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 절감 넘어 ‘로열티 받는 종자 강국’ 실현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2013년 3월 취임 이래 줄곧 ‘현장중심·고객중심·정책중심’을 강조하며 연구자를 위한 연구의 부조리를 끊고 철저히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연구를 지향해 왔다. 특히 종자 강국 실현을 염두에 둔 R&D는 임기 4년차에 접어들면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세계 각국이 소리없는 종자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농진청에서 추진 중인 로열티 절감을 위한 종자 육성 연구사업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로열티 절감 종자 개발도 대단한 성과임에도 이를 넘어서 오히려 로열티를 받는 종자 수출국가로 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청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종자 수출 품목 다양화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고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양호 청장을 만나 농촌진흥청의 미래상을 엿들었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으로 종자산업 육성이 화두다. 갈수록 로열티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농업·농촌의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농진청은 종자주권 회복을 위한 유전자원 다양성 확보, 분야별 종자 개발로 농가의 로열티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로열티 대응 딸기, 장미, 국화, 버섯 등 6개 품목 보급률을 올해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85억원의 로열티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국산품종 주요 품목별 로열티 대응 품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장경쟁력이 있는 화훼류(12작목, 22품종), 수입대체용 약용작물(지황 등 3작목), 소비자 선호 버섯(풀버섯 등 3종) 품종 육성 등이 중심이다.

뿐만 아니라 종자수출을 염두에 두고 수출 전략품종 개발 및 해외생산기지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국화 ‘백마’ 품종의 중국현지 생산기지를 설립한 바 있고, 생산물량을 일본으로 수출했다.

종자산업이 국제적 패권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의 신젠타 인수가 가장 극명한 사례로 생각된다. 한국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국제적으로 농업분야 다국적 기업들이 활발한 인수와 합병을 통해 기업규모를 확대하고 집중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세계 각국이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키 위한 수단으로서 종자산업과 식량문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연구와 투자를 확대해 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1960년대부터 식량의 안정적 생산을 목적으로 신품종개발과 우량종자 공급사업을 국가 주도하에 적극 추진해 오고 있으며 1990년대 말부터 품종보호제도 등 종자산업법 시행을 통해 민간분야 종자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 바 있다.
우리도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종자산업육성 5개년 계획(2013~2017년)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특히 농진청에서는 국내 품종육성 및 육종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주곡 식량작물의 자급 달성과 채소종자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농업 유전자원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농업유전자원센터를 통해 재래종, 야생종 등 국내 자원과 기후변화, 수출용 종자개발에 대비한 국외자원 등 약 28만점 확보(세계 5위 수준) 국내·외 유전자원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그린 21사업’(2001~2020년)과 다부처가 참여하는 유전체사업(2014~2021년)을 통해 유전체 연구와 분자육종을 통한 생명공학 원천기반기술 확보와 실용화연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수출 및 수입대체 품종개발을 통한 종자강국 도약 및 종자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2012년부터 ‘골든시드프로젝트’ 추진 중이다.

종자 강국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매우 긍정적이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종자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농진청은 지난 2006년부터 로열티 부담이 큰 딸기 등 6개 품목에 대해 품종개발연구를 추진해 지난 10년간 501품종(2006~2015)을 개발해 국산품종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6개 품목에 대한 로열티 지불액을 2012년 176억에서 2015년 121억으로 55억원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진청은 국산품종 대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로열티 기반 확보와 장미, 딸기, 국화 등 우수 품종에 대해 국외 품종보호출원과 적응성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참다래, 딸기, 장미 등 7작물 32품종에 대해 일본 등 6개국 수출로 로열티를 받는 나라로 전환됐다.

참다래 ‘제시골드(2002년)’, ‘한라골드(2007년)’의 중국 수출로 20년간 총 100억원의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미 ‘그린뷰티’ 등은 화훼 선진국인 네덜란드에 수출해 2011년부터 약 9억원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등 7개국에 장미, 국화 등 116품종을 출원해 61품종을 등록했으며 2009년 이후에는 13개국에서 딸기, 감귤 등 10작목 66품종에 대해 국외적응성 시험재배를 추진 중이다.  국산 품종 수출은 우리 농업기술의 이미지를 높여 국산 농산물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장께서는 로열티 절감을 위한 종자 개발과 함께 수출농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의 행보에 대해 말씀해 달라.


농진청은 2013년 8월 신선저장유통팀을 신설했다. 농산물을 수출키 위해서는 수송 과정에서 상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저장유통팀은 농산물 수출의 애로사항인 신선도유지, 부패방지 등 저장기술과 수입국 검역기준에 부합하는 포장제 등을 개발해 딸기, 참다래 등 신선농산물이 수출될 수 있게 했다.

또한 신선농산물 수출시장 확대, 물류비 절감 등을 위한 안전 농산물 생산, 수확 후 관리 기술 등을 개발해 보급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상품개발 등 신시장 개척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쌀, 포도, 김치, 삼계탕 대상 현지선호도 등 수요 분석자료를 마련키도 했다. 중국 쌀 수출을 위한 ‘RPC 기술지원 전담반’을 운영 중이며, 할랄식품 수출 애로기술 지원, 해외정보 분석사업 등에 예산을 지원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선도유지·부패억제 등 저장기술과 수입국 검역기준에 부합하는 포장방법 개선 등 고질적인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일례로 에틸렌을 이용한 후숙기술, 딸기·참외의 선박수출에 용이한 선도유지기술을 개발해 수출 활성화를 꽤했다.
이와 함께 수출현장 애로기술의 직접 발굴을 위한 ‘수출현장리포터’운영, ‘수출농식품 기술지원 협의회’구축 및 현장컨설팅을 추진 중이다.

수출농업 육성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며 수출농업 육성이 우리나라 농업·농촌·농업인 문제 해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가.

농산물 시장개방의 가속화에 따른 수입농산물 증가는 국내 농산물 가격하락, 수익성 악화, 농업소득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 농업소득 정체로 농가수와 농가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농촌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농업·농촌의 실정이다.

일시적인 농업 피해보전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수출농업 육성은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견인한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기준을 충족하는 안전하면서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한 기술혁신은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끊임없는 연구로 개발된 우수한 국산 품종과 농업기술로 무장한 우리 농산물이 해외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농업인의 소득 증대가 가능하다. 

신기술 개발, 경영 혁신에 따른 생산량 증가가 소득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좁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결국 수출 확대는 국내 농업생산액, 농업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농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첨단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한 수출농업 육성으로 우리 농업을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다.

끝으로 주요 업무추진 방향과 농업ㆍ농촌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그동안 수립한 방향과 계획에 따라 농업인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것이다. 특히 고객중심, 현장중심, 정책중심의 업무에 박차를 가해 농업인, 소비자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우리농업은 FTA, 기후변화와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고 있는데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진흥청과 같은 전문농업기관을 통한 R&D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농업은 생업에서 산업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는데 미래에는 식량안보 산업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이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효자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농식품산업이 새롭게 전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