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성 준
국립산림과학원 임목육종과 연구사


봄이되면 봄바람, 봄비,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 등 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다양하지만 봄꽃을 빼 놓을 순 없을 것이다. 봄이 오면 매화,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등 봄소식을 전하는 꽃들이 많지만 그 중 단연 으뜸은 벚꽃이라 할 수 있다. 매년 벚꽃을 소재로 한 전국 각지의 축제들은 봄을 맞이하고 즐기려하는 많은 이들을 벚꽃이 만개한 곳으로 이끈다. 가로수나 산에 활짝 핀 벚꽃을 보고 있으면 흐드러지게 핀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이면 꽃비를 맞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벚나무는 우리나라 가로수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약 14%가 왕벚나무이다. 왕벚나무는 일본의 나라꽃(국화)이지만, 자생지는 제주도 한라산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벚나무는 조경수 뿐만 아니라 열매에서 목재와 수피(나무껍질)까지 이용되는 다재다능한 나무이다. 벚나무 열매인 버찌는 식용으로 주로 과실주를 담는 재료로 사용하는데, 항산화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과 케르세틴 성분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있다. 벚나무 목재는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악기, 건축 내장재, 가구재로 제격이고, 조선의 활인 국궁(國弓)을 제작하는데도 쓰인다.

또한 고려시대에 제작된 팔만대장경판의 64%가 산벚나무로 제작되어 천년이 넘는 세월을 변형없이 견디는 것을 보면 훌륭한 목재임을 알 수 있으며, 수입산 체리목은 우라나라의 대표적 목재용 나무인 소나무와 낙엽송에 비해 10~15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또한 수피에는 해독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기침, 두드러기, 피부병 치료약으로 쓰인다.

벚나무는 장미과(Roaceae)에 속하는 식물로 400여종이 북반구의 아열대와 온대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는 왕벚나무, 섬벚나무, 벚나무, 산벚나무 등 9종과 제주벚나무, 잔털벚나무, 사옥 등 다양한 변종 및 품종이 있다. 벚나무는 전국의 표고 1,600m 이하에 자생하며, 낙엽활엽교목으로 수고 20m, 직경 90cm까지 자란다. 내한성이 강하여 전국 어디서나 적응이 가능하며,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벚나무 종자는 6월 중순을 전후하여 검은 빛으로 완숙된 것을 채취한다. 종자의 정선은 과실을 체에 넣어 물속에서 비비면서 과육을 흘려보내고, 쭉정이 등을 가려낸 후 가라않은 종자만 건져낸다. 종자의 소독은 벤레이트리 수화제 200배액이나 다찌가렌 1,000배액을 이용하여 24시간 이상 소독한다.

파종 시기는 종자채취 당년에 장마가 끝난 후 파종해도 되고,  이듬해 봄에 파종해도 된다. 만약 종자 채취 이듬해 파종하려면, 종자를 건조한 가는 모래와 종자를 혼합하여 저장하였다가 12월 중에 노천매장한 후 3월 중순~4월 초에 파종한다. 노천매장은 종자용적의 2~3배의 습한 모대와 혼합하여 배수가 양호한 곳에 20~50cm 정도 깊이로 묻으면 되는데, 종자가 노천매장 상에서 조기발아 할 수 있으므로 수시로 확인하여야 한다.

종자 뿌리기는 묘상 전면에 종자를 고르게 흩어 뿌리는 산파를 하며 종자두께의 2~3배로 흙을 덮어준다. 파종 후에는 볏짚을 덮어 수분손실을 최대한 막아주어야 한다.

벚나무를 가해하는 병해충은 다양하나, 전국적으로 가로수, 정원수 등으로 많이 식재되면서 벚나무빗자루병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가느다란 가지가 마치 빗자루 모양처럼 생겨난다고 붙여진 이 병은 가지의 일부분이 혹모양으로 부풀어 커지다가 이 부위에 잔가지가 촘촘히 생기는 것으로 이렇게 생긴 잔가지들은 꽃이 피지않고 4월 하순 이후 서서히 검은색으로 변하다가 낙엽이 진다.

 한편, 벚나무는 가지치기에 유의해야 하는데, 한번 가지를 자르면 자른 부위가 잘 유합되지 못하고 썩기 쉽다. 따라서 벚나무를 기를 때에는 되도록 가지치기를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좁은 면적에 많은 나무를 빽빽이 심어 첫 가지의 높이를 높이는 것이 좋다.

벚나무는 봄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설렘을 안겨주고, 가족, 연인들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내장재, 가구재로 쓰여 아름다운 무늬를 선사해 준다. 이러한 벚나무를 우리 모두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잘 가꾸고 육성해 늘 우리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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