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좌우 어디에도 수입 먹을거리가 넘친다. 식량을 제외한 먹을거리 자급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수치상으로도 우리 주위에는 수입 농축산물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우리 먹을거리 십중팔구는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이렇듯 수입 농축산물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산에 견줘 값싸고 품질 좋은 농축산물이라면 그것이 수입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홀대받을 수는 없다.
신자유주의 시장은 어떤 품목이든, 생산지가 어디든 동등한 자격으로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세계무역기구나 자유무역협정은 이 보이지 않지만 엄연한 규칙을 조장하고 장려한다.
우리 농업과 농촌이 벼랑에 몰리고 농업인의 생존이 위태로운 이때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관리를 정부에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애국주의나 애향심에 호소하고자 함이 아니다. 농업보호 차원에서 수입 농축산물을 먹지 말자거나 신토불이 혹은 농촌사랑 같은 구호를 들먹이며 국산을 애용하자고 외친들 요즘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세태다. 그러니 농업 수호와 국산 농산물 애용을 등치시키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다.
문제는 국민건강과 안위에 있다. 수입 먹을거리는 국산에 견줘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하다. 칠레산 키위에서 허용기준치를 벗어난 잔류농약이 검출되거나 식용 콩, 사료용 옥수수와 밀 등이 유전자조작작물인데도 표시 없이 버젓이 유통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하나같이 국민건강에 위협적이다. 그러니 정부는 자율이니 공정이니 하며 방치할 것이 아니라 괴력의 소를 고삐 잡아 제압하듯 수입 농축산물을 다잡아 관리해야 할 것이다.
농업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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