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 시기 확대, 임업현장의 노동력 절감 효과 기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적으로 우리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자연, 사회 및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숲과 나무도 이산화탄소와 온도 상승에 따른 기상재해에 의해 종자발아, 묘목의 생장, 식생대 및 수종 구성과 분포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종국적으로 산림생태계 구조와 기능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나무를 키우며, 숲을 조성하고 가꾸는 임업현장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묘목’ 원하는 시기에 심는 기술 개발

▲ 저온저장 편백나무 포장
올해는 온도상승, 가뭄, 국지성 집중호우, 겨울철 한파 등으로 산림용 묘목 생산현장에서 묘목 피해가 과거에 비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우량 묘목의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또, 3~8월까지 강수량은 작년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더욱 심각한 피해가 있었다.

봄철 3~5월까지 묘목 생산지와 조림지의 기온 차이에 의해 조림지 토양은 녹지 않아 조림 시기가 늦어지는 반면, 묘목은 조림 전 묘목 생산지에서 생육활동을 시작하면서 묘목 굴취, 포장, 식재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이러한 이유로 조림 이후에도 기상조건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져서 활착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저온저장 소나무 포장
이와같이 임업현장에서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최고 품질의 묘목을 원하는 시기에 언제라도 심을 수 있는 산림용 묘목 저온저장 기준을 국내 최초로 제시했다.
나무는 저장 이후 바로 소비되는 과일, 채소, 곡물 등과 달리 살아있는 상태로 다시 산에 심어져야 하기 때문에 다른 농산물과는 저장 방법이 확연히 다르며, 저장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이러한 산림용 묘목 저온저장 기준을 구축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저온저장 시설을 이용해 저장 온도와 기간, 묘목 포장 및 해동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 저온고용 박스 이중 포장
우선적으로, 산림용 묘목은 저장 기간에 따라 온도를 달리해야 한다. 겨울철 나무가 생육활동을 멈추고 잠을 자고 있는 월동기간 동안 나무의 생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비구조성탄수화물을 측정한 결과, 저장 기간이 2개월 미만까지는 2℃(냉장) 저장 온도의 나무가 ?2℃(냉동) 저장 온도보다 비구조성탄수화물이 높았지만, 2개월이 지나면서 ?2℃(냉동) 저장 온도의 나무가 높아지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저장을 걸쳐 나무를 심은 후에도 2℃(냉장)에서 6개월간 저장한 나
▲ 산림용 묘목 저온저장고 내부
무을 제외하고 모두 90%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였으며, 물질생산량 또한 저장 2개월까지는 2℃(냉장)에서, 저장 6개월에서는 ?2℃(냉동)의 나무가 우수한 물질생산량을 나타냈다. 즉, 저장 기간이 2개월 미만일 때는 2℃(냉장), 저장 기간이 2~6개월은 ?2℃(냉동)가 적정 수준이며, 이때 저장고 내 습도는 50~70%가 최적 조건이다.

경제림 조성 확대에 필요한 실용기술

상록수 묘목의 경우 뿌리 부분만을, 낙엽수는 묘목 전체를 비닐로 포장한 후, 저장고용 상자에 다시 이중으로 포장해야 한다. 상자를 이용
▲ 저온저장 낙엽송 포장
한 이중 포장은 저장기간 중 나무가 마르지 않고 상자 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특히, 저온저장 시설 내에서도 냉각팬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야하며, 그렇지 않을 시 묘목이 말라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나무를 산에 심기 전 3~5일 정도 그늘과 상온조건에서 해동기간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조림지의 기후 조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림목의 활착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산림용 묘목의 저온저장 기술 개발은 경제림 조성을 위한 조림 확대라는 산림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용기술이다. 일선 임업현장에 바로 적용함으로써 우량 묘목을 조림현장에 적기 제공할 수 있으며, 조림 성과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제외하고 언제라도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조림 시기를 확대할 수 있으며, 포장기술 향상으로 묘목 운반 등 임업현장에서의 노동력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에서는 현재 지방산림청 양묘사업소뿐만 아니라 민간 양묘장에서도 이러한 저온저장 기술에 따라 산림용 묘목을 저장하고 있으며, 향후 지방산림청 양묘사업소와 함께 점진적으로 적용 수종을 확대해서 수종별 저장 매뉴얼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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