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감귤 안정생산 위해 생산·유통 혁신 시도”


‘청정 제주’ 대표브랜드 구축해 세계식품 시장에 도전할 것

  내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 제주 개최…전폭적 지원 약속



“농업 없는 제주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농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그는 “농업은 가치를 얼마만큼 끌어올리는지가 중요하다”며 “1차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 미래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농업발전을 위한 원희룡 도지사의 과감한 행보는 때때로 농업인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그는 “시시각각 농업환경이 변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과감한 농업혁신을 시도했다”면서 “앞으로 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에 있어 농업인, 농업인단체와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제주도지사실에서 진행됐다. <편집자주>


■ 취임 1년이 다 됐다. 소회는?

제주가 고향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매일같이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좋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던 제주의 아름다움을 새록새록 느껴가며 아주 즐겁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제주는 제주도민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국민적인 힐링의 섬이다.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도 3백만 명을 넘어 4백만 명을 내다보는 말 그대로 세계의 보물섬이다. 제주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며, 완전연소해서 저의 모든 것을 도민을 위해 바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 농업ㆍ농촌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
농업이 없는 제주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지도자라면 농업을 단순하게 비교 평가만 해서는 안 된다. 농업을 홀대하기 보다는 농업의 가치를 얼마만큼 끌어 올리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농업분야 화두로 제주농지 기능관리와 감귤 구조혁신 등 농업분야의 혁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다소의 무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시시각각 농업환경이 변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뼈를 깎는 고통을 함께 나눠 가도록 하겠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고쳐야 할 부분은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차근차근 개선시켜 나가겠다. 훗날 역사는 우리 후손들이 우리 세대의 농업혁신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다.

■ 한중FTA에 따른 제주농업의 예상피해와 대책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산업영향평가 결과에는 2016~2035년까지 20년간 농수산업부분에 3,620억원의 생산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중FTA에서는 감귤을 비롯한 당근, 마늘 등 8개 주요 농산물과 양식광어, 갈치, 참조기 3개 수산물에 대해서는 개방품목에서 제외돼 큰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기존의 관세체제에서도 마늘, 당근을 비롯한 막대한 양의 농수산물이 수입되고 있어 우리 도 농업에 직ㆍ간접으로 커다란 위협을 주고 있다. 제주도는 정부 국내보완 대책과 연계해 ‘FTA 대응 1차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 농수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 농식품 수출 활성화 방안은?
제주가 수출농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원물보다는 가공품 위주의 수출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난해 제주도내 농수축산물 수출금액은 69.3백만달러로 그 중 농산물가공식품은 11백만달러인 15.8%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공품 수출이 저조한 이유는 제주도 식품제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 영세해 수출보다는 내수시장 위주의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식품가공업체들의 취약한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공업체들의 장비현대화, 수출국의 소비패턴 변화에 맞춘 식품가공 품목 발굴, 위생 및 안전 관리 강화, 한류 등을 활용한 해외마케팅 실시 등을 통해 수출기반 확대에 주력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후에는 청정제주의 이미지와 연계된 제주 대표브랜드를 구축해 지속적인 성장 추세에 있는 세계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해 나갈 생각이다.

■ 환경친화형 농업을 진작하기 위한 정책과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친환경농업육성계획 등에 관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투자재원의 확보와 친환경농업의 육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농업육성 3차 5개년(2013~2017년)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데, 친환경농업을 경지면적의 20%인 11,800ha까지 목표설정하고, 3대 전략 6개 실천과제를 마련해 2,683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친환경농산물의 자조금 조성, 안정적인 계약재배를 통한 가격보장제도, 친환경농산물 대표조직 권역단위 육성, 웰빙 기능성 가공식품 개발로 연중 일거리와 부가가치 창출, 안정적인 소득보장으로 돈 버는 농업, FTA 대안 농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감귤산업과 관련해 설왕설래 말이 많다. 육성책 등 정확한 설명 부탁한다.
우리 도에서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제주감귤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지난 5월14일 ‘고품질감귤 안정생산을 위한 구조혁신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FTA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해 향후 민선6기 감귤정책 방향의 대전환을 담고 있으며, 지난 1월부터 농업인, 농업인단체장 등 감귤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회를 거쳐 고품질안정생산 등 3개 분야ㆍ8개 핵심과제를 주요 실천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동안 제주감귤은 국민의 과일로서 생산만 하면 농가소득을 보장해왔으나, FTA 등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수입관세 인하ㆍ철폐로 외국산 고품질 신선과실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감귤생산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소득안정 및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감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고품질감귤 안정생산을 위한 구조혁신’ 세부 실천계획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기 위한 세부실행 계획 수립 과정에 도의회, 생산자단체, 농업인단체, 유통인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치는 등 폭넓은 의견을 반영해 7월말까지 마련토록 하겠다.

■ 제주 말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적잖다. 말 산업 정책은?
미국 켄터키주 말 사업 경제유발효과는 일자리 8만개를 포함 연간 약 40억불 규모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고 프랑스는 경마, 승마는 물론 수의, 안장, 장제, 마육 등 말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걸쳐 말 산업의 여러 분야가 골고루 발달하는 등 세계적으로 말을 이용해 지역 경제 핵심 축으로 성장한 곳이 다수 있다.

우리 제주도에서는 외국의 이러한 선진 우수 사례들을 분석하고 최적의 방안을 도입해 선진화된 말산업을 만들어 나가고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승마, 경마, 마육, 연관산업 등 5개 분야 35개 사업에 1,142억 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진흥계획을 수립해 실행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제주는 전국 제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이를 계기로 제주 말산업 위상이 한층 놓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주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말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

■ 농업인력 육성은 매우 중요하다. 귀농ㆍ귀촌 대책과 함께 인력육성책을 알고 싶다.
최근 3년간 2,839가구에 5,044명이 제주로 이주했다. 최근 귀농교육을 받는 분들은 서울ㆍ경기 거주자가 62%로 많고,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20%, 40대ㆍ50대가 78%로 나타나 타 지역에 비해 젊은 세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도에서는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안정적인 농촌생활과 영농종사를 돕기 위해 귀농교육지원과 귀농창업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 초보농업인의 성공적인 조기 영농정착을 위해서는 귀농 교육ㆍ작물별 기초교육과정 등 귀농영농지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귀농정보와 영농상담 등 종합정보 제공을 위해 귀농이주지원센터 11개소를 설치 연중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우리 도에서 직접 귀농귀촌을 위한 포털사이트 ‘제주살기’를 구축해 귀농귀촌인들에게 다양한 제주정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내년에 제69주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도차원에서 이를 어떻게 보나?
대환영한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전국 농촌지도자회원들에게 제주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행사, 그리고 제주 60만 도민과 함께하는 축제분위기 속에 가장 제주적인 프로그램으로 농촌지도자님들을 맞이하겠다. 전국농촌지도자대회에 많은 회원들이 방문한다면, 제주지역 경제는 물론 관광산업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연ㆍ문화ㆍ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관광제주의 참모습을 농촌지도자회원 여러분께 선사하도록 노력하겠다.

■ 제주 농업인과 전국 350만 농업인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FTA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농업인이다. 지난해 한중FTA 협상에서 제주감귤 등 주요 11개 품목을 양허제외 시켜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면서 우선 급한 위기는 넘겼다. 그렇지만 올해도 분명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특히 농업혁신을 하는데 다소의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도전도 힘을 합쳐 이겨내도록 하겠다. 우리 도가 청정 제주지역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전국에 계신 농업인 여러분도 제주산 농산물을 적극 애용해 주시고, 예전처럼 제주를 찾아주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