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당 7~800만원…소비 줄어도 도축두수 부족으로 강세 지속

최근 한우의 시장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생산기반인 가임암소까지 제한없이 팔아넘기고 있다. 가격 안정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육기반 붕괴 위험까지 점쳐지고 있다. 한우산업의 핵심이었던 중소영세농가들이 대거 폐업하면서, 부실한 번식기반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농협 영농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국단위 한우 산지 평균가격은 590만2천원(600kg 큰소 암컷)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달 평균보다 120만원 26% 뛴 가격이다. 출하체중이 700kg이상이 대다수인 농가들의 경우 마리당 200만원 가량의 수입이 증가한 게 된다.

이날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의 지육도매가격 또한 kg당 1만9천560원까지 치고 올랐다. 두당 지육무게가 450kg를 넘는 한우 한 마리 성우 가격이 700만~800만대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축산유통분야에서의 한우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분위기를 타고 한우사육농가들의 출하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한우가 부족해서 당분간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우 사육마릿수가 감소하면서 4월 도축두수가 4만1천747마리로 지난해 같은기간 5만5천707마리보다 1만4천여마리가 줄었다. 5~6월 도축두수 또한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지육가격은 2만원대를 넘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임암소 또한 107만마리로 두자릿수에 접근하고 있다. 사육두수는 2016년 3월기준 247만8천마리.

결국 이러한 현상이 지속 누적되면서 수요가 수입쇠고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 1~3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7만8천여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증가한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산지에선 송아지 가격도 뛰고 있다. 18일 기준 산지송아지가격은 암컷 평균이 294만원, 수컷 374만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일년전 각각 222만원, 289만원 등과 비교해 급등세인 것이다.

소값 폭락이라던 2013년 때의 100만원선과 비교하면 최고 3배까지 차이나는 가격이다. 이로인해 농가들이 입식을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의 소값이 가장 높은 선이라고 가정할 경우, 300만원의 송아지를 들여서 2년간 300만원어치의 사료를 급여해 키우면 과연 생산비를 건질 수 있느냐는 게 농가들의 입식 부담 이유다.

경기 평택 한우농가 정민택씨(50)는 “생산단가를 감안했을 때 비싼 송아지값과 사료값 등 쉽게 입식할 수 없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특히 암소사육으로 번식에 종사하는 농가들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송아지값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시장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한우시장은 지난 8년간 사육농가가 절반이상 줄어든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통계청이 내논 1/4분기 가축통계에 따르면 3월기준으로 한우사육농가는 8만7천573농가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18만2천호에 비해 무려 10만농가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2012~2013년 당시 ‘한우값 폭락 사료값 폭등’으로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한우 반납’ 시위가 한창일 때 영세한우농가를 시작으로 6개월만에 9천농가가 이농했던 사례가 있다. 이즈음에 IMF 피해대책으로 내논 정부의 폐업지원사업이 한우산업에 집중되면서 2012~2014년까지 한해 2만농가씩 한우사육을 포기했다. 

이와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전문연구원은 “한우산업의 생산기반이었던 사육규모 10마리 안팍의 농가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다양하고 안전하게 다져온 번식기반이 위태롭게 된 것”이라며 “급격한 전업규모로의 변모는 시장상황에 따라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고, 현재의 가격 고공행진이 난파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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