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수박 꼭지 절단 유통활성화 추진

▲ 가락시장으로 출하된 수박은 무게에 따라 선별된 후 신선도 확인을 위해 꼭지가 잘 드러나도록 진열되어 있다.
수박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곳은 꼭지. ‘T-자’ 모양 꼭지가 곧, 수박의 신선도를 상징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수확과정에서 꼭지가 손상되면 수박가격은 2분의 1, 3분의 2가격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손실되는 금액이 연간 200~450억 원. 그러나 꼭지의 유무가 수박의 상품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박 꼭지 절단 유통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박은 다른 품목과 다르게 꼭지를 ‘T-자’ 모양으로 다듬어 유통한다. 소비자는 꼭지를 수박의 신선도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남대 산학협력단의 ‘수박 꼭지 절단 유통개선 연구’(2013.12~2014.7)에 따르면 꼭지가 있고 없고는 수박의 경도와 당도, 과육의 색 변화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T-자’ 모양의 꼭지로 유통할 경우 수확·운송 등에 별도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꼭지가 상할 경우 정상가격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런 유통관행을 바꿔 꼭지 없는 수박으로 유통할 경우 노동력 절감과 가치하락 방지 등 연간 344~627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산지유통시설의 현대화 등으로 수박 산지 APC는 당도선별기 등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는 꼭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품질 좋은 수박을 안심하고 고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금년산 수박부터 ‘T-자’ 꼭지 유통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수박 꼭지절단 유통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꼭지상태로 수박을 고르는 소비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과 체험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인식을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은 수도권 농협 하나로클럽(양재, 창동 등 6개소)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4월 22일 양재동 하나로클럽을 시작으로 2주간 진행되는 시범행사에서는 △당도 11°Bx 이상 △수확 후 3일 △꼭지 1cm 이하로 절단된 수박이 소개된다. 특히 꼭지 주변에는 품질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티커가 부착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시범사업 평가결과를 감안해 대형마트와 도매시장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농산물 표준규격과 농관원 고시 등 관련 규정의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우려도 있다. 시범사업 동안에는 참여농가는 기존 방식대로 출하하면 된다. 산지APC에서 당도선별기를 거친 후 11°Bx 이상의 수박에 대해 별도의 꼭지 절단작업을 진행한 후 출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범사업 이후다.

꼭지 절단수박의 유통이 확대될 경우 산지 APC의 수수료 인상 요구가 따를 것이 뻔하다. 더욱이 상품정보를 담은 스티커 작업이 추가된다면 그에 따른 추가비용도 부담이다. 특정할 수 없는 막연한 기대효과보다는 당장 지출되는 추가비용이 부담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지 출하조직과 산지유통인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오랜 소비행태를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당도선별기를 통해 대형마트로 유통되는 물량보다, 도매시장으로 관행 출하되는 물량이 많다. 성출하기 시장내 하역에만 2~3일이 소요되는 현실에서 꼭지 없는 수박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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