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문 섭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연구사



입하(立夏)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된다. 여름나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지친다. 여름나기가 힘든 이유는 아무래도 덥고 습함이 절정에 달하는 폭염 때문일 것이다.

더위에 지쳤을 때 활력을 선사해줄 뿐만 아니라 깊은 갈증까지 해소해주는 것이 바로 오미자차다. 얼음 동동 띄운 붉은 빛깔의 오미자를 생각하는 순간 벌써 입안에 침이 고인다.

오미자의 껍질과 과육은 달고 시며, 씨는 맵고 쓰다. 전체적으로 짠맛이 있어서 다섯 가지 맛(오미, 五味)을 내는데 그 중 신맛이 제일 강하다. 신맛 때문에 생으로 먹긴 힘들며, 주로 오미자청이나 오미자차 등으로 가공해서 즐긴다.

또한 오미자의 붉은 빛깔은 시각적으로도 맛깔나, 떡이나 물김치 등 음식에 붉은 빛을 낼 때 사용하기도 한다.

오미자[Schishandra chinensis (Turcz.) Baill.]는 오미자과(Schisandraceae)에 속하는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오미자와 흑오미자 그리고 남오미자 등 3종이 자생하고 있다.

오미자는 우리나라 전국에서 자라는데, 흑오미자는 제주도 한라산 일부에서 자생하고 남오미자는 남부 일부 해안과 섬 지방, 제주도 저지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오미자는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 일반적으로 4월 하순부터 5월 중하순까지 꽃이 피고, 수정 후 약 125일, 즉 8월 하순부터 9월 중·하순에 열매를 수확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미자의 신맛은 간장과 담, 쓴맛은 심장과 소장, 단맛은 비장과 위, 매운맛은 폐와 대장, 짠맛은 신장과 방광을 보호한다고 한다.

또한 눈을 밝게 하고 술독을 풀며 기침과 천식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미자는 ‘해수(咳嗽, 여러 종류의 기침병)를 다스리는 귀신같은 약’으로 불릴 만큼 기관지를 보(補)하는 약재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임상실험 결과, 만성기관지확장증 환자의 기침과 천식에 좋고 폐 기능을 돕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요즘같이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에는 기관지에 좋은 산물들이 주목받기 마련인데 오미자가 그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염환자에게 오미자를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높고 간 보호 작용을 발휘한다고 한다. 또한 스트레스성 궤양을 예방하여 위액 분비를 억제하고, 각종 세균에 억제 작용을 나타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오미자는 중추신경계통의 반응성을 높여 뇌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 기능을 안정시켜 치매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사고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에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자는 2년생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 특성이 있으며, 그 해에 발생한 가지는 다음 해에 결실지(結實枝, 열매를 매달 꽃봉오리 가지)가 되어 꽃이 피게 된다. 씨뿌리기한 실생묘(씨모)의 경우, 2년생부터 열매 수확이 가능하지만 큰 수확량을 기대할 수 없고 보통 3년생부터 일반적인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으며, 나무를 밑동까지 바싹 자른 삭벌묘(削伐苗)의 경우 삭벌 후 2년차부터 일반적인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오미자의 재배유형은 크게 울타리형, 덕형, 하우스형으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V형, 사다리형 등의 새로운 유형들과 기본 유형을 복합시켜 재배지 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재배를 한다.
최근 들어 오미자의 간 보호작용, 위궤양 예방 효과, 심혈관 순환 장애 개선, 치매 예방 등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오미자에서 쉬잔드린(Schizandrin)이라는 성분을 간염 치료제로 개발하였다.

오미자는 새로운 효능과 약리 활성 물질의 개발이 기대되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서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에서는 오미자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오미자 열매의 기능성 물질 연구와 신품종 육성 연구를 실시하여 오미자 활용도에 대한 국민 수요에 발맞춰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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