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정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대중매체에서 한 번쯤은 접했을만한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이 핵심어로 등장한다.

최첨단 기술이 집합되어 있을 것 같은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을 만들고,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컴퓨터, 기계공학, 정보처리 기술만이 핵심 연구 분야인가 궁금증이 생긴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먹거리 생활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돼 있다.

전 세계는 다가올 생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정책, 연구, 경제, 사회 이슈 등에 대응하며 빅 데이터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농업 분야 역시 컴퓨팅 파워, 다양한 기술 접목에 있어 발생되는 비용은 점점 줄고, 생산 가능한 자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디지털 농업(Digital Agriculture)’시대를 맞이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생육, 기상, 농기자재 정보, 토양, 건강, 환경측정 정보 등 유·무형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디지털화돼 저장되고, 예측된다. 모든 정보는 자산이 되고, 새로운 경제 개념의 통화 수단이 되어 화폐와 같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사회계층에서 활용돼 다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데이터를 수집, 모니터링, 처리를 하는 장비, 소프트웨어 및 분석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포함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 분야에서는 이러한 정보들을 가축에서 개체별로 저장이 가능해 육종, 사양, 환경 개선, 복지, 행동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나의 생활 패턴, 선호하는 음식, 체질 정보가 결합된 유전자 분석기술로 개인 맞춤의료 시장이 가시화 되는 것처럼, 가축에서도 사양, 환경, 질병, 유전 정보들이 결합되어 맞춤형 개체 관리가 가능해진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함께하는 미래형 정밀축산이 눈앞에 온 것이다.

2016년 호주의 축산공사(MLA, Meat&Livestock Australia)는 연간 8백만 마리의 도축되는 소에 대한 일생에 대한 자료를 디지털화하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한 예로, 소의 개체식별을 라디오 주파수를 활용한 전자태그로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양의 질병 저항성을 예측할 수 있는 적절한 외형정보 탐색, 연어에서 아메바 아가미 질병이 나타나는 표현형과 관련 있는 유전 정보 탐색 연구, 유전체정보를 통합해 앙상블 학습 기반의 유전체 육종가 추정 연구들을 진행한다. 미국 BigML이란 회사는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의 행동 연구를 사업 모델로 제안했다.

4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는 경계가 없으며, 실물과 정보가 통합·확장된 새로운 형태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해야 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이러한 연구들이 밝은 미래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농가에서 생산된 비공공데이터가 악용될 수 있고, 타 분야와 더 많은 협업과 공유가 필요할 수 있다.

 미국 농업연구청(USDA)은 농업분야의 빅데이터 활용, 공개범위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국내 여건에 맞는 축산, 크게는 농업 빅 데이터 활용 방안 역시 함께 필요할 것이다. 

지난 10년 간 글로벌 10대 기업에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ICT 기업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면 빅 데이터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임은 틀림없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빅 데이터를 활용한 지능정보기술이 축산 산업에도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