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트라우마’

높은 영업이익률은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트라우마다. 출하자의 수취가격에 비례하는 수수료 사업자인 도매시장법인은 높은 경락가격을 희망하는 출하자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것이 공영도매시장 상장거래의 특징이다.

그럼에도 타 분야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았다. 이전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이 지적되어 왔지만, 본격적인 공식화는 이 때부터이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과정에서 휘몰아친 시장도매인 도입 논란에서도 영업이익률은 공격의 대상이 됐다. 일부에서는 “돈도 많이 버는 도매시장법인이 무조건 양보해라”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러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일정 부분 의도적으로 오해를 유도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는 시장도매인 도입 논란 과정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대변한 일부 전문가 행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8월 20일 ‘시장도매인제 10년의 성과와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건국대 김윤두 조교수(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비상임이사)는 “가락시장의 영업이익률 23%”를 강조했다.

강원랜드, NHN 등과 비교하며 “전 산업의 어떤 업종도 이런 곳이 없다”고 말했다. “동경도의 도매시장법인 영업이익은 0.36% 정도. 가장 크다는 오타도매시장의 동경청과가 0.8%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다른 회계 기준에 대한 몰이해가 나은 주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매시장법인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총 매출액이 아닌, 수수료를 기준으로 이익률을 산정한다. 그러나 일본은 총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일본 도매시장법인의 영업이익률을 우리나라 방식으로 산정하면 약 20% 수준이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와 달리 수수료가 자율화 되어 있는 일본 도쿄도 중앙도매시장의 경우 야채 8.5%, 과실 7.0%의 위탁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영업이익률을 일본 기준으로 산정하면 0.75~1.17% 수준이 된다. 참고로 금융감독원과 일본 농림수산성, 한국은행의 2011년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본대비 순이익률은 백화점 235%, 일본 동경도 중앙도매시장 도매시장법인 77.2%,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55.2%로 나타났다.
(본지 2014년 8월 22일. 인터넷 기사 “시장도매인 도입 10년, ‘제도의 성과’ vs ‘개인의 역량’” 참조)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