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가치’ 중심의 정책 발굴…‘농어업·농어촌 7대 정책’

더는 이 땅에서 농업이 희생 산업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4월13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농업인들 앞에서 가졌던 약속이다. 여기까지는 4년전 똑같은 자리에서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공약했던 박근혜 전대통령과 별반 다를게 없다. 하지만 선언적 약속만 나열한 박근혜 후보와 달리, 이날 문 후보는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농업 시장의 불안, 물가안정의 희생양으로 인한 농가소득 불안, 비료값 상승 등으로 인한 농가의 경영 불안, AI·구제역 등 각종 재해 불안이라는 4대 불안 요소를 해소하는데 농정 역량을 총 집중하겠다”고 농업의 현안 문제를 직시했고, 농업인들의 환호를 받았다.

농정생산창고 역할 할 ‘농수축산 특보단’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5년간 실천할 농업정책의 밑그림이 공약으로 나왔다. 계획안 수준은 농업인단체와 전문가들로부터 일단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선에서 정당별 농정공약이 상대비교되는 시점에서 ‘농업 가치’에 대한 올바른 설정을 기본 축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판단이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농정 ‘농어업·농어촌 7대 정책’ 공약 틀을 구성한 대표주자가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이 꼽힌다. 학창시절 운동권으로 분류됐던 신 위원장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나주농민회를 결성했던 주역으로 도의원과 나주시장시절 이미 농업분야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깊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19대 국회의원시절엔 농해수위원으로 활동했던 신 위원장은 문재인 ‘농정 통로’로 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농정생산창고’는 농어업분야 각계 전문가와 직접 생산자 등으로 짜여진 ‘농수축산 특보단’이다. 특보단을 맡고 있는 김현권 국회의원은 현역의원 중 농업인대표라는 상징성이 있을 만큼 문재인 농정에 대한 부담과 책임이 크다. 때문에 인재 확보, 농정 수렴, 조직 구성 등 문재인 농정의 ‘총괄 시스템 관리자’가 적당한 호칭으로 보인다. 의성한우협회장을 엮임했고,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김현권 의원은 농업인들의 대표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공약을 정하는데 문 대통령의 이해력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서귀포 출신이자 농해수위 소속인 위성곤 의원도 특보단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2030세대 청년 귀농귀촌을 강조하는 등 정책 만드는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이개호 국회의원 또한 문재인캠프의 농촌지역 ‘금속탐지기’로 일컬어진다. 국회에선 농해수위 소속이면서 ‘농어업포럼’ 활동을 통해 쌀개방문제와 FTA 등에 대해 농업인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한 인물이다.

또한 고 백남기 농민 추모 분양소를 주도적으로 설치하는 등 농업계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인사이다. 이런 농업·농촌에 대한 행정적 전문성을 발휘해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대통령이 호남표를 끌어오는데 일등공신이었다는 후문이다.

‘포용정책’ ‘생생지락’으로 농정 이끈다

재인농정의 또다른 특색은 ‘포용정책’과 ‘생생지락(生生之樂)’이라는 농정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농업인과 국민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매끄럽고 전문적인 ‘현실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이 한가운데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박영범 이사장, 황수철 농정연구센터 소장, 조현선 전 안성고삼농협 조합장, 오현석 지역아카데미 대표,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박 이사장의 경우 농어민이 농정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농어업회의소 법제화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호 통일농수산사업단 대표의 경우 쌀값문제와 연계한 생산조정제 시행과, 대북지원 등에 실질적인 정보통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농업, 축산, 산림, 해양수산 등으로 나눠진 특보단에는 박선일 강원대 수의학 교수, 이용기 영남대 식품자원경제학 교수, 구기동 신구대 경영학 교수, 이덕형 한경대 산학협력단 객원교수, 권승구 동국대 교수협의회 회장, 김태연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 교수, 김정주 건국대 국제비즈니스대학 명예교수, 이상락 건국대 동물자원과학 교수, 이정구 강원대 교수, 정배동 강원대 교수, 최승철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최윤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최경주 계명대 사회과학대 교수, 조갑제 한국은행 자문교수, 김종승 계명대 식품보건학부 공중보건학 교수, 이상호 경북대 농업토목공학 교수 등의 학계 전문가가 참여했다.

학계, 협동조합, 농업인단체 등 전문가 포진

문재인 특보단의 또 다른 특징은 일선 농축협 조합장이나 농협중앙회 임원 등을 역임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크다는 점이다.

 조현선 조합장을 필두로, 김창수 전 농협중앙회 경제상무, 이일구 전 연천임진농협조합장, 박두영 전 거금도농협조합장, 황병윤 전 의성신평농협조합장, 강희철 전 서귀포농협조합장, 남홍순 전 안흥농협조합장, 성낙조 전 창녕축협조합장, 신영필 전 포천일동농협조합장, 안사현 전 원주축협 조합장, 이규삼 전 서원농협 조합장, 이동현 전 고창대성농협 조합장, 전준화 전 나주축협조합장, 정명훈 전 고양원당농협조합장, 조원무 전 동세종농협조합장, 최만수 전 충북인삼농협조합장, 황일태 전 영광군남농협조합장, 전상호 전 농협중앙회 상무, 최홍식 전 안성원곡농협조합장, 박영근 전 진천문백농협조합장, 유여상 산나물협조합장 등이다.

이들은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경제사업 중심의 협동조합, 마케팅보드로 자율수급조절 지원, 농촌농협과 도시생협의 협동 지원 등의 정책에 지원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농업인단체, 영농법인, 개별농가, 소비자단체 등 총 198명이 특보단 명칭의 지원세력으로 남았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