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곡성농업’, 조기출하·틈새시장 공략이 비결

“경지 면적도 좁은데다 생산량도 적어 타지자체와 농업경쟁력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그러나 곡성군은 주어진 여건을 100% 이상 활용해 최대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곡성군농업기술센터 김인수 소장은 지난 2015년 1월 취임한 이래 곡성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왔다. 공직생활 첫발부터 현재까지 줄곧 곡성을 지켜온 터주대감으로, 곡성농업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업이 블루베리이다. 지난 2007년 블루베리를 곡성 특화작목으로 추진했던 인물이 김 소장이다. 블루베리 도입당시에는 찬성보다는 반대의견이 거셌다. ‘잘못되면 책임지라’는 엄포가 즐비했다.

김 소장은 “남들과 똑같은 블루베리 농사를 짓기 위해 특화작목으로 추진했던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이 있었다”면서 “시설하우스에서 남들보다 일찍 수확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해놨기 때문에 블루베리 사업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의 전략은 주효했다. 남들보다 1~2달 일찍 수확한 블루베리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공급요청이 쇄도할 정도여서 kg당 10만원을 호가할 때가 즐비하다. 블루베리는 어느새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에다 최고 소득작목으로 우뚝 섰다. 무엇보다 곡성농업의 강점은 남들보다 일찍 출하하는 기술이 축적됐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발판삼아 전국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농산품이 넘친다. 대표적인 작목이 멜론, 딸기, 체리, 인삼 등이다. 

전국 최대 주산지로 각광 받고 있는 ‘토란’ 또한 곡성의 자랑거리다. 현재 100ha에서 2,500톤의 토란이 생산되고 있으며 토란선식, 부침가루 등 가공품을 개발한데 이어 생토란과 알토란을 병행 출하해 일찌감치 전국 토란시장을 평정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멜론은 ‘2015 농식품 파워브랜드’ 시상에서 대통령상 수상, 딸기는 2016년 ‘세계농업기술상’ 시상에서 ‘수출농업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 소장은 “곡성은 타지자체와 수확량으로 경쟁할 수는 없지만 조기출하와 높은 품질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무엇보다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곡성군(군수 유근기)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곡성군농업기술센터는 11년만에 농정과 행정이 분리됐다. 지난 2004년 조직슬림화를 명목으로 농정과 행정이 강제 통합돼 농업기술센터 고유의 업무와 기능이 퇴보됐다는 지적을 받던 차에 민선 6기 유근기 군수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농업기술센터를 분리시켰다.

당장 일선 농업인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간 행정업무에 치여 현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농촌지도사들이 현장 곳곳을 누비며 농업인들과 호흡을 함께 하기 때문.

김 소장은 당장 내년부터 ‘1지도공무원 100농업인 만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개선하는 것이 곡성농업의 또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 할 일도 산적하다. 우선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소득작목 발굴이다. 열대과일인 망고도 시험재배를 시작했다. 여기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농업·농촌의 대체인력 확보에도 대안을 마련 중이다.

김 소장은 “도시민들의 1인 가구, 2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농산물의 소비트랜드도 급속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생산하고 일방적으로 소비시키는 과거에서 탈피해 새로운 소비트랜드에 적합한 농산물의 소량제품화, 연령층에 적합한 간편농산물 개발 등 변화를 시도해야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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