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부터 성과 내는 현자(賢者) 될 것”

“농가협의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계열주체와 ‘갑’, ‘을’ 관계가 아닌 동반자로써 대화와 토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지난해 6월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장에 선출된 김상근 회장은 지난 13일 전북 익산에서 취임 1주년을 즈음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05년 무렵 제1기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가 결성될 당시에는 계열화사업의 왜곡이 가장 절정에 달해 강력한 투쟁만이 유일한 농가들의 표출 수단이었다. 타협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시 투쟁을 통한 요구사항 관철이 난무했던 터라 농가협의회는 계열업체와 늘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의 농가협의회는 그야말로 개과천선(?)을 했다. 강력한 투쟁은 애초부터 없었다. 계열주체와 현안을 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새로운 변화를 택한 것이다.

김상근 회장은 “과거에는 강력한 투쟁만이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체행동이 빈번할 수밖에 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투쟁 활동에 비해 성과는 극히 미미했다”면서 “이는 결국 투쟁보다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성과를 쟁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가협의회가 강력한 행보를 이어가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 농가들 사이에서 ‘어용’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현실의 농가협의회는 더 이상 투쟁집단이 될 수 없다”면서 “충분히 대화를 통해 농가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할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용’이라는 비난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이제는 계열주체들도 농가협의회를 상생·공생 존재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화 채널에 참여할 정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농가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계열주체들과 진솔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고 있고 앞으로도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1년여간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다고. 당장 강제 환우 금지, 계열업체 부도 시 사육농가 보호대책, 무허가 축사 적법화 등 현안이 산적하다.

김 회장은 “육계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종 현안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업계의 중지를 모아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큰 성과만을 기대하며 활동하는 우자(愚者) 보다는 작은 것부터 실행해 성과를 내는 현자(賢者)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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