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두경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우리는 매일매일 주위 사람들과 함께 밥과 디저트를 먹고 차 또는 물을 마신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진다. 차는 소통의 행위 속에서 서로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좋은 도구이며, 관계증진의 촉진제 역할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떡차는 찻잎을 찧어서 떡처럼 만든 차로,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시켜 만든 후발효차이다. 떡차의 모양은 동전 모양의 돈차, 둥근 달 모양의 단차, 인절미 모양의 떡차 등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떡차는 삼국시대부터 마시기 시작했으며 우리 민족이 수천 년간 즐겨 마시던 고유발효차이다.

떡차의 일종인 청태전(靑苔錢)은 전남 장흥의 돈차로 발효과정에서 파란색의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하고 동전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까지 청태전의 제다법은 전남 장흥에서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제다법의 계승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 등을 접목하고 활용하여 더 나은 후발효차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떡차는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 찻잎을 1심 2엽 또는 1심 3엽 상태로 채취한 후 1일 정도 실내에서 말린다. 말린 잎에서 딱딱한 줄기와 이물질을 제거한 후 찻잎을 가마솥 등에서 수증기로 찌고, 절구 등을 이용하여 분쇄 또는 파쇄 시킨다. 분쇄한 다음 모양에 맞게 성형을 하고 2일 또는 3일 정도 실내(발효조)에서 예건한 후 떡차 가운데 구멍을 뚫어 짚 등으로 꿰어 보관하거나, 그늘에서 건조하여 항아리 등에 6개월 이상 보관하면 된다.

떡차는 보리차처럼 끓여 마시면 맛이 부드럽고 찻물색은 밝은 갈색이며 향이 좋다. 보리차를 끓여먹는 것처럼 쉽고 편하게 음용이 가능하므로 가정과 식당 또는 단체 급식 등에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차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미생물에 의한 2차 대사산물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한국차연구실에서 떡차의 발효미생물을 분류하여 동정한 결과 중국의 후발효차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특성과 대사산물의 효능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고자 한다.

떡차에는 녹차, 홍차 및 보이차와 같이 테아닌, 아미노산 및 카테킨 등 비타민뿐만 아니라 마시기 편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전통의 차 산업과 문화의 발전 계승을 위하여 한국 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1,200년 전부터 이어지는 차의 문화, 재배, 차나무의 품종개량 및 떡차와 같은 전통적인 제다법을 계승하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차는 산업과 문화와 융합한 융ㆍ복합 산업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6차 산업이다. 차 생산 농업인, 차 관련 공예품을 창작하는 예술가, 유통 및 판매업, 서비스업, 취미 및 여가산업, 관광산업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차와 관련한 산업 및 문화의 발전은 우리에게 에너지와 즐거움을 준다. 차를 가까이하고, 차를 즐기는 생활은 마음과 정신 및 육체적 건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농업인의 소득향상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설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茶禮)는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이다. 오래전 차례상에는 차를 올렸다고 한다. 또한, 신라 경덕왕 때 충담스님이 경주 삼화령 미륵세존께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국가 경제가 피폐해지자 영조가 왕명으로 차례에 차가 빠지고 술을 올리게 지시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또 주말에는 차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가족 및 친지들과 소통을 하면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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