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식(混食)과 분식(粉食)이라고 하면 중장년층들에게는 우리나라의 격동기와 관련 있다고 기억되는 단어들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들이 기억하는 혼식은 근대화 시대에 이르러 탄생했는데, 혼분식 운동은 70년대에 가장 강력 하게 추진되다가 식량자급을 달성하고도 한참 지난 1980년대 초가 되어서야 폐지되었다.

혼분식 장려운동은 아직도 중장년층에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로 강렬한 자취를 남겼고, 2000년대 이후 웰빙 트렌드로 밥에 잡곡을 섞어 먹는 혼식 또한 건강을 위한 좋은 식습관으로 밝혀지면서 이와 관련된 토종 잡곡도 재조명되고 있다.

민족의 애환이 깃든 쌀이지만 세월의 흐름에는 당할 수가 없어 최근에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쌀 산업계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가공의 첫 걸음은 쌀가루로 밀에 비해 가공제품으로 불리한 조건이 있다면 오래 전부터 곡물 형태로 소비된 작물이라는 점이라는 것이다.

쌀가루 시장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시장은 특수식품류 시장으로 특히 이유식 시장이다. 외국에서는 과일, 채소류를 갈아 만든 제품이 많고 아시아 지역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가 적은 쌀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쌀가공품 시장 중에서 대체할 경우 가장 큰 시장이 생성되는 것은 역시 기존의 요식업 시장으로 제빵, 쌀국수, 프리믹스 등이 있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디저트시장, 제과시장과 항상 고정수요가 있는 주류시장 등도 기대되는 시장이다.

쌀가루 산업은 아직까지 용도나 가격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으며, 시장에서 인지도나 위치가 애매한 것이 약점으로 전략적인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또한 쌀가루 산업의 밸류체인을 분석하고 각계의 역할 분담까지 포함한 전략설정으로 쌀가루 산업육성을 위한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 혼식과 분식의 추억

혼식(混食)과 분식(粉食)은 중장년층 이상에게 추억의 단어다.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쌀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원치 않았지만 할 수없이 혼식(混食)을 강요당했다. 특히 1962년 기록적인 대흉작으로 인해 쌀 가격이 400%나 급등한 5,000원에 거래되는 사건이 혼분식 운동이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혼분식 운동은 1970년대에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다가 식량자급을 달성하고도 한참 지난 1980년대 초가 되어서야 폐지됐는데 수, 토요일은 무미일(無米日)로 정해 학교나 관공서 식당, 민간 식당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분식만 제공토록 규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보릿고개라는 엄청난 난관을 헤쳐 나와 모두 식량자급에 일조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성과로 남아있고, 에베레스트보다 높다던 보릿고개를 넘는 범국민 운동을 성사시켰다.

■ 식생활의 변화로 가치 높아져

2000년대에 들어서는 밥에 잡곡을 섞어 먹는 혼식이 건강을 위한 좋은 식습관으로 밝혀지면서 이와 관련된 토종 잡곡도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쌀은 우리 민족에게는 끼니를 넘어선 어떤 의미를 가져 가장 소중하고, 때로는 신성하며, 부의 척도일 뿐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쌀 뿐 아니라 떡, 한과(漢菓) 등 기존의 쌀 가공시장도 점차 좁아지면서 새로운 돌파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쌀 가공의 첫 걸음은 미분, 즉 쌀가루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인데 원료인 쌀의 특징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이아미’와 같이 노약자나 어린이를 위해 개발된 벼의 경우는 일반 벼보다도 아미노산이 30% 이상 많다. 최근 개발된 도담쌀 같은 경우는 일반 쌀의 저항성 전분 함량이 1% 미만인데 반해 약 10%로 높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 쌀 가공시장 활성화 위한 콘텐츠 필요

쌀가공품 시장 중에서 대체할 경우 가장 큰 시장이 생성되는 것은 역시 기존의 요식업 시장이다. 제빵에서는 밀가루만이 갖는 특유의 쫄깃함 등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우나 새로운 틈새시장의 개척은 가능하다. 또 백제농산 등에서 개발한 제품은 기존의 베트남, 타이 쌀국수와 달리 우리의 잔치국수를 재현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디저트시장, 제과시장과 항상 고정수요가 있는 주류시장 등이 기대되고 있다.

쌀가루 산업은 아직까지 용도나 가격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으며 시장에서 인지도나 위치가 애매한 것이 약점이다. 홍보 면에서는 활용한 개인의 경험과 체험을 강조한 콘텐츠가 SNS를 통해 간접홍보 되도록 하는 입소문 전략이 적합하다. 특히 한정품, 소량 핸드메이드 제품을 유명장인, 셰프와 함께 만들어 이를 SNS 등을 통해 자랑하도록 하며, 기획 단계부터 세계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도 쌀가루의 밸류체인 분석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면서 부가가치가 큰 분야를 찾고 병목현상은 제거할 수 있는 경영분석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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