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품종 단감…수입산과 ‘한판승부’

감은 동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이 주요 생산국이며 현재에는 스페인, 브리질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감은 영양 가치가 매우 높은 과일 중의 하나로 다른 과일에 비해서 수분은 적은 편이며, 당분은 약 14%로 주로 포도당과 과당이다. 비타민 C 함량은 100g 당 20~28mg으로 사과에 비해 4~5배 정도 높으며, 무기질과 비타민 A 및 비타민 B 등이 풍부한 알칼리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감을 식용이나 민간약으로 이용했는데 재래종 감들은 대부분 떫은 감으로 우려먹거나 건조해 곶감으로 이용했다.

감은 완전단감, 불완전단감, 불완전떫은감, 완전떫은감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이중 생과로 먹기에 가장 좋은 것은 완전단감이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완전단감 품종 대부분은 1960년대에 일본에서 도입된 ‘부유’와 ‘차랑’이다. 이들 두 품종이 전체 단감 재배면적의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11월 상순에 수확되는 ‘부유’ 품종이 82%로 편중재배 됨에 따라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하락이나 가을철 서리 등의 기상재해에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추석은 단감 소비가 많은 시기이지만 이때 출하가 가능한 ‘서촌조생’ 품종은 불완전단감으로 과실 품질이 다소 떨어져 추석 무렵에 단감은 다른 과일에 비해 인기가 낮고, 추석 이후에도 소비가 확대되지 않는 등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글 싣는 순서

    Ⅰ.  고구마
    Ⅱ.  옥수수
    Ⅲ.  단  감



수입품종에 의존했던 단감산업

촌진흥청은 단감 품종이 수입산에 의존하는 현상을 해결키 위해 ‘부유’에 집중된 재배품종을 다양화해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즐길 수 있는 식미가 우수한 완전단감 품종과 추석에 소비되는 불완전단감 ‘서촌조생’을 대체할 우수한 조생 완전단감 품종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간 농진청은 사과, 배, 감귤, 포도, 복숭아 등 5대 과종에 대해 집중적으로 품종을 육성해 보급해 왔다. 반면 감은 지난 1997년 교배육종을 시작했지만 흐지부지됐다가 2007년 배연구소에 감연구실이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품종육성, 재배연구가 추진될 수 있었다.
이후 2008년 최초 완전단감 ‘로망’을 시작으로 완전단감 7품종, 불완전단감 2품종, 수분수용 떫은감 2품종 등 총 11품종을 육성했고 2004년부터 완전단감을 중심으로 보급이 활기를 띄고 있다.

그러나 품종 개발과 함께 보급면적이 쉽사리 늘어나지 않는 것을 두고 현장에서 농업인들로부터 국산 단감 품종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과수 품종 교체가 녹록치 않은 다양한 원인 때문이다. 우선 갱신 주기가 도래한 과원 위주로 새로운 품종을 심기 때문에 급속 확산이 어렵고, 품종 갱신 시 최소 3년 이상 소득이 없어 농업인들이 섣불리 품종 갱신에 나서지 않는다.

또 과수 품종은 개발 후 다양한 지역과 재배 환경에서 재배가 되고 심은 후 2년〜3년이 지난 후 과일 특성을 볼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증된 품종을 원하는 농업인들의 특성상 품종 확대는 이래저래 시간이 묘약인 셈이다.

단감산업 살릴 국산 품종 개발 ‘활기’

농진청은 수입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 기후조건에 맞고 맛과 품질이 우수한 5개 국산 신품종을 선발해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고 있다.

▲ 감풍
진청은 지난 2012년 9월 말에 수확하는 ‘조완’을 중심으로 10월 초에 수확하는 ‘원추’, 10월 중순에 수확하는 ‘로망’과 ‘연수’ 10월 말에 수확하는 ‘감풍’ 품종을 줄이어 개발했다. 이들 품종은 수확시기가 모두 달라 홍수출하를 예방하고 노동력 분산 효과가 크며 맛과 품질도 일본 품종보다 훨씬 우수하다.

특히 가장 빠른 9월 말에 수확하는 ‘조완’ 품종은 당도가 일본 품종보다 3°Bx 높은 16°Bx 이상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식미가 우수한 특징이 있다. 10월 초에 익는 ‘원추’ 품종은 과실이 크고 식미가 우수해 ‘조완’ 이후 소비될 수 있는 품종으로 생리장해 발생이 적어 재배가 쉬운 장점이 있다.

▲ 원미
2008년 국내 완전단감 품종 1호로 육성된 ‘로망’은 180g 크기의 중과형 단감으로 당도가 18.6。Bx 높아 식미가 우수하며, 저장성이 좋아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수’도 당도가 17°Bx로 껍질이 매우 얇고 부드러워서 껍질째 먹을 수 있다.

10월 말에 익는 ‘감풍’은 과실크기가 400g 이상으로 기존 품종보다 2배나 크고 당도도 15°Bx로 재배가 쉬워 ‘부유’품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5개 품종이 농가에 본격 보급되면 현재 제로상태에 머물고 있는 단감 국산 보급률은 2020년에 10% 달성이 가능하고 2025년까지 국산 품종 보급률이 30%를 넘을 전망이다.

해외시장서 인정받는 국산 단감  

농진청의 단감 국산품종 개발과 보급이 활기를 띄면서 단감 수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998년도부터 시작된 단감수출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수출 물량이 4,000톤 내외로 정체 상태에 있다가 국산 단감 품종이 보급되면서 2008년 7,400톤을 수출해 2007년 대비 수출량이 무려 157%나 급증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동남아시아에 수출시장이 집중되고 품종의 한계로 품질이 저하된 탓에 또다시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농진청은 당도가 높은 과실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 단감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다양한 수확기를 가진 품종을 재배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품종 보급사업을 통해 순천, 장성, 창원 등 3개 지역에서 약 30ha의 재배단지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캐나다, 미국, EU 등으로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창원시는 ㈜경남무역을 통해 최근 캐나다로 18톤의 단감을 수출했다. 창원시의 올해 단감 수출 계획은 1,000톤이다.

이밖에 함양단감은 싱가포르, 대만, 홍콩에 300톤을, 고창단감은 캄보디아에 10톤을, 사천단감은 동남아시아로 1,400톤을 수출하는 등 지자체별로 수출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여기다 국산 신품종 단감이 본격 생산되는 2~3년후에는 단감수출이 더욱 생동감이 넘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감품종 국산화 성큼

농진청은 과육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씨가 없는 품종의 개발 등 기존 품종들과 맛과 건강 기능성에서 차별화된 품종을 개발해 내수 및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비의 다양화를 위한 가공용 품종과 가공품 개발 및 농가실정에 맞는 맞춤형 생산기술의 보급을 통해 단감 산업이 경쟁력을 갖춰 시장개방 환경에서도 산업이 안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에 육성된 신품종에 대해서는 재배법을 조기에 확립해 생산농가에서 품종 고유의 특성이 안정적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에게 맛좋은 단감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개발 품종의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품종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년생 작물의 특성상 농가에서 새로운 품종을 갱신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국산 단감 신품종이 줄이어 개발되고 농가들도 이제 ‘부유’ 품종으로는 어렵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어 국산 신품종으로 갱신하고자 하는 농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산 신품종 단감 개발과 농업인들의 호응이 맞아 떨어지면서 재배면적은 급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과거 100% 일본 품종에만 의존하던 단감이 국산화의 길을 걷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감 품종의 국산화가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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