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삼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장

곤충사육실에는 에어컨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사육실에는 침대가 있을까요? 곤충은 밀식이 아니라 사육통에서 여러단으로 쌓아서 사육합니다. 곤충이 먹는 먹이원은 안전할까요? 예, 곤충의 먹이는 멸균과 발효과정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곤충에게 먹도록 합니다.

최근 식용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각광받으면서도 한편으로 국민들은 혐오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곤충이 두엄자리 같은 불결한 곳에서 사육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식용곤충은 호텔같이 깨끗한 사육실에서 사육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곤충산업이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면서 국민들의 곤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곤충이 어떠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FAO 등의 국제기구들이 곤충을 저개발 국가 빈곤층의 영양 부족 문제를 해결할 주요 대안으로 제시 하는 등 곤충이 미래 식량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곤충 사육은 보통의 축산업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거저리와 귀뚜라미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돼지나 소의 1/100에 불과하며 이들이 배출하는 암모니아의 양 또한 대형동물의 1/10정도 이다. 반면 농업이나 목축으로 식량을 만드는 일은 환경에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 농약, 비료, 가축의 배설물 등은 토양을 오염시키고, 가축이 내뿜은 메탄가스는 대기를 오염시킨다.

 둘째, 곤충을 사육하기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은 육류를 생산할 때보다 혁신적으로 적다.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 필요한 물 소비량은 2만2,000~4만3,000L이고, 돼지고기는 3,500L, 닭고기 2,300L인 것에 반해 곤충은 0~3700L정도의 물만 있으면 된다. 때문에 곤충을 사육하여 단백질원으로 섭취하는 것은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환경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곤충은 다른 가축에 비해 사료 효율성이 높다. 냉혈동물인 곤충은 소, 돼지 등의 항온동물에 비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체온 유지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곤충은 섭취한 사료를 단백질로 전환하는 효율이 매우 높다. 미국의 육류생산 시스템으로 보면 생체 무게 1kg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사료의 양은 소고기 10kg, 돼지고기 5kg, 닭고기 2.5kg이다. 그러나 귀뚜라미는 고작 1.7kg의 사료만 있으면 되므로 사료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식용곤충에 대한 국민들의 편견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옛날 두엄에서나 곤충을 보던 어르신에게 곤충은 마냥 지저분한 존재인 듯하다. 그러나 현재 곤충을 사육하는 과정을 직접 본다면 식용 곤충에 대한 선입견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식용곤충 사육 농가를 방문하면 사육장이 아닌 곤충을 위한 호텔에 방문한 느낌이다. 실제로 식용 곤충은 온습도가 조절되는 곳에서 곤충종별로 분리하여 사육된다. 뿐만 아니라 곤충의 먹이원은 멸균과 발효과정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급여되고 발효톱밥에 사용되는 목재는 원목을 사용하거나 페인트, 방부제 등이 묻지 않은 폐목재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식용곤충을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생산단계부터 시설 및 관리 기준, 먹이기준, 출하관리 등의 기준을 마련하여 전반적인 사육관리에 대한 제도가 마련된 바 있다.

앞으로 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거리로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식용곤충이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사육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많은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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