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 광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임업연구사




개암나무의 열매(종자)는 흔히 헤이즐넛(Hazelnut) 이라고 불린다. 특유의 향은 커피는 물론 아이스크림, 쿠키 등에 첨가되고 유럽에서 제과를 할 때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개암은 식품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높은데 100g 당 50% 이상이 지방성분으로 좋은 유지자원이다. 지방함량 중에 인체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75%, 리놀레산이 13% 함유되어 있다.

또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물성 스테롤인 베타시토스테롤)도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기능적인 효능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 개암의 인기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계통의 품종이 들여와 퍼지고 있다. 개암 생산국 중에는 터키가 전 세계적으로 63% 이상의 물량을 수출하는 주산지이며, 유럽종과 재래종을 교배하여 얻은 교잡종을 육성하여 기업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개암나무는 대부분 3〜5m 자라는 관목이지만 10〜35m까지 자라는 교목인 것도 있다. 우리나라는 2〜5m 내외의 관목형인 난티잎개암나무, 개암나무, 참개암나무 및 물개암나무가 자생한다. 꽃은 암·수한그루이며 꽃눈은 여름 늦게 형성되어 다음해 봄(3월중순〜4월상순) 잎이 피기 전에 핀다. 수정된 꽂은 8월 하순〜9월 초에 익으며, 종 모양의 포가 감싸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장규모와 수요가 적어 전문적으로 재배되지 못하고 있다.

증식은 실생번식, 삽목 및 접목으로 번식시키며 품종에 따라 다르다. 특히 국내 개암나무류는 천근성으로 주변에 나온 분지묘를 이용한 번식이 가장 쉽다. 실생번식은 종자가 완전히 성숙한 9월 중순 이후 채종한 후 다음해 3월까지 노천매장으로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파종 후에는 설치류와 조류에 의한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삽목은 7월초 올 해 발생한 반숙지를 13cm 이상으로 자르고 절단면에 루톤분말처리나 IBA 1,000ppm 침지처리(5분)하면 발근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목묘는 뿌리생장이 약하고 가지가 아래로 늘어지는 단점이 있어 묘목구입시 번식법을 확인하여야 한다.

척박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지만 과실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가 재배적지이다. 뿌리가 지표면 가까이로 퍼져 자라는 특성으로 물주기가 용이하지 않는 지역이라면 보수력이 있는 토양이 좋다.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이므로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재배하여야 한다. 또한 최저온도 -25℃까지 견딜 수 있지만 늦추위가 심한 지역이나 찬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의 생육은 좋지 않다. 특히 해외에서 도입된 수종들은 내한성 검정이 안 되어 있어 묘목구입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품종들은 식재 3〜4년 후 결실이 시작되고, 8〜15년이면 최대 생산량에 이르며, 평균 25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맹아력이 매우 강하여 맹아를 잘 솎아주는 것이 개암의 생산과 품질을 향상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다. 맹아를 솎아주지 않으면 통풍이 안되고 볕이 안들어 생육이 불량하고 병해충이 쉽게 온다.

주요 해충으로서는 과실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개암바구미가 있다. 방제는 디프테렉스 등의 살충제를 6〜9월에 3〜4회 살포하면 방제 할 수 있다. 정지전정 방법은 수간은 단일주간 원추형으로 지상 70〜90cm 부위에 제1주지를 발생케 하고 그 위로 5〜6본의 주지를 두며 주지에서 발생되는 가지 중 겹치는 가지나 쇠약한 가지, 고사지 등을 제거하는 정도로 매년 전정하면 된다.

특히 개암나무는 자가불화합성이 심해 수분수 역할을 하는 다른 품종을 30% 이상 혼합하여야 수분이 잘 이루어져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수확은 8월 말에서 9월까지이며 총포채 채취하여 양지바른 곳에 4〜5일간 양건한 후 통풍이 잘되고 습하지 않은 창고에 보관한다.

개암은 고급 종실로 인간의 기호식품인 생식과 제과 통조림 등으로 이용되며, 우리나라 유지자원 소모량은 해마다 증가되고 있어 유지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개암의 신품종 육성과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은 개암의 신품종 육성을 위해 우수한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토종개암의 유지성분의 기능적인 역할을 구명하여 우리 것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전파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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