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정단계’ vs 산지 ‘출하원가 이하’

최근 정부가 고랭지배추 수급상황에 대해 ‘안정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종기 가뭄에 따른 물대기 비용과 관리비용 등을 감안할 때 작금의 시세가 생산자 입장에서는 절대 안정단계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정부는 ‘고랭지배추 수급 동향’을 통해 “최근 적절한 강우 및 기온에 따른 작황 호조로 도매가격은 수급조절매뉴얼 상 ‘안정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7월 중순 6,015원에서 7월 하순 4,904원하던 것이 8월 상순에는 6,323원으로 안정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8~9월 태풍 등 기상악화 상황을 배제할 수 없으나, 전반적인 작황호조로 당분간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에 따른 수급대책으로 지속적인 작황 호조에 따른 공급과잉 및 고온·태풍 등 작황급변 상황에 대응하여 출하조절 등 수급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급과잉 시 고랭지배추 생산안정제 물량 사전적 면적조절·분산 출하 및 소비촉진 홍보 등을 추진하고, 공급 부족 시 기존 정부 수매비축 물량(3,500톤)을 도매시장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를 보면 정부는 6,300원 수준을 ‘안정단계’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고랭지 현장의 인식과는 상당한 괴리를 나타낸다.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고랭지배추는 산지에서 망당 7,000원 정도를 출하원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랭지배추는 타 작기와 달리 단모작으로 끝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시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매봉산 자락의 고랭지배추 농가들은 “최소 9,000원은 나와야 영농비와 출하비, 인건비 등을 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8월 3일부터 20일까지 거래된 배추는 상품 기준으로 4,641~10,304원. 평균 6,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산지의 주장대로라면 출하원가 기준으로 10kg망당 200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최근 강원지역에 내린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고랭지 작황이 좋아 생육과정에서 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9월 배추 가격은 태풍의 영향을 피한다면 평년(8,599원)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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