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뜨거운 관심 받는 ‘산림마트’

전국 각지 142개 산림조합이 출범한 지 30년을 넘겼지만 저수익성, 장기성 등으로 인해 농협, 축협 등 타 협동조합에 비해 재무구조가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시책 대행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협동조합 본래 취지의 자율적 경영이나 조합원간의 화합 등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이 미미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구례군산림조합(조합장 오영호)은 다양하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들을 전개해 튼실한 조합으로 탈바꿈해 조명을 받고 있다. 불과 6년전 8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23명으로 늘었고 산림마트, 임산물가공센터, 장례식장 등 다양한 사업장을 꾸려 경영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단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이 바로 ‘산림마트’이다.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산수유의 고장 산동면 초입에 자리잡은 ‘구례산림마트’는 건물 외벽부터 빨간색 등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다. 버섯을 형상화한 인테리어로 산림마트만의 차별화를 꽤했다는게 오영식 조합장의 설명이다.

사실 산림마트가 이곳에 자리잡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산수유 축제 기간이 지나면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뻔한 현실 앞에 반대가 극심했다. 오 조합장은 이미 구례읍내에 농협, 축협, 민간 마트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에 굳이 산림마트까지 가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산동면이 제격이라 판단했다. 더구나 산수유 축제기간 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관광객의 발걸음이 분주해 산림마트 매출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 조합장의 예측은 정확했다. 축제기간에는 일일 1,500~2,000만원에 달하고 평소에는 500만원 내외의 매출을 유지해 산림조합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산림마트의 성공비결은 단순히 위치뿐만 아니라 일반마트와 차별화를 꽤했기 때문이다. 산림마트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25평 규모로 임산물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산림조합원들이 생산한 각종 나물과 벌꿀, 임산물 가공상품 등 다양한 제품들이 꾸며져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 주민들까지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요즘은 산나물 세트가 인기가 가장 높다고. 지난 2013년 오 조합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지리산 산나물 세트는 고사리, 아주까리, 곤드레, 방풍 등 계절별로 3~4가지 나물로 봉지마다 80g씩 담아 4인 가족의 나물 반찬으로 제격이다. 더구나 나물별 레시피 설명 자료를 첨부해 어떤 주부라도 맛있게 나물 반찬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오 조합장은 주부들이 나물을 100% 즐길 수 있도록 고사리, 아주까리, 곤드레 등 종류별로 레시피 개발을 위해 무수한 시험과정을 거쳐 최상의 레시피를 완성했다.

산나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지난 2012년에는 임산물산지종합 유통센터를 건립하고 HACCP 인증을 취득하는 등 청정구례 지리산의 이미지에 걸맞게 위생은 물론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오 조합장은 산나물의 대중화를 위해 ‘즉석 산나물 비빔밥’도 개발했다. 바쁜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이 뜨거운 물을 붙고 5분만 기다리면 즉석에서 산나물 비빔밥을 즐길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본격적인 제품생산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오 조합장은 즉석 산나물 비빔밥의 산업화를 위해 산림조합중앙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업 타진을 시도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 산나물의 대중화가 실현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오 조합장은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체성 확립조차 거부한다면 산림조합은 여타 협동조합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설자리가 좁아지게 될 것”이라며 “산림이라는 제한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구례산림조합은 늘 변화하고 혁신을 거듭해 산림조합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