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전통 잇고 전통막걸리 분야 최연소 대한명인

우리 인류의 영원한 먹거리인 식량자원의 변화 바람이 거세다. 단순히 먹거리 인식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관광, 체험 등 6차산업을 도입해 농업·농촌 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식량자원의 최후의 보루인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연구·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식량자원의 6차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영체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해 식량자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본지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일선 현장에서 꽃피우고 있는 식량자원의 6차산업화 사례를 통해 우리 농업·농촌의 새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우리밀가공공장영농조합법인
Ⅱ. 여수잡곡영농조합법인
Ⅲ. 청보리식품
Ⅳ. 거류영농조합법인
Ⅴ. 청개구리쌀마을
Ⅵ. 붙두막영농조합법인



 전남 해남군에 자리잡은 붙두막영농조합법인(대표 송우종)은 3대째 전통을 잇고 있는 전통막걸리 명가로 유명세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선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컬러 막걸리를 개발한 송우종 대표는 최연소 대한명인이다.

지난 2010년 해남 자색고구마로 막걸리 명인이 된 그의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하얀색 막걸리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명인이라는 영예까지 안겨줬다. 그는 자색고구마 막걸리에 이어 노란색 울금 막걸리, 하얀색 쌀 막걸리를 결합해 3색 막걸리도 내놨다.

특히 지난 1월에는 해남자색고구마의 붉은 빛을 담은 소주 ‘주랑게’를 출시하면서 또 한번의 주류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쌀 60%에 자색고구마 40%를 섞어 전통증류방식으로 만들어내는 고구마 소주 ‘주랑게’는 일반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목 넘김이 부드럽고 혀끝에 감도는 향이 남다르다.

지난 2014년에 친환경인프라구축 공모사업을 통해 1일 2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준 그는 앞으로 안동 소주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역내 주조장과 제조방법을 공유하고 기술 등도 이전해 나갈 계획도 꿈꾸고 있다.


없는 노력 최연소 대한명인 지정


송 대표가 최연소 대한명인으로 지정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언제나 연구하고 새로운 상품개발에 도전해 온 결과물인 셈이다. 3대째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는 그는 언제나 새로운 제품을 연구 개발하며 막걸리 분야의 개척자로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변화하는 주류시장에 발맞춰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사무실 한 쪽에 실험실을 두고 막걸리와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고구마 막걸리, 울금 막걸리, 쑥 막걸리, 식초, 모주 등을 탄생시킨 그는 색다른 막걸리를 찾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는 끈기에다 옛 문헌을 살피고 술과 관련된 곳이면 전국 어디든 발품을 아끼지 않고 배움을 청한 결과가 성과로 돌아온 것이다. 

소중한 우리 전통을 이어가며 변화를 시도하는 그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전통 막걸리분야 최초로 대한명인으로 선정됐다. 우리 전통의 발효식품인 막걸리와 소주 ‘주랑게’는 웰빙 바람을 타고 무한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그 변화의 선두 주자의 자리에 우뚝 서있는 송 대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통을 고수해야 진짜 막걸리


수출 효자상품으로 두각을 보이면서 대기업의 막걸리시장 진입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송 대표는 “막걸리의 전통성을 잃어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지역 향토 산업에 기반을 둔 막걸리의 다양성과 전통성이 대기업의 막걸리 시장 진출로 인해 특유의 맛과 전통성이 훼손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붙두막영농법인은 80년의 노하우와 전통을 이어가며 해남 쌀과 고구마를 원료로 한 전통 발효 식초 등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3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데다 생쌀을 발효하고 발효시간을 길게 둬 부드럽고 맑아 목넘김이 좋다는 평을 받으며 각종 주류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다양한 제품 개발이 성공비결


지난 2001년부터 발로 뛰는 영업으로 송 대표는 목포와 영암, 장흥 등 인근 지역을 직접 돌며 소비자와 상인을 직접 만나며 홍보 판매한 결과 목포 막걸리 시장의 30%를 점유했으며 목포 유달산 인근 광관지 식당의 90%도 점유했다.

그가 개발한 막걸리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단연 자색고구마 막걸리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자색고구마를 원료로 사용해 지역특산품으로도 자리 매김하는 역할을 했다.

 송 대표는 “고적을 보니 해남이 바닷가에 위치해 쌀이 부족해 고구마를 많이 먹고 술도 담가 먹었다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년이 넘게 실험과 숱한 실패를 거쳐 출시된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에 비해 향과 당도가 높고 자색의 시각적 효과까지 얻어내 찾는 소비자들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에 멈추지 않고 이번에는 울금 막걸리를 출시했다. 자색고구마 막걸리가 자색의 아름다운 색과 부드러움으로 여성의 술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울금 막걸리는 기를 뚫어주고 트림이 없으며 다음날에도 숙취가 전혀 없어 남성의 술이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송 대표는 “일본 책자에서 우연히 울금의 효능을 접한 후 막걸리에 접목시킬 생각을 했다”며 “울금은 항암효과와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막걸리의 효모를 동시에 살려야 되기 때문에 일반막걸리에 비해 제조방법이 까다로웠다”고 밝혔다.

이렇듯 해남의 특산품을 이용해 지역경제에 활성화를 꾀한 붙두막영농법인은 최근 해남의 대표 브랜드 쌀인 ‘한눈에 반한 쌀’을 100% 사용한 ‘한눈에 반한 쌀로 빚은 막걸리’의 생산 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한눈에 반한 쌀 막걸리와 해남산 햅쌀 막걸리가 출시되면 연간 100톤 정도의 쌀이 소비될 것으로 추산된다. 송 대표는 “일본에 고구마 막걸리를 수출하는데 이어 이번에 출시될 한눈에 반한 쌀로 빚은 막걸리도 함께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느림의 미학 ‘식초’ 개발도 도전

막걸리로 기반을 잡은 송 대표는 이번에는 식초개발에 매진했다. 송 대표는 부인 정민심씨와 함께 옛날 부뚜막 식초를 만들던 방식을 재현해 지난 2006년 해남 쌀을 이용해 산도 6~7도의 식초를, 지난 2007년에는 해남 고구마를 이용해 산도 10~16도의 식초를 개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붙두막 발효식초는 변비와 산후통 등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인기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송 대표는 “발효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들도 대부분 주문이 끝난 상태”라며 “미국바이어 까지 관심을 보이며 식초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노력하는 옥천주조장 송우종 대표는 앞으로 로열젤리를 이용한 식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로열젤리 식초는 천연발효숙성 가공으로 고급화된 상품으로 성분검사와 영양검사를 받아 식품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늦가을 나락을 멍석에 널고 햇볕에 말려 탈곡까지 하고 나면 한해 농사일을 마무리한 셈이다. 여름철 찌는 더위 속에 논밭에서 피곤한 허리를 펴고 논두렁에 앉아 새참을 기다릴 때면 머리에 이고 오는 새참 함지박보다 손에 들고 오는 막걸리 주전자에 눈이 더 간다고 했다. 막걸리 한 대접 마시고 술기운에 노래 소리 흥얼대며 힘든 농사일을 지어나갔다.

옛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우리의 막걸리는 웰빙 바람을 타고 무한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선두 주자의 자리에 우뚝 서있는 붙두막영농법인 송우종 대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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