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백향’, ‘산마루2호’ 등 세계적 표고 품종과 어깨 나란히

 
▲ 백화향
표고가 최근 31,900톤을 생산, 2,000억 원의 농가소득을 올리며 주요 소득품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급격히 증가된 수입 표고와 수입 배지(培地)로 인해 생표고 가격은 작년보다 낮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국산 품종을 재배하는 국내 표고 재배자들의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렇듯 위기를 맞은 국내 표고 산업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표고 신품종을 육성해 재배농가에 보급하는 한편,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국산 표고의 우수성을 알리는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특히, 도출된 연구결과는 현장세미나 및 연찬회 등을 통해 생산자들에게 알리고, 국제학회와 전문학술지에 발표해 국내외 다양한 수요자들에게 한국산 표고 품종의 우수성을 알림으로써 국내 표고 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세계 표고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여러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수입산 표고 톱밥배지의 유통으로 인해 국내 표고 재배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러한 열악한 국내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 표고 재배를 준비하는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표고버섯 재배 연찬회’를 개최하였다.

▲ 산마루2호
또한, 표고 재배현장의 수요에 알맞은 신품종을 개발ㆍ보급하기 위해 4월에는 ‘남부지역 표고재배 현장세미나’를 실시하였다. 현장세미나는 중국산 수입배지를 대체할 국산 신품종을 중점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라남도 장흥군을 비롯한 남부지역의 표고재배 현장을 직접 찾아가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임업 신기술 보급과 효율적인 육종기술 확대를 위해 생명공학 기법을 활용한 ‘표고 육종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도 표고 재배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국산 품종의 재배 활성화를 위해 품종에 맞는 버섯재배법을 개발ㆍ보급함은 물론 지속적으로 표고 재배 농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국립산림과학원은 지속적으로 국제 버섯학술대회에 참가, 한국산 품종을 세계 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제19차 국제버섯학회’에서 톱밥재배용 표고 신품종 ‘산백향’과 원목재배용 ‘천장3호’를 소개하였고, 8월에는 미국 균학회에서 국산 표고 품종의 유전체 분석에 관한 연구내용을 발표하였다.

뿐만 아니라, 작년 8월 콜롬비아에서 개최된 ‘제8차 국제약용버섯학회’에서는 15개의 국산 품종에 대해 건강기능성 물질(아미노산, 에르고스테롤, 에르고티오네인 등)의 함유량을 분석하고 표고의 우수성을 밝혀 발표하였다. 또한 작년 10월 일본 요나고 시(市)에서 개최된 ‘제8회 아시아버섯학회’에서는 한국산 표고의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제도를 소개하였다.

산림청에서는 표고의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2007년부터 농산물우수관리인증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0년 표고 표준재배지침을 마련, 국내 재배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아시아버섯학회 발표를 통해 종균 접종에서부터 재배ㆍ수확ㆍ가공ㆍ유통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철저하게 국가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한국산 표고의 품질 안정성을 알림으로써 국제 시장에서 한국산 표고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신품종 ‘산백향’, ‘산마루2호’등 개발

▲ 산백향
우리나라의 표고 연구는 1922년 임업시험장(現 국립산림과학원) 창설과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표고 원목재배를 확대하기 위해 광릉시험림에서 표고 재배용 원목을 생산해 함경도 지역으로 공급하기도 하였다. 그 후 표고균의 원목 접종방법, 표고의 내한성(耐寒性) 조사, 톱밥종균의 순수 배양법 등을 연구해 전국적으로 우량계통의 표고 종균이 확대되도록 하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우수한 표고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 선발육종과 교잡육종을 통해 품종을 육성하였다. 최근에는 분자육종법을 도입하기 위해 표고의 특이적인 교배형 유전자 40개를 선별하고 분자마커를 개발하였는데, 교배형 분자마커 개발로 교배 성공률이 100%까지 높아졌다. 또한, 표고 유전체(genome)를 98% 해독, 2017년부터는 유전자정보를 웹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표고 재배자들이 가장 원하는 품종은 늦가을에도 버섯이 발생하는 저온성 원목재배용 품종과 다양한 온도에서 버섯이 균일하게 발생하는 톱밥재배용 품종이다.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국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원목재배용 저온성 품종과 사계절 내내 버섯 생산이 가능한 톱밥재배용 품종 2개를 추가로 개발하였다.

수입대체용 톱밥재배용 신품종 개발에도 힘을 기울여 최근 3품종이 출원되었다. 개발 품종 중 특히 원목재배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백화향’은 독특한 향기와 밝은 색깔, 갓의 인편(鱗片, 비늘모양 조각) 등으로 상품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버섯발생이 가능한 저온성 품종이다. 현재 최적화된 재배방법을 밝혀내기 위해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에서 현장적응성 시험도 진행 중이다.

톱밥재배용 ‘산마루2호’와 ‘산백향’은 밀려드는 수입산 표고에 대응하고자 개발되었는데, ‘산마루2호’는 한여름에도 버섯이 발생하는 고온성 품종으로 상면(上面) 개봉 배지에 적합하며 배양일이 100일로 짧아 수익성이 좋다. ‘산백향’도 100일 만에 수확이 가능한데 전면(全面) 개봉 배지에 적합하며 15~20℃의 중온에서 평균 중량 35g의 버섯이 생산되어 임가(林家) 소득에 기여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장 농민에게 보급…신뢰성 확보

▲ 백화향 원목
산림청은 국내 표고버섯산업의 육성을 위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100억 원을 골든 시드(Golden Seed) 사업에 지원한다. 이 연구 사업은 글로벌 종균 강국 실현을 위한 국가전략으로 수입대체용 신품종 개발 및 국산품종의 자급률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의 총괄 수행 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은 오랫동안 신품종 개발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차세대 표고 골든 시드 신품종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신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개발된 품종을 농가에 적용해 농민들이 직접 재배해 봄으로써 품종에 대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현장 적응성 시험을 수행하였다.
이는 재배환경과 품종에 따라 재배법이 다양한 표고균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신품종 개발 후에도 현장 적응성 시험을 통해 재배 농민들에게 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맞춤형 재배법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와 미래에도 표고버섯 재배 농민들에게 소득 창출을, 소비자들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국내 표고버섯 신품종 개발, 보급 및 확대와 건강한 산림의 건강한 참나무로부터 생산된 국산 표고의 자급률 증대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한국 표고 연구의 ‘르네상스’를 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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