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바람 잘날이 없던 닭고기자조금은 지난해 심순택 위원장을 새 수장으로 선출하고 순항을 이어왔다. 내년에는 100억원대 예산이 단언될 만큼 분위기도 한껏 고무됐다.

그러나 닭고기자조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일방적으로 2016년 예산안을 손질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관리위원회, 대의원총회를 거쳐 확정된 예산안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최종 승인 과정에서 누더기가 되면서 대의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 대의원회는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효과, 성과 등이 극히 미미했던 사업에 대한 예산을 줄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예산을 늘리는 것을 주요 골자로 2016년 예산안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2016년도 예산안 최종 승인 과정에서 대의원회 의견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입맛대로 예산을 재편성했다.

이 때문에 대의원회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농식품부 멋대로 닭고기자조금이 운영된다면 즉각 대의원회, 관리위원회부터 해산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의원들은 당초 예산안대로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올해 닭고기자조금 사업 파행은 물론 비협조로 일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닭고기자조금은 공동 주관단체인 양계협회, 토종닭협회, 육계협회, 목우촌 등과 협의과정과 관리위원회, 대의원총회를 거쳐 예산안을 최종 확정한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지원을 빌미로 산하기관 쯤으로 치부해 월권을 행사한다면 닭고기자조금은 또다시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닭고기자조금은 닭고기산업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이끌고 갈 것이라는 육계인들의 희망과 염원이 담겨 있다. 자조금 100억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정부의 엉뚱한 행보로 또다시 좌초되지 않을까 깊은 염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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