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한파” 와인차 ‘뱅쇼’로 사르르~

히들 ‘포도’하면 ‘와인’과 연관 짓게 된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은 와인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으로 유명세를 탄 와인 한병에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할 정도이다.

국내에서도 수년전부터 국내 포도를 원료로 다양한 와인 상품을 내놓을 만큼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유럽시장과 견줘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 등 수입와인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산 와인의 설자리가 그만큼 좁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와인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와인 차’를 주무기로 와인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평특선주영농조합법인(대표 김경철)’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은 430농가에서 매년 8,000톤의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 포도생산이 포화를 이루면서 가평 포도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가평 포도농가들은 고민 끝에 전체 430농가 중 300여명(4,800톤)이 참여해 지난 2007년 가평특선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포도 가공산업 도전에 나섰다. 가평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에서  지역특성화사업으로 개발한 ‘와인차 제조방법’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가평포도의 변신을 이끌었다.

본격적인 제품개발과 산업화 추진은 지난 2011년부터다. 와인전문가 김홍철 연구개발실장을 영입해 가평 와인만의 차별화를 꽤했다. 제품 다양화도 실현했다. 로제와인, 스위트와인, 스위트레드와인, 드라이와인 등 소비자 기호를 고려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이때부터 지역축제와 연계한 마케팅이 도입됐다. 가평군의 대표축제인 자라섬 재즈패스티벌과 겨울축제인 씽씽축제 행사장에서 가평 와인 신제품 홍보에 나섰다.

여기다 가평 와인만의 특별함을 갖춘 신제품도 출시됐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유명 쉐프인 막시알 블랑숑(Martial Blanchon)을 초빙해 시험제조 끝에 뱅쇼를 만들었다. 브랜드도 ‘자라섬 뱅쇼’로 정했다.
‘뱅쇼(Vin Chaud)’는 불어로 ‘따뜻한 와인’이란 뜻이다. 뱅쇼는 무알콜로 남녀노소 누구나 마실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의 인기에 힘입어 커피 전문점 매장마다 다양한 뱅쇼 메뉴를 선보일 정도로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자라섬 뱅쇼는 물 좋고 산 좋은 가평에서 지역주민들이 정성들여 생산한 포도를 주원료로 아카페 와인에 계피와 꿀, 과일 등을 넣고 끊여 만든 건강음료로, 맛이 제대로 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매출신장이 가파르다.

자라섬뱅쇼 제조과정은 먼저 품질이 우수한 가평포도를 숙성시킨 후 70~80°C 감압탱크에서 끊여 여기서 나온 증류주는 브랜드 상품으로 완성하고 알콜이 날아간 와인에 계피와 꿀, 과일 등을 넣고 다시 끊이면 뱅쇼가 된다.

가평특선주영농법인은 지난 2013년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는 뱅쇼와 함께 여름에 차게 마실 수 있는 뱅쇼 제품도 개발했다. 겨울용 뱅쇼는 단맛이 높아야 하고 여름용 뱅쇼는 상큼한 맛이 강해야 한다.
가평특선주영농법인은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파우치 형태의 뱅쇼 와인차를 출시했다. 기존 과일즙이나 포장음료보다 포장필름을 고급화해 맛과 저장성을 한층 높였다.

자라섬 뱅쇼는 2013년 ‘제10회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에서 대중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포도=와인’이라는 수식어에서 탈피한 ‘뱅쇼’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듬해 재즈 패스티벌 행사에서는 1만잔이 판매될 정도로 재즈페스티벌 대표음료로 자리매김했다.

러나 가평특선주영농법인은 축제장에서 인기몰이가 지속되지 못하는 현실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곧장 대형유통매장, 홈쇼핑 등 다양한 판로 개척을 통한 매출신장을 기대했으나 성과가 전무할 만큼 맥을 추지 못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곳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류갑희)이었다. 가평특선주영농법인은 지난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만남을 통해 각종 지원을 받으며 활기를 되찾았다. 
김경철 대표는 “제품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초기자본, 컨설팅에 대한 다양한 정보, 다각도의 홍보활동을 펼칠 수 있기까지 실용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특히 홈쇼핑 관계자들과 미팅을 통해 유익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매우 만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용화재단은 홈쇼핑, 대형유통매장 등 판로개척에 아낌없이 지원을 펼쳤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달 22일 NS홈쇼핑방송을 통해 자라섬뱅쇼가 첫선을 보이고 700세트(4천2백만원)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1년 한해 매출이 불과 5천만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매출 신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억원을 넘어섰다. 여기다 유명 커피 전문점과 공급계약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홈쇼핑, 대형유통매장 등과 입점 시기가 조율중이어서 자람섬뱅쇼 매출의 급속한 신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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