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 마늘·양파 산지 수매가격 분석 및 시사점

마늘과 양파의 산지 수매가격은 도매시장 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다시 산지 수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가 규명됐다. 이에 따라 마늘 양파의 주산지 수매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이듬해 수확기까지의 수급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량과 괴리되는 산지 수매가격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행한  ‘KREI 현안분석-마늘·양파 산지 수매가격 분석 및 시사점’은 국민식생활에 필수 조미채소인 마늘과 양파의 수매가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1년에 한 번 수확하여 이듬해 수확기까지 저장출하가 이루어지는 품목인 만큼 생산량의 증감에 따라 산지 수매가격이 결정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난지형 마늘의 경우 2006년 생산량이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그러나 수매가격은 전년과 비슷했다. 2007년은 생산량이 전년보다 6% 증가했음에도 산지 수매가격은 25% 높아졌다. 2014년에는 전년대비 생산량이 14% 감소했음에도 산지 수매가격은 오히려 16% 떨어졌다.

산지 수매가격은 연중 도매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매가격 결정은 마늘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농가는 다음 해 농사에서 마늘 파종면적을 결정할 때 수확기 가격과 정식기 가격을 참고하기 때문에 수매가격은 다음 해 마늘 재배면적에 영향을 끼친다.

양파의 산지 수매가격은 생산량 증가와 별개로 꾸준한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2004~2015년 산지 수매가격은 연평균 7% 상승했다. 저온저장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저장양파 입고시기(6~8월)에 산지유통인(저장업체), 농협 등의 수매경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만생종 양파의 경우 2010년 생산량이 전년대비 5% 증가했다. 그러나 산지 수매가격은 전년보다 28% 높았다. 2011년은 생산량이 전년보다 6% 증가했지만, 산지 수매가격은 전년과 비슷했다. 2013년에는 생산량이 전년대비 14% 증가했지만, 산지 수매가격은 오히려 12% 높았다.

양파농가의 경우 대부분의 판로가 저장업체이기 때문에 생산량과 관계없이 수매가격이 높을 경우 저장업체 입고가격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럴경우 저장업체는 경영악화를 겪을 수밖에 없고, 결국 농가의 판매처가 축소되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산 적정수매가  작년보다 200원/kg 내외 낮은 수준”

2016년산 마늘 전체 재배면적은 전년에 비해 1% 증가하지만, 평년보다는 19% 감소한 2만758ha. 난지형은 대서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한 1만6,498ha로 집계됐다. 난지형 마늘 예상 단수는 1,492kg/10a. 전년보다 6kg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2016년산 난지형 마늘 생산량은 대서종을 중심으로 24만6,000톤. 전년보다 10% 늘어난 물량이다.

농경연 송성환 전문연구원은 “2016년산 생산량을 기준으로 적정 수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작년 수매가격(3,419원) 보다 200원/kg 정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면서 “난지형 중 남도종 수매가격은 주산지인 호남과 제주의 생산량 감소로 작년(2,634원) 보다 1,000원/kg 이상 높지만, 대서종은 생산량 증가로 남도종보다 500원/kg 이상 낮은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6년산 양파의 전체 재배면적은 1만9,891ha. 이 가운데 중만생종은 전년대비 6% 늘어난 1만6,906ha로 집계됐다. 특히 중만생종 양파의 단위당 수확량이 전년보다 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016년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109만1,000톤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적정 수매가격은 전년대비 200원/kg 내외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산지인 전남의 수매가격은 전년보다 kg당 200원, 영남은 300원 낮은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지농협 마늘·양파  수매방식 전환 필요”

“마늘·양파 수매가격은 도매가격과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소비지 가격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산지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산지 수매가격은 농업관측 정보와 산지 생산동향 등 수급정보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2016년산 마늘과 양파 생산량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우리나라의 수급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의 2016년산 마늘, 양파 생산량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 변화에 따라 통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마늘 통계는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한지형의 경우 주산지가 한정되어 있고, 비중도 20% 안팎으로 작은 상황. 반면 난지형의 경우 남도종과 대서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5년의 난지형 마늘 수요를 보면 2010년 전체 난지형의 73%가 남도종. 그러나 2015년에는 58%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동안 대서종은 27%에서 42%로 늘어났다. 이는 김치 소비 감소에 따라 부재료인 남도종 마늘보다 덜 매운 대서종 마늘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급안정과 산지 수매가격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마늘 통계에서 난지형을 남도종과 대서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산지 농협의 수매방식을 ‘매취+수매’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기존 수매 방식의 경우 재배 초기에 계약금액을 제시한 후 수확기에 주변의 포전거래가격과 도매가격 동향 등을 감안하여 수매가격을 결정하고 매취하는 방식이다. 매취방식은 농협의 경제사업 성패와 관계없이 농가는 수확기에 일정 소득을 보장받게 되지만, 농협은 경제사업의 성패에 따라 발생된 손익을 100% 부담해야 한다.

반면 수탁방식은 농협이 일정 수수료를 징수하고, 출하시점의 가격 등락에 대한 손익은 농업인이 전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이는 출하기 가격 등락에 대한 위험에 농업인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고, 농협은 수수료에만 안주하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매취+수매’ 방식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송 연구원은 “재배 초기에 제시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수매하고, 수매 후 경제사업의 성패에 따른 손익을 농업인(70%)과 농협(30%)이 분담하는 구조”라며 “이 경우 농업인은 수확기에 수매가격 인상을 요구하지 않게 될 것이며, 농협 또한 30%의 경제사업 수익을 위해 판로를 확보하고 판매량을 증대하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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