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수출, 가공식품 빼면 ‘제자리 걸음’





“농축산물분야에서 가공식품을 빼고 수입은 11억6천100만달러 늘고, 수출은 4천300만달러 늘었습니다.”
한미FTA 3년을 마치고 성적표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대로 농업분야 시장의 초토화가 예고된다는 진단이다. 특히 축산물과 과일 수입의 증가는 짧은 기간내에 국내 소비시장을 변화시켰다는 평이 내려질 정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논 ‘한미FTA 발효 3년, 농업부문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된 3년 시점인 2014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평년 대비 31.1% 증가한 78억1천만달러이고, 수출액은 49.1% 늘어난 5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미국산 농축산물의 FTA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은 2012년 46.6%에서 2013년 72.6%, 2014년 63.2% 등으로 늘었다. 미국에 수출한 농축산물의 FTA 수출 특혜관세 활용률은 2012년 34.5%에서 2013년 46.1%, 2014년 46.2% 상승을 보였다.

형식적인 모양새는 한미 양국이 상생하는 모습처럼 그려지지만, 실질적인 거래 실체는 무차별적인 미국의 압승이고, 이같은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곡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류들이 고른 증가세를 보이며 발효 전 평년보다 72.3% 증가했고, 이행 2년차보다 11.8%나 뛰었다. 가공식품 수입액도 67.3% 높아졌다. 품목별로 FTA 발효 전 평년보다 이행 3년차에 수입액이 크게 증가한 농축산물은 치즈, 아몬드, 체리, 쇠고기, 호두, 돼지고기, 오렌지 등으로 확인됐다. 수입액은 발효전보다 18억5천300만달러 늘어난 78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가공식품을 제외하면 천만달러 단위의 소폭 수출증가가 대부분이다. 수출액은 발효전보다 1억9천2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가공식품을 빼면 총 수출액이 4천300만달러 상승한 1억4천700만달러에 그치는 수준이다.

FTA특혜관세를 활용한 무역에서도 미국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농축산물 특혜관세 활용률이 45억2천만달러로 63.2%를 보이는 반면, 우리 농산물 수출은 특혜관세 활용 수출액 2억4천만달러 46.2%에 그쳤다는 진단이다. 더욱이 수출규모가 1천만달러 이상인 품목중 지난해 특혜관세 활용률이 90% 이상인 품목은 김치가 유일했다.

눈에 띠는 수입 증가 품목은 축산물로 평년대비 43.9% 증가한 45만톤 수준을 보였다. 2012년 광우병 발생과 곡물생산량 급증으로 수입이 줄었던 쇠고기의 경우 향후 수입량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기 때문에, 축산물 수입폭증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장기간(10~15년) 관세가 점차 철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축산물 시장여건은 더욱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산 과일 총 수입액은 발효 전 평균 대비 2배 정도 증가했으나, 오렌지(발효전보다 42.5% 증가), 체리(311.7%), 포도(124.2%)의 수입증가는 국내 소비시장의 판도를 바꿔 놨을 정도로 국내 과일생산농가에 폭탄을 안겼다.

이와관련 농경연 관계자는 “관세 감축에 따라 농축산물 수입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돼 수입량 증가 효과가 있는데다, 향후 관세 하락 폭이 추가적으로 확대되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또한 수입 과일을 중심으로 가격하락이 눈에 띠는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 변화까지 일고 있어 향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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