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 빨아 사과·대추·감 등 가지부분 고사시켜

올해도 중부지역은 마른장마인 것 같다. 생각보다 강우일이 많지 않고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적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대기 중의 습기 양은 병해충 발생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가뭄과 건조가 지속되면 해충 발생이 빈번하고 장마나 우기로 인해 대기에 습기가 많은 날이 지속되면 해충보다는 병해 피해가 많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올해는 강수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 최근 산림해충의 피해를 보면 흡즙성 해충의 피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 미국선녀벌레(Metcalfa pruinosa)의 피해는 우리 생활 주변인 도심지 공원, 아파트 정원, 가로수, 가까운 야산 그리고 농작물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해충이 되었다. 



2009년 발견 후 전국 확산

▲ 감나무 피해
미국선녀벌레는 우리나라에서 2009년 7월 29일 경북 고속도로 칠곡휴게소에서 최초 발견되었고, 곧바로 8월에 경남 김해시 한림원 단감과수 농원에서도 발견되었다. 경남과 경북의 발견지간의 거리와 발생상황 등을 종합하면 실제 침입한 시기는 이보다 2〜3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2011년 전국으로 확산되어 현재는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우리 눈에 쉽게 띤다. 최근 1〜2년 사이에 꽃매미 피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더니, 미국선녀벌레의 피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새롭게 침입한 해충에 대한 천적의 부재, 서식환경의 변화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전형적인 침입해충의 특성을 보인다.

 수액빨아 먹어 가지가 고사

미국선녀벌레는 성충과 약충이 가지와 잎에서 집단적으로 기생하여 수액을 빨아 나무의 가지를 부분적으로 고사시키고, 장마철 이후에는 이들의 배설물로 인해 그을음병이 유발되어 나무전체가 미관상 지저분해 보이는 피해를 준다. 이들에 의해 나무가 완전 고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어린나무의 경우는 밀도가 높을 경우 간혹 고사시키기도 한다. 주로 봄에 새로 생성된 신초 부위의 연약한 조직에 구침을 꽂아 수액을 빨아먹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흰색의 밀납을 분비하여 덮어쓰고 있어 수목의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꼬리 부분에 솜뭉치 모양 달려

▲ 대추나무 피해
태특성으로는 약충기에는 몸 전체에 하얀 밀납으로 덮어져 있고 크기는 5령 약충이 5mm정도의 크기를 가지며 꼬리 부분에 솜뭉치를 달고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흰 꽃으로 위장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약충기에는 흰색 왁스물질로 인해 쉽게 눈에 띤다. 약충은 살금살금 기기도 하고 잡으려하면 뛰기도 한다. 성충은 연한 황회색의 채색을 띠므로 자세히 보아야 관찰된다. 성충의 크기는 7〜8mm정도이며 날개 전면(全面)에 흰 솜 같은 작은 점무늬가 산재해 있고, 양쪽날개 가슴 쪽 위부분에 좌우 5개씩 검은 무늬가 있다. 눈은 짙은 황색을 띠며 몸체에 비해 비교적 크다.

8월말부터 나무줄기에 산란

1년 1회 발생하며 알로 월동한다. 알 기간은 일반적으로 8개월(240일) 정도로 비교적 긴 편이다, 난 발육을 위한 영점온도는 10.1℃, 유효적산온도는 252.5DD이다. 15℃에서는 49.6일, 30℃에서는 13.3일로 온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알은 5월 중·하순에 부화한 후 5령 약충으로 발육한 다음 7월부터 10월에 성충으로 우화하여 8월 하순에서 9월 사이에 줄기의 갈라진 틈새에 산란한다. 산란은 암컷 마리당 대략 100개 정도하며 유충발육기간은 대략 2개월이며 성충의 수명도 대략 2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과수, 화훼 가리지 않고 기생

▲ 복숭아나무 피해
기주식물로는 원산지인 미국에서 조사한 자료로는 50개과 102종 식물이 기주로 기록되어 있고, 유럽에서는 78과 330종이 기록되어 있는 다식성 해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기주 조사가 되지 않았지만 수목은 물론 초본, 과수, 화훼 등 우리나라 자라는 거의 모든 식물에 기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엽수에서도 주목에서 기생하는 것이 발견되었고, 대부분의 활엽수에서 발견되었다.

 발생 초기 면장갑으로 문질러 방제

최근 발생하는 해충 특히 흡즙성 해충은 구기(口器) 형태상 수목의 수액을 빨아먹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수목보호제(농약)도 접촉제 보다는 침투성 살충제를 사용하여야 효과가 높다. 하지만 이들 해충은 수목보호제(농약)에 대한 내성과 저항성 발현이 다른 해충들에 비해 높다.

따라서 수목보호제(농약) 사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며 같은 수목보호제(농약)를 연용(連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양한 농약을 구비하여 번갈아 가면서 살포하는 것이 효과를 높인다. 그리고 수목보호제(농약)의 사용보다는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가 발생 초기에 피해 부위를 면장갑 또는 헝겊으로 문지르거나, 피해 부위를 때거나 집어내어 소각, 묻거나, 문질러 죽이는 물리적 방제가 더 효과적이다. 해충방제는 ‘조기예찰 초동방제’라는 명제를 반드시 기억하면 쉽게 생활 주변의 조경수 수목의 해충관리를 할 수 있다.

희석한 수화제로 15일 간격 살포

▲ 사과나무 피해
미국선녀벌레의 방제법으로는 알에서 부화한 5월 중·하순에 디노테퓨란 수화제(10%) 또는 입상수화제(20%), 클로티아니딘 액상수화제(8%), 티아메톡삼 입상수화제(10%)를 물 20ℓ에 권장량을 희석하여 분무기로 수목이 흠뻑 젖도록 15일 간격으로 2〜3회 살포한다. 미국선녀벌레는 조기예찰과 초동방제가 무엇 보다 중요하다.

생활 주변의 조경수나 초본류에서는 발생초기에 쉽게 눈에 띠므로 면장갑 등으로 피해 부위를 문질러 주면 쉽게 방제가 되고 대면적 방제는 최근 발생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공동방제하면 효과적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천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1970년대에 유럽인 프랑스와 이태리로 침입하여 그들의 주요 과수 작물인 포도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여러 해 동안 약제 방제에 전력하였으나 실효성이 거두지 못하다가 천적인 집게벌의 일종인 Neodryinus typhlocybae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방사한 결과 피해 안정화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토종 천적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게 연구되어야 하고 동시에 도입 천적에 대한 연구도 위험도 평가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최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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