도 검출할 수 있다.

특히 개발한 휴대용 검출기는 가로 35㎝, 세로 20㎝ 정도로 크지 않고, 가격도 기존 장비보다 6〜7배 이상 저렴해 현장에서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장비 비용은 기존 장비가 최소 380만원에 달했으나 50만원으로 대폭 절감시켰고 이 기술이 농식품 산업현장 및 급식소에 보급시 2,000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이 장비를 새싹채소 재배농가, 식품가공업체, 구내식당, 학교급식소 등 대량 급식소에 적용한 결과, ‘저렴하고 손쉽게 위생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빨리 구매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농진청은 지난 1월 개발한 대장균(군) 검출기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마쳤으며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한 후 농산물 수출전문단지, 전국 GAP시설, 학교급식소, 군대, 외식업체 등에 보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장균 검사는 전세계적으로 농식품 위생상태 진단에 활용이 가능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기술보다 조작이 간단한 대장균 분석법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아 해외시장 진출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김세리 박사는 “신선농산물에 의한 식중독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농약중심의 안전관리에서 식중독균 같은 생물학적 안전관리 중심으로 전환, 즉 대장균 검사 적용범위를 식품현장에서 농업협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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