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기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연구사



호두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 생활과 문화에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이라 하여 호두를 깨뜨려 악을 물리쳤고, 동의보감에서는 몸을 튼튼하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고 하였다. 또 뇌기능에 좋아 기억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작물이다.

호두나무의 원산지는 지금의 이란인 페르시아지역이며, 중국을 통해 고려시대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호두의 10%정도만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호두 재배자 확대와 고품질 향상에도 많은 연구와 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호두 생산량이 적은 이유는 호두나무가 외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 재배환경이 적합한 지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호두나무는 일반적으로 추위에 약한 수목으로 연평균 기온 약 12℃ 정도인 중부이남 지역이 재배적지이다.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극양수이므로 남향이나 남동향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 경북 김천, 충북 영동, 전북 무주, 충남 천안 등이 우리나라 호두 주산지인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호두나무는 삽목에 의해 증식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호두나무 묘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종자를 발아시켜 실생묘를 생산하거나 접목에 의해 접목묘를 생산하여야 한다.

하지만 호두나무는 일반나무에 비해 접목이 잘 되지 않는 수종이다. 호두종자는 외피(청피)를 제거한 후에 그늘에서 건조시킨다. 어느 정도 건조된 종자는 다음해에 파종할 때까지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다. 이러한 방법에는 노천매장법과 저온습사저장법이 있는데, 즉, 10월 하순~11월 상순 경 배수가 잘되는 곳에 지하 1m 내외의 구덩이를 파고 모래와 종자를 1:1로 섞어 묻어 노천매장하거나, 젖은 모래와 함께 2±1℃가 유지되는 저온창고나 냉장고 등에 보관하는 저온습사저장을 한다. 이러한 종자는 3월 하순˜4월 상순경 파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파종시기가 늦어지면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되도록 일찍 파종해야 한다.

호두나무를 심을 때 구덩이는 지름 2m, 깊이 1m 가량이 좋으며, 적어도 지름 1m, 깊이 80cm는 되어야 한다. 식재 구덩이에 밑거름으로 퇴비를 넣고 약간의 흙을 덮은 후에 복합비료를 넣고 다시 부드러운 흙을 30cm 정도 덮은 후 나무를 식재하며, 묘목을 곧게 세워 흙을 채운 후에 약간 위로 뽑아 올리듯 하면서 밟고 나머지 흙을 채우고 다시 밟아준다.

토양을 덮은 후에 충분히 물을 주고, 식재 후, 7일 후에 다시 물을 한 더 주면 좋다. 호두나무의 처음의 식재거리는 성목이 되기 전까지 5m×5m 간격으로 식재하고 성목이 된 후에는 중간 중간을 간벌하여 10m×10m 간격이 되게 한다.

호두나무에 많이 걸리는 병에는 탄저병이 있는데, 비교적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주로 장마기간에 발생한다. 열매에 탄저병이 발생하면 원형 또는 타원형의 갈색병반이 나타나며, 잎은 회갈색의 둥글고 희미한 반점이 생기며 엽맥은 흑색으로 변하여 낙엽이 지는 특징이 있다. 탄저병이 잎에 발생한 경우에는 테부코나졸 유제(25%) 2,000배액을 2주 간격으로 2〜3회 살포하며, 열매에 발생한 경우에는 플루아지남 수화제(50%) 1,000배액을 2주 간격으로 3회 살포한다.

호두나무는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수목이며, 비료를 많이 준 만큼 잘 자라고 수확량도 많다. 호두나무의 양분 흡수근은 수관 끝의 밑에 위치하므로 매년 흡수근이 있는 부위를 30㎝의 깊이로 파고 시비해야 한다.

대체로 호두나무는 인력이 많이 들지 않으며 고소득을 낼 수 작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만큼 재배자 확대와 품질향상이 앞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호두나무가 적지에서 재배되지 않을 경우 호두나무가 자라지 못하거나 자라더라도 수확량이 적어 경제적 수익이 적을 수 있다. 그런만큼 올바른 적지에 호두나무를 재배하고 올바른 재배방법으로 호두나무를 재배하였을 때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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