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은 ‘먹튀’…억대연봉 직원 급증”

▲ 지난 5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원 중앙회장은 ‘부실여신’, ‘특혜대출’등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방만한 조직, 부실여신, 특혜대출, 부진한 개혁작업…’.
5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 쏟아진 농해수위원들의 질의는 정부가 안고 있는 현안 그대로였다. 그만큼 농업협동조합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어떻게 농정의 마침표를 찍느냐를 판가름하는 잣대인 셈이다.
특히 해마다 ‘도덕적 해이’로 벌어지는 조직내의 ‘돈잔치’는 올해도 여지없이 국감 중심 문제로 부각되면서, 쌀값폭락 등 경제빈곤으로 내몰리는 농민 조합원들의 현실과 극명한 비교 대상이 됐다. 농협개혁의 실체를 아직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수 장관 ‘특혜금리’ 여부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선공에 나섰다. 김 의원은 “김재수 장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1.42%는 농협은행 고객 57만명중 가장 낮은 금리”라며 이경섭 농협은행장을 추궁했다. 이에 변론에 나선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2014년 대출 받을 당시 평균 금리가 2.84%였고 2.7% 우대금리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엔 1.75%로 내려갔고, 지금 1.4%대가 된 것”이라며 “다른이들이 고정금리를 선택할 때 김 장관은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이다. 특혜인가 아닌가”라고 농협측에 재차 물었다.

이에 이 은행장은 “규정에 따라 적용됐고, 김재수 장관이 취임후 농협은행에 요청해 9월 중 금리를 인상했다”고 답했다.
김한정 의원은 “농협은행이 자신들을 지휘·감독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중앙공무원에게 금리 혜택을 준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고, 재테크 잘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이 합당한 변명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해운·조선업 부실대출 책임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농민 출자금을 보호해야 할 농협이 1조4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절대다수 국민의 보편적 법 감정과 상식에 비춰 수용될 수 없는 얘기이고 이해될 수도 없는 변명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정인화 의원은 “성동조선과 창명해운, STX조선해양에 1조2천401억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제외하고도 조선·해운업에 물려 있는 여신잔액은 4조8천183억원에 달한다”면서 “이들 업체들의 채권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데, 어떻게 생각하는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은 “조선·해운업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상반기 2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말쯤 3천억원 정도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책임소지를 피해갔다.

농협중앙회, 도덕적 해이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최근 1년간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25만5천회 638억에 이른다. 농협중앙회 연간 카드실적이 수협중앙회의 8배에 달한다”면서 “직원 1인당 기준으로 건강검진, 음식점, 유통판매장, 공공요금, 관광, 레저스포츠 등 연간 2천만원에 해당한다. 사용이 과다하다”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은 “지역조합들의 ‘고용세습’이 여전하다. 최근 5년간 지역조합의 조합장 또는 상임이사 자녀 216명이 부모가 재직하거나 퇴직한 조합 또는 인근 조합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농협 내에서도 불투명한 채용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전수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한정 의원은 “농협은행이 1조2천401억의 대출부실에도 불구, 전임 농협회장에게 11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부실대출에 책임이 있는 전·현직 농협은행장이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철민 의원은 “농협도 낙하산 인사 일명 ‘농피아’로 2008년 이후 농림부 퇴직공무원 5명이 임원으로 채용했다”면서 “대통령이 줄곧 주창해온 관피아 인사 청산과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이 무색한 인사행태”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2010년 농협물류가 해상운송비용 절감차원에서 156억원을 주고 구입한 선박이 6년동안 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같은 기간 선박관리비와 수리비로 170억원이나 투입돼 손실만 총 2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농협물류가 구입 전부터 해운물류 시장 악화 및 선박운임 하락에 따른 적자를 볼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선박 구입을 강행했다. 헌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없다”고 지적했다.

농협개혁 진행 상황

홍문표 의원은 “최근 불거진 축산특례조항이 고민이다. 농협은 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것까지 뒤집어 가면서 이를 없애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축산경제부문의 보호장치 존치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일선 농협 조합장이 선출하지 않은 중앙회장은 이미 농민조합원의 뜻으로 선출한 인물이 아니다. 농협중앙회는 현재의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 경제사업과 축산경제사업은 ‘분리’가 아닌 서로 힘을 모아 축산직불제와 생산조정제 시범사업을 실시해 생산비 절감, 수급조절 활성화, 식량자급률 향상 등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경종농가와 축산농가를 동시에 지원하고 쌀과 한우가 든든한 우리 농업의 소득원으로 지탱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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