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청개구리쌀’

우리 인류의 영원한 먹거리인 식량자원의 변화 바람이 거세다. 단순히 먹거리 인식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관광, 체험 등 6차산업을 도입해 농업·농촌 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식량자원의 최후의 보루인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연구·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식량자원의 6차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영체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해 식량자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본지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일선 현장에서 꽃피우고 있는 식량자원의 6차산업화 사례를 통해 우리 농업·농촌의 새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우리밀가공공장영농조합법인
Ⅱ. 여수잡곡영농조합법인
Ⅲ. 청보리식품
Ⅳ. 거류영농조합법인
Ⅴ. 청개구리쌀마을
Ⅵ. 하루에세끼영농조합법인
 




쌀’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하락하는 쌀값, 물가 상승률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수매가격 등 우리의 주곡인 ‘쌀’에 대한 푸대접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일찌감치 친환경 쌀을 염두에 두고 마을 전체가 친환경농업에 뛰어들어 생산한 쌀에 독자 브랜드를 달고 제값 받고 판매하는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충청북도 청주시 강내면 ‘청개구리쌀 마을’이다. ‘청개구리쌀 마을’은 4인의 농업인들이 쌀 수입개방에 대비하고 소비자가 만족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뜻을 모아 지난 1997년 자립형으로 결성된 ‘맛 좋은쌀 연구회’에서 시작됐다.
관행농법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우렁이 농법을 이용한 GAP·친환경유기·무농약 청개구리쌀을 생산해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 철저하게 소비자가 선택한 품종만 재배

업인들 누구나 쌀을 생산할 수 있고 누구나 수매를 통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청개구리쌀 마을(위원장 이종호)은 남들과 차별화된 품종, 차별화된 재배법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생산한 쌀이 제아무리 품질이 뛰어난들 소비자가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헛일이 될 수밖에 없다. 청개구리쌀은 늘 소비자와 농업인이 공생·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왔다.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품질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시키는데 사활을 걸었다. 적어도 청개구리쌀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농산물 생산 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일체의 화학비료·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지속적이고 쉼없는 소비자들과의 소통 과정은 청개구리쌀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데 일조했고 농가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졌다.
재배하는 쌀 품종도 철저하게 소비자의 선택에 맡겼다. 매년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직접 생산한 쌀의 미질 테스트를 실시해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형편없는 품종은 가차없이 퇴출시켰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다양한 곳에서 납품 요구 쇄도로 이어졌다. 지난 2008년에는 청와대에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 고품질 지속키 위한 노력 아끼지 않아

개구리쌀의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의 쉼없는 노력이 수반됐기 때문이다. 청개구리쌀 마을은 매년 품질 보증을 위해 혼합률 조사 및 DNA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자체 우렁이 양식장을 준공해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 농가들은 우렁이 농법을 적극 활용해 친환경·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청개구리쌀 마을은 158ha 재배면적에 100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 품종은 백옥찰, 진수미, 대보벼, 청풍흑찰 등이다. 최근에는 홍미 품종까지 재배가 늘었다. 무엇보다 청개구리쌀은 흰쌀과 잡곱쌀 비중이 2대 8정도로 잡곡쌀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청개구리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도정할 수 있는 도정공장을 설치해 독자적인 판로를 구축하려는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청개구리쌀은 정부·지자체 지원으로 저온저장고와 일일 15톤을 생산할 수 있는 도정공장을 갖추게 됐다. 도정공장은 생산에서부터 상품화, 유통까지 모두 책임지고 독자적인 판로 구축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도정공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짓다보니 장소가 협소한데다 학교 급식 등 납품 규정에 부합하지 못해 100% 활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도정시설이 잡곡에 한정돼 있어 흰쌀 도정라인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놓여 있다. 청개구리쌀 마을은 투자를 늘려 시설을 확대할 것인지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 청주시 학교급식 납품, 품질이 비결

도정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청개구리쌀은 기존에 거래했던 K사와 거래를 지속했다. 그러다 2014년 한중 FTA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쌀값이 맥없이 떨어졌다. 거래하던 K사도 단가를 낮추는 것도 모자라 납품 물량을 대폭 줄이려고 했다.

위기에 놓인 청개구리쌀은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야 했다. 한중FTA 체결과 쌀값이 맥없이 폭락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로가 절실했던 것.

이때 이종호 위원장은 조심스럽게 학교급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하면서 그동안 농협에서 공급하던 학교급식에 청개구리쌀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농협에서 추청벼 품종 이외에는 급식에 참여할 수 없다는 주장에 청개구리쌀 마을은 어안이 벙벙했다. 학생들과 영양사들이 선택한 품종으로 급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 행정 편의주의로 품종을 결정한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결국 이 위원장은 농협이 내세운 추청벼와 청개구리쌀 마을에서 생산한 진수미, 대보 쌀 품종을 두고 각 학교 영양사들이 눈을 가린 상태에서 미질 평가를 실시하자는 제안에 농협이 응하면서 미질 평가가 진행됐다. 결과는 청개구리쌀에서 생산한 품종이 1위, 2위를 차지하며 학교급식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3월부터 본격적인 납품이 시작됐으며 올해는 600톤 내외 납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위원장은 “덕분에 쌀값 폭락으로 의기소침하던 농가들이 다시 의욕적으로 쌀농사에 참여하는 등 청개구리쌀 마을이 활기를 되찾았다”면서 “학교 급식이 지속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이종호 위원장


위기의 쌀산업, 청개구리쌀이 새희망 전할 터

친환경 농업은 후손을 생각하는 양심 농업이라는 기본 전제를 두고 앞으로도 양심을 지키고 솔직하며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이종호 위원장은 임기 시작과 함께 청주시 관내 학교급식에 뛰어들어 우여곡절 끝에 학교급식을 성공시켜 위기에 놓인 청개구리쌀을 재도약시킨 주인공이다.
이 위원장은 “언제나 수요자를 우선해 쌀 품종을 선택하고 새로운 친환경 농법연구와 농법보급으로 맛좋고 질좋은 청개구리쌀을 생산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사이버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도시·농촌 교류에 의한 직거래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FTA 개방화 물결이 거센 가운데 위기에 놓인 쌀 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청개구리쌀이 앞장서 전하고 싶다”면서 “늘 소비자가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쌀을 생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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