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답답한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향하는 귀농·귀촌 인구가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천여 가구에 불과했던 귀농·귀촌 가구는 2015년 약 33만 가구로 급증했다. 이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44.2%에 달한다. 신개념 농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청년 농업인까지 등장하면서 농업과 농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해 정부에서도 정착금이나 창업지원금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들의 귀농·귀촌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청년 농업인들에게 농촌에서의 생활은 낯설고 힘겨웠던 것 같다. 귀농인구 중 일부는 시골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농촌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역 귀농·귀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역 귀농·귀촌을 결심한 이유로 약 40%정도가 소득부족이라고 답했다. 농촌에 정착한 초보 청년 농업인들은 영농기반이 부족하다보니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소한의 생활자금과 작물 재배에 드는 비용, 소득 등을 정확하게 산출하지 못한 탓에 수지 맞추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실례로 2011년 귀농하여 벼농사를 시작한 구 모씨(26세)는 토지 임대료, 비료비, 농기계 임대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일 년 동안 고작 100여 만 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런 수입으로는 저축은커녕 대출금 상환도 어려워지자 결국 만 3년을 못 버티고 다시 서울로 이사했다.

농업분야에서도 농업 경영인이 과학영농을 실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회계 관리가 필요하다. 정확한 기록을 바탕으로 수입과 지출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경영분석과 진단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날그날 일어나는 일들(거래)을 기록하고(부기), 기록된 자료(재무제표)를 토대로 현재의 경영 상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농업회계는 기업회계와 달리 살아있는 생물자산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회계기록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농업현장, 대학, 농업교육기관에서 각기 다른 처리방식과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표준화된 농업회계를 접하기도 힘들다. 이런 이유로 농업 경영인이 농업회계를 보다 손쉽게 사용하려면 올바른 회계기법을 배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체 개발한 농업회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 농업기술원을 중심으로 권역별 순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교육 기간 동안 농업회계의 이론과 프로그램 실습을 동시에 교육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여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육에 참가한 농업인들 대다수는 교육 수료 후 회계기록의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만족해했다. 자신이 재배하는 품목에 맞는 계정과목만 습득하여 기록하면 나머지 과정은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이를 점차 확대해 농업회계의 수준별 교육 및 보수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농업경영 역시 기업경영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인 목표는 소득의 극대화이다. 농업 경영인이 자신의 경영 상태를 수치로 파악하고 이를 재무 및 경영면에서 분석할 수 있어야 높은 소득도 올릴 수 있다.

우리의 농업·농촌은 끊임없이 다가오는 수입 농식품이나 고령화 등 경영위험에 직면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농가에서는 경영진단과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는 농업회계 기록을 잘 활용해 농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앞서 소개한 구 모씨가 조금만 일찍 농업회계를 알았더라면 지금쯤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며 성공적인 귀농인의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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