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마트 가격 인하 꺼려…소비급감 부채질

1만원을 호가하던 계란값이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공급물량 부족으로 미국, 호주에서 비행기까지 동원해 공수하던 호들갑이 무색할 만큼 급속한 냉동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계란값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2일 전국 계란 평균 소매가(특란 30개)는 이틀 전보다 1,210원이나 하락한 7,990원을 기록했다. 계란값은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히 확산된던 지난해 12월말 7,690원을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8천원~1만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후 설 연휴가 지나면서 계란값이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최근에는 7천원대까지 떨어졌다. 평년 가격인 6천원대 초반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지난달 6일 10,500원까지 올랐던 것에 견준다면 불과 한달도 안돼 2,510원이 하락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여파로 지난해 12월 초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던 계란값 상승세가 정부의 외국산 계란 수입조치와 수요 감소 등으로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두달 넘게 지속되던 계란값 상승이 꺾인 것은 수입여파가 컸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계란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물량을 풀지 않고 있던 일부 생산농가들이 계란이 수입되자 가격 하락을 우려해 서둘러 시장에 물량을 풀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다. 일부 농가들의 이러한 이기주의적 행태는 향후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인식이 강했던 계란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소비량이 급감하는 현상은 계란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는 평년대비 계란 소비량이 최소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한국계란유통협회 강종성 회장은 “농장단위에서 계란값을 최소 50원이상 인하해야 하고 대형마트에서도 판매가격을 현재 구매시세를 반영해야 하지만 제몫만 우선 챙기겠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업계 전체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결국 소비자 외면이라는 더 큰 문제가 야기돼 계란산업은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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