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중요성·국내농업 보호에 대부분 찬동… 무역이익공유제도 ‘국민공감’

더 이상 물러날 길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이 농업의 현실이다. 특히나 2014년 말 한중FTA 타결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농가까지도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모든 농산물의 가격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과 한숨이 점철된 한 해이다.

세계 유수의 경제학자 및 미래학자들은 농업과 농부를 미래의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뽑고 있는데 과연 정부의 자세와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 농업인의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작금의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지를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연구소와 농업인신문은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조사를 통하여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농업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2014년 11월 7일~11월 8일(2일간)까지 여의도문화공원에서 제19회 농업인의 날 기념 직거래 장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총 612명이 응답해 주었다.

설문응답자의 일반현황을 살펴보면, 총 612명 중 남성이 231명(37.8%), 여성이 381명(62.2%)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는 30대이하가 9.6%, 40대가 15.4%, 50대가 34.6%, 60대가 40.4%로 나타나 직거래 장터를 찾아주는 연령대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농촌에 사신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가 72.2%, ‘없다’ 27.8%로 나타났으며, 부모나 형제 중에 농사를 짓고 계신분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 52.9%, ‘없다’ 47.1%로 나타났다.

국가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응답자의 90.1%가 ‘지금까지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고 답을 했으며, 다음으로 ‘지금까지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중요할 것’이라는 응답이 5.4%, ‘지금까지도 중요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중요치 않을 것’ 2.7%, ‘관심 있게 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1.8%로 나타났다.

한중 FTA 등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답을 살펴보면, ‘더 이상 농산물 시장개방은 안된다’라는 의견이 전체의 35.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국내농업을 위해 수입을 최소화 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33.3%, ‘농산물 시장 개방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라는 의견 18.9%, ‘농산물시장도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12.6%로 나타났다.
특히, 본인이 농촌에 거주한 적이 있거나 부모나 형제중에 농사를 지고 계신분에 비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긍정적 응답율이 높게 나타났다.

농산물 시장개방이 현재보다 더 확대된다면 농산물 구입의사 질문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수입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할 것이다’라는 의견이 56.8%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국산이든 수입산이든 품질(안전성포함)을 우선 고려해 구입할 것이다’라는 의견 또한 30.6%로 나타나 향후에 농산물 구매패턴이 안전성을 포함한 품질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농업경쟁력 확보차원에서 농업, 농촌에 재정투입을 하는 것에 대한 공감도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매우 공감한다’ 50.0%, ‘공감한다’ 35.5%로 나타났으며, ‘보통이다’ 8.2%, ‘공감하지 않는다’ 6.4% 순으로 나타났다. 공감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을 살펴보면, ‘농업은 국가의 기본이다, 농촌이 잘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감성적 응답도 있었고, 자동차와 컴퓨터 등 첨단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업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지원과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이익과 손해를 보는 산업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에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는 이익을 보는 산업에서 손해를 보는 산업을 보전하는 무역이익공유제도 법제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도입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살펴보면, ‘찬성한다’ 32.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보통이다’ 32.0%, ‘매우 찬성한다’ 26.0%, ‘반대한다’ 8.0%, ‘매우반대한다’ 2.0%로 10명중에 6명은 긍정적으로 답을 하고 있다.

농산물을 주로 어디에서 구매하는가에 대한 응답에, ‘재래시장’이 34.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형할인점’과 ‘동네마트’가 각각 26.4%로, ‘생산자 직거래’ 10.4%, ‘친환경전문매장’ 2.0%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거래 장터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높다 보니 재래시장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구매장소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접근성이 편리하다’가 45.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격적 측면’ 22.1%, ‘품질적 측면’ 16.3%, ‘농산물을 비롯한 공산품의 일괄구매 가능’ 13.5%, ‘사후 서비스 등 서비스적 측면’ 1.9% 순으로 나타났다.

공산품의 경우 소비자는 본인의 원하는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품목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농산물 구매에 있어 소비자는 무엇을 가장 중심에 두고 품목을 선택하는지 물어 보았다.

채소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가격(27.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품질(맛)이 25.9%, 안전성이 21.6%, 원산지가 18.1%, 브랜드 3.4%, 기타(영양 등) 3.4% 순으로 나타났다. 채소의 경우의 구매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높은 연령에 비해 브랜드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높은 연령대일수록 가격을 우선 고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육류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원산지가 31.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격이 25.9%, 품질(맛)이 19.0%, 안전성이 17.2%, 브랜드가 5.2%, 기타 1.7%로 나타났다. 수입물량이 많은 육류의 경우는 연령대에 관계 없이 원산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곡물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원산지가 34.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격이 23.6%, 안전성이 22.7%, 품질(맛) 12.7%, 브랜드가 6.4%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다양한 기능성 곡물제품이 증가하면서 곡물에 있어서도 원산지와 안전성이 중요한 구매요소임이 나타났다.

과일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품질(맛)이 30.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원산지가 27.4%, 가격이 23.9%, 안전성이 14.2%, 브랜드가 4.4%로 나타났다. 과일에 있어서도 구매자의 연령대가 낮을수록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령과 관계 없이 가격과 원산지를 중요한 농산물 구매 요소로 보고 있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시군, 시도 등 다양한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소비자들에게는 인지율이 낮게 형성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후기

농업이 변해야 미래가 보인다

120년전 민중들 사이에 유행했던 노래가 있다.
“갑오세(甲午歲) 가보세, 을미(乙未)적 을미적 거리다, 병신(丙申)이 되면 못가리”
시대는 변화하였으나 우리 마음속에는 여전히 진행형 인 듯 하다. 계속되는 개방화의 압력, 끝에 한중FTA 타결 이제 더 이상 FTA에 대해서는 걱정안해도 되겠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돈다. 이제 더 이상 체결할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201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된 농업, 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농업의 발전가능성과 국제경쟁력 인식에서 농업인보다 도시민의 긍정 응답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났고 있다. 말 그대로 현장농업인들은 농업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농업의 미래를 어둡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문제를 타인의 문제로 등한시 하지 않았는가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농업·농촌·농민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다시피 농업의 중요성과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으며, 농업경쟁력 확보차원에서 농업에 대한 재정투입에 공감하는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 농업인 뒤에는 아직까지도 농업과 농촌을 마음에 품고 있는 국민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고 해야 될 과제가 하나가 아닌 우리가 되는 조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변해야, 농업이 변하고, 그 때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 농업이, 농촌이 존재할 것이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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