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정부 대응 탓 쌀값 폭락, AI 확산에 농가만 시름


1. AI 급속 확산…이번에도 농가탓?

지난 11월 16일 AI가 전남 해남, 충북 음성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이달 22일 현재까지 경남, 경북,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살처분ㆍ매몰은 예정을 포함해 423농가에 2,231만6천수이다. 이중 닭은 1,731만2천수(사육대비 11.2%), 오리는 196만1천수(22.4%), 메추리는 94만5천수(6.3%)다.

야생조류에 대한 AI 검사결과 26건이 양성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25건은 H5N6형이며, 1건은 고병원성 H5N8형으로 경기도 안성천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검출됐다.

이에 따라 AI 위기경보단계가 ‘경계’단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됐다. 500m내 관리 지역 농장의 가금류와 알에 대해 살처분하는 등 살처분이 강화되고, 신속한 살처분을 위해 기동방역타격대 운영, 축종별 방역대책을 강화하는 등 최고 수준의 방역조취가 취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빠른 종식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AI확산 원인이 철새, 사료배송차량, 농가 부주의 등으로 꼽고 있지만 전문가와 농가들은 애초에 AI 바이러스 추적이 잘못됐고 이에 따른 뒤늦은 대처가 확산 원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살처분 조치 등 방역상황을 들어 우리의 살처분 조치가 지나쳐 피해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올초 충남 논산에서 시작된 구제역 확산 당시에도 제기됐던 ‘보상금 등을 고려한 농가의 신고기피’ 등을 들어 정부가 질병 확산의 원인을 농가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의 목소리 역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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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기 농민 영면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에게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던 백남기 농민이 9월 25일 별세했다.
고 백남기 농민은 1948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중앙대에 입학해 유신 철폐 운동 등을 벌이다 1981년 귀향해 농사를 지었다. 1986년 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해 우리밀살리기 운동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고 백남기 농민은 별세 후에도 41일간 영면에 들지 못했는데 서울대병원이 사망원인에 대해 ‘외인사(外因死)’가 아닌 ‘병사(病死)’로 판명하면서 농민과 국민의 분노를 샀다.

 특히 경찰은 유가족이 부검을 원치 않음에도 6차례에 걸쳐 부검합의를 요구했고, 농민단체와 시민단체까지 강하게 반발하자 부검영장 재신청을 포기했다. 결국 지난 11월 5일에 영결식이 엄수됐고,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3. 농협법 개정안 국회 통과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농협은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회사를 업무를 분리하는 ‘1중앙회’·‘2지주’ 체제로의 농협 사업구조개편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농식품부가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은 그동안 농협중앙회장과 축산경제대표의 선출방식을 놓고 논란이 됐는데 농협중앙회장 선출은 간선제로, 축산경제대표 호선제는 일선 축협조합장으로 꾸려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농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 등은 성명을 통해 일선조합 권한 강화, 농민실익증대라는 당초 목표를 상실한 만큼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연합회 체제로 전면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0여명중 290여명만 참여하는 지금의 중앙회장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고, 국회에 농협개혁을 논의할 ‘농협발전소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4. 예견된 쌀값 폭락에 손놓은 정부

‘쌀값 대폭락! 백남기농민 폭력살인! 박근혜정권 심판!’ 지난달 12일 서울 한복판에 1만5천명에 달하는 농업인들이 모여 외친 구호다. 이들은 ‘쌀값 21만원 보장’을 약속했던 현 박근혜정부에 대한 심판과, 80kg들이 한가마에 13만원 밑으로 떨어진 쌀값폭락 사태에 대해 책임을 추궁했다.

농업인들은 쌀수입 중단, 정부수매확대, 재고미 해소를 위한 공공급식량 확대, 대북 쌀교류 실시 등을 쌀값 안정 대책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정부는 재고미 해소를 위해 구곡을 중심으로 사료용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발표뿐 지난 쌀값 대책을 되뇌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올해 쌀 의무수입량 가운데 2만5천톤을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발표해 농가 반발을 키우고 있다.

5.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임명 논란

지난 8월 김재수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장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 내정됐다.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특혜와 어머니 부당 의료비 혜택 의혹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야당 단독으로 진행한 ‘반쪽’ 인사청문회 직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김재수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채택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순방 중이었던 9월 5일 전자결재로 김재수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또 같은 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하면서 야당의원만 국감에 나서는 ‘반쪽 국감’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이슈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정치적 공방으로 시작해 농·어업·축산업 현안과 거리가 먼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 등 정치적 쟁점사항들이 현안을 덮어 버렸다”고 혹평했다.

6. 국회의원 선출 선거구 획정 논란

지난 4월 13일 총선 전에 일부 농어촌 지역 선거구가 통폐합되는 등 의석수가 감소하면서 농업인들의 분노를 샀다. 인구하한선에 미달하는 선거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은 지역 생활·문화·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줄 긋기’식 획정안을 내놓아 농업인들의 분노를 샀다. 이로인해 경기도는 8석이 늘었지만 경상북도의 2석을 비롯해 전라남도 1석, 전라북도 1석, 강원도 1석 등 농어촌 지역은 총 5석이 줄었다.

특히 강원도는 5개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여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등 2개의 공룡 선거구가 탄생됐다.
이에앞서 지난해 6월에는 ‘농어촌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모임’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이 참여한 ‘우리농어촌지역지키기 운동본부’는 헌법재판소의 지역구별 인구편차 2:1 기준 결정에 반발하면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와 2차례의 대규모 농민집회를 개최했다.
선거에서는 농업인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과 농업계 출신인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당선됐다.

7. 김영란법 시행…농축산업 직격탄

9월 28일에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농축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농축산업계의 우려대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 관엽식물 판매물량과 가격이 50%이상 급락했으며 한국화훼농협에서 운영하는 경매장의 난 경매 유찰율이 68%까지 크게 증가했다.
또 음식점, 화훼, 농축산물 등 일부 업종의 법인카드매출은 크게 감소했는데 특히 화훼와 농축산물은 각각 28.1%와 34.3%가 줄어들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 한달 만에 한우 도매가격은 15,845원으로 내려갔으며, 2015년 6월 15일 15,577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5,000원대를 기록했다.
김영란법은 시행 이후에도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적용 대상과 모호한 해석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농업계와 외식업계 등은 수정보완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8.  미국 ‘트럼프 시대’… FTA 재협상 요구 우려
 
미국 대선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선거기간 내내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미FTA 폐지 내지 재협상 문제가 초미의 관심대상이다.
특히 농민층 득표율이 62%에 달하는 분석자료를 토대로 쌀관세율 인하, 쇠고기 추가개방, SPS(위생및검역조치) 재검토 등을 노골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분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큰 우려점은 발효 4년차를 맞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이 예고돼 있다는 것. 트럼프가 한미FTA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은 바가 있기 때문인데, 이 경우 쌀 관세인하, 저율관세할량 물량 확대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농업계는 “철저한 농업 희생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한미FTA에 대해, 정부가 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추가적인 농업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9. 돼지 심장 이식한 원숭이 화제

국립축산과학원과 건국대병원 연구진이 면역거부반응을 제어한 돼지의 심장, 각막, 피부를 이식한 원숭이가 51일째 건강하게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최장 기록이다.
장기와 각막, 피부를 제공한 돼지는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이다.

10. 제69주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 개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지난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제주시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제69주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주관으로 열렸으며 ‘희망찬 미래 농업의 주역이 되자!’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회원 1만여명이 참가했으며, 급격한 기후 온난화와 FTA로 인해 어려운 농업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하며 농촌지도자들의 우애를 다지고 선진 농업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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