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전국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피해 상황을 보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처음으로 전국민이 느낀 지진의 위력은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진 발생 일주일만에 400회가 넘는 여진이 있었고 경주 일대 주민들은 지진 공포감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지진이 일상화된 일본의 일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지진에 따른 재앙을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도 규모 6.0 정도의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정도면 집이 무너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거의 대비하지 않았었다. 각종 건축물에 내진 설계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거의 형식적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있을만큼 허술하게 관리돼 왔다.

농업용수와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댐이나 저수지도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저수량이 큰 댐이나 저수지에 해당되는 것이다. 전국 1만7,401개의 저수지 가운데 3.4%인 594개만 내진 설계가 돼 있다고 할 정도로 지진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경주 지진으로 경주 사곡저수지에 2센티 가량의 균열이 발생했지만 점검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정부도 저수지가 지진 사각지대라고 인정했다. 인력이나 예산 문제로 방치되기 쉬워 더욱 그러하다고 시인했다.
이제 지진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할 근본적이고 상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한 번 사고가 나면 엄청난 대형참사가 예상되는 댐과 저수지에 대한 대대적인 보강이 있어야 한다. 애초에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중소규모 저수지를 어떻게 보강할지, 그러면 어느 수준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는지 등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홍보도 해야 한다. 철저하고 실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처럼 형식에 그쳐서는 안된다. 국민안전처처럼 재난문자를 얼마나 빠르게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빠른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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