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토종닭 품종 탄생 ‘소래1호’

토종닭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그동안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졌던 한협축산의 한협3호 품종과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품종 소래영농조합법인의 ‘소래1호(구 천금계)’가 최근 종계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토종닭산업의 품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사)대한양계협회에서 개최된 종계검정위원회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소래영농조합법인(대표 김연수)이 종계검증을 신청한 ‘궁궐 오골계’와 ‘소래1호(천금계)’를 신품종으로 인정해 줄 것이냐를 두고 의견차가 팽배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장실사결과와 제출서류에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두 품종은 종계인증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어 지난 5월 9일 (사)한국토종닭협회가 개최한 ‘토종닭인증위원회’에서 소래영농법인이 신청한 두 품종은 토종가축종자로 최종 인정 받았다.

통상적으로 종계검정 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신품종으로 인정받기 위한 과정 또한 매우 까다롭끼 때문에 현재까지 신품종으로 등록된 사례는 한협축산의 한협3호와 긴꼬리닭 밖에 없을 정도다.

 토종닭 신품종은 업계의 요구

가금육종은 닭의 복부지방을 적게 하고 육질을 개선하는 육종,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유전적으로 높은 육종, 식우성을 비롯한 특정 행동습성에 대한 유전적 계통선발, 사료효율 향상을 위한 육종 등 다양한 목적을 두고 추진된다.

무엇보다 육종은 시대의 변화, 환경의 변화, 소비패턴의 변화 등을 충족할 수 있도록 쉼 없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시간, 인력 등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민간 기업에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투철한 사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래영농법인 김연수 대표가 국내 토종닭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신품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신에 따라 흔들림없이 ‘천금계’ 육종에 매진해 왔고 종계검정위원회에서도 이를 높이 평가했다.

김연수 대표는 “혹여 AI(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질병 발생으로 한협 토종닭의 PL(순계), GPS(원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면 국내 토종닭산업은 근간이 흔들릴 만큼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면서 “이러한 부실한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품종이 반드시 필요했고 소래영농법인은 마니커에서 인수한 ‘천금계’를 지난 1998년부터 지속적으로 육종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천금계’, ‘궁궐오골계’토종닭 대표 품종 성장

▲ 오골계
조선조 19대 숙종임금이 중병을 앓던 중 오골계를 드시고 건강을 회복한 후부터 특산품으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고 전해질만큼 귀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소래영농조합은 지난 1995년부터 오골계 사육에 뛰어들어 국내 최대 사육규모를 갖추고 있다.

오골계는 성인병 예방에 좋은 리놀렌산이 일반 닭에 비해 다량 함유돼 피를 새롭게 하고 원기를 회복하는데 으뜸인 식품으로 꼽혀 왔으나 비싼 병아리 가격과 사육 및 번식의 어려움으로 일반 농장에서 선뜻 사육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

이같은 문제점을 일찌감치 파악한 김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빈약한 체형으로 상품성이 떨어진 오골계의 체형을 우선으로 선발 육종해 체구를 키웠고 2010년에는 체형·체중 및 벼슬형태에 따라 계통을 분리하는 등 육종에 만전을 기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소래영농법인은 품종 개량에 성공해 오골계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궁궐오골계는 지난 2002년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닭고기 품질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2003년에는 경기도지사 인증 G마크를 획득, 2006년에는 친환경축산물인증을 받았고, 2015년 11월에는 (사)대한양계협회에 PL(순계) 등록하는 등 결실을 맺고 소비자들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 소래1호
반면 ‘소래1호(천금계)’는 과연 존재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질 만큼 철저하게 베일에 감춰진 품종이었다. 소래1호는 지난 1992년 (주)마니커의 전신인 천호인티그레이션이 이스라엘산 종계와 국산 육계를 교배해 탄생시킨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품종을 소래영농법인이 지난 1998년 인수해 현재까지 육종을 거쳐 이번 종계 검정에 나선 것이다. 소래영농법인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1세대씩 18년동안 유지 보존했고 2009년부터 매년 1세대씩 외모특성과 주요형질의 유전능력에 따른 선발과 유전적 특성을 조사해 능력별로 4계통 조성했다. 지난 2015년 11월 19일 (사)대한양계협회에 PL(순계) 등록을 완료했다.

천금계는 생육기간이 약 50일로 기존 토종닭과 비교해 사육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육질은 토종닭과 일반육계의 중간 정도의 육질을 갖고 있으며 삼계탕, 백숙요리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토종닭시장의 독보적 지위를 가진 한협3호와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격적인 시장공략 나설 것

소래영농법인은 국내 오골계 시장을 평정한 ‘궁궐오골계’가 종계검정으로 당당하게 품종을 인정받은 만큼 시장 지배력이 확고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삼계탕 중국 수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행보도 발빠르다. 농촌융복합산업사업장 인증, HACCP 인증, 무항생제 인증 등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앞서 필수 인증 취득을 완료했다. 소래영농법인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본사 터에 최근 삼계탕 가공장 설치를 완료한데 이어 3층 규모의 본사 사옥을 짓는데 매진하고 있다. 최근 완공된 가공장이  HACCP 인증 등 절차를 완료한 만큼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삼계탕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오골계 구이
오골계 숯불구이, 오골계 백숙 등 다양한 요리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소래1호는 당장 내년부터 종계, 병아리 분양시장에 뛰어들 방침이다. 20년간 꾸준히 육종을 추진해 온 만큼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김 대표는 “소래1호는 사육일수가 빠르면서도 토종닭이 가진 고유의 육질을 함유하고 있어 유통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특히 고객들이 요구하는 모든 사안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육종을 강화해왔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미니 인터뷰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


“토종닭·오골계 닭고기산업 선도해 나갈 터”

대표’라는 직함보다는 ‘회장’이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는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 지난 7년간 (사)한국토종닭협회장을 맡아온 그는 토종닭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2월 ‘회장’ 직함을 내려놓고 터전인 소래영농법인으로 돌아온 그가 공격적으로 꺼내든 카드가 ‘궁궐오골계’와 ‘소래1호’의 종계검정이었다. 회장 재임시절 시도하려 했으나 ‘특혜’ 논란이 부담스러워 잠시 내려놨다. 

김 대표는 “20년 이상 육종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종계검정은 통과될 것으로 확신했다”면서 “종계검정이 완료된 만큼 산업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토종닭 신품종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다양한 먹거리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됐으며 해외수출도 가능한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소래영농법인 두 품종이 대한민국 닭고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가는 대표 품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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