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출하단위 시범사업… 1월부터, 가락·구리시장

직거래와 전자상거래, 대형유통업체의 성장 등으로 농산물 유통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공영도매시장은 아직까지 전체 농산물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최근 대형유통업체의 흐름은 상징적인 산지 직거래를 제외하고는 물류 및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공영도매시장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며, 대단위 거래를 통해 거래총수를 줄여 유통비용을 절감시키는 공영도매시장의 기능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영도매시장을 대표하는 가락시장의 2015년도 중점 사업계획을 통해 농산물 유통의 흐름을 가늠해 본다.


“GPP 확대 및 물류전문회사 설립 기반 구축”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말 열린 제6차 물류효율화 추진위원회를 통해 2015년도 사업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지속적인 물류체계 효율화 추진을 통한 비용절감 및 경쟁력 강화가 목표로 제시됐다.
우선 파렛트 출하확대를 위한 GPP인증 사업이 활성화된다. 양파, 참외, 포도, 자두, 단감, 감귤 등으로 품목 확대가 검토 중이며, 농산물공동출하확대지원사업(공동선별비·파렛트 임차비 등)과 연계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시장 내 상품화 작업에 대한 비용부과가 검토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시장 내 농산물 재작업으로 인한 폐기물을 줄이고, 포장재 비용 절감을 위해 과대포장(포장재·인쇄 등) 축소를 위한 산지 및 유통인 홍보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 내 상품화 작업을 단계적으로 축소시키기 위해 상품화 작업비용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순탄치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물류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결성된다. 물류, 운송, 노무, 회계, 경영, 정책, 전략 등 분야별 전문 컨설팅(연구용역)을 통해 추진위원회 활동이 지원된다.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조직단위 상황을 감안, 참여대상을 개별주체로 세분화 시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물류전문회사 논란에 있어 새로운 국면전개가 예상된다.

올해부터 1년간 최소출하(경매)단위가 시행된다. 가락시장과 구리시장에서 시행되는 최소출하단위는 ‘1파렛트당 20상자’ 기준이며, 대상품목은 배, 포도, 버섯(새송이, 느타리, 팽이), 감자다. 최소출하단위 시행에 따라 하역비 감면과 별도 경매장 운영 등의 인센티브가 지원될 예정이다.

서울청과 “장외거래의 내부화에 사활”

가락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서울청과는 탄탄한 내실화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청과는 지난해 창립 75주년 기념식과 서울청과 R&D센터의 오픈 등 대외적인 이미지를 강화시킨 한 해로 기억된다. 올해는 대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의식과 내부적인 단결, 특히 제대로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 장외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흡수하기 위한 노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청과 김용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00년대에 들어선 이후 전년대비 거래금액이 감소한 것은 2014년이 처음”이라며 “이는 단순히 농산물 가격하락의 문제만이 아니며, 도매시장과 경쟁하는 농협안성물류센터와 대형유통업체,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판매 등의 영업성과에 따른 것”이라고 주의를 각성했다.

서울청과 2015년 영업방침의 첫 줄은 영업활성화다. 마케팅팀을 통한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와 함께 경매팀과의 유기적인 협력구조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다. 또한 상장경매의 한계로 인해 발생한 폐단으로 지적된 장외거래를 내부화시키는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특히 서울청과의 미래를 상징하는 R&D센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농산물 생산과 생산자가 원하는 집하, 선별, 포장서비스, 중도매인 분산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생산→유통→가공→분산’의 선순환 구축에 노력한다.

서울청과 김용진 사장은 “흔히 영업현황을 가늠하는 척도로 마켓 쉐어, 즉 점유율을 분석하지만, 현재의 점유율이 높다고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서울청과라는 브랜드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수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청과 “정도경영과 변화에 주력”

중앙청과의 2015년 사업계획의 핵심은 ‘정도경영과 변화’. 이를 실천하고 완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도매시장법인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청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출하주와 중도매인의 가교 역할이다. 다양한 거래제도를 활용해 도매시장법인의 물량수집 기능을 더욱 효율적이며, 체계화시킨 시스템 경영으로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신 유통정보와 소비지 시장동향 등의 정보를 즉시 제공해 출하자의 시장이용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둘째는 출하자와 중도매인, 개설자 등 시장 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상생을 위한 노력이다. 각각의 이해관계와 기능에 대한 소통으로 상생을 위한 공동의 성과창출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셋째 유통환경의 변화와 시대 흐름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다. 내부적인 판단에 치우치지 않고 고객의 조언을 경청하고 반영하며 변화하는 유통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앙청과 이원석 대표는 “사업계획의 실천을 통해 중앙청과가 시장 안팎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청과 “도매시장법인의 본분 및 사회적 책무에 충실”

도매시장법인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한국청과는 지난해에도 4억 원에 달하는 기부활동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청과의 기부활동은 장애인올림픽선수단 지원과 어린이환자, 인근지역 복지관 등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청과는 도매시장법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물류효율화’,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집중이다. 

지난해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블루베리와 여주 등 희소성 있는 농산물들을 거래했다. 특히 이들 품목의 홈쇼핑 판매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또한 전북농협지역본부, 강원도 화천군과 지역농산물 판매 및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2015년 사업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정가·수의매매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실적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저온창고 활용이다. 출하자와 중도매인 모두에게 실익이 될 수 있도록 저온창고를 활용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
비포장 농산물의 지원도 강화된다. 지난부터 추진된 열무, 얼갈이, 대파 등에 대한 출하지원과 신규 출하처의 포장 및 파렛트 출하에 대한 지원계획이 수립 중이다.
한국청과 박상헌 대표는 “한국청과의 주 기능인 ‘생산자에게는 땀 흘린 만큼의 대가를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보다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똘똘뭉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동부팜청과 “정가수의매매를 통한 사업 다각화”

동부팜청과의 2015년 사업계획에서는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안정적인 착근’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지난해부터 CJ프레쉬웨이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겸영사업을 시작한 동부팜청과. 올해는 거래규모 확대를 위해 엄격한 품질관리와 정가·수의매매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엽채류는 산지에서 직송으로 소분작업장에 입고하고, 2주간의 고정단가를 거래 10일 전 미리 책정하는 정가·수의매매를 진행하기 위해 단가 예측 프로세스를 재정비 하는 등 사업 안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 같은 겸영사업 사례는 지난해 10월 열린 정가·수의매매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상’(전국 2위)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에는 ‘새벽시장’이라는 판매대가 들어섰다. 동부팜청과과 공급하는 신선채소가 판매되는 코너다. 이 사업은 홈플러스 각 점포에서 공급 품목을 발주, 동부팜청과가 취합 후 산지에 공급단가를 통보해 원물공급을 요청하는 시스템이다.

연간 1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레GL협동조합과의 연계강화도 기대된다. 수도권 소재 중도매트가 모인 이레GL협동조합은 주 3회 계절상품을 중심으로 산지에서 직송되는 시스템을 통해 물류 및 관리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동부팜청과 고규석 사장은 “정가·수의매매는 정부 정책에도 부합하는 만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아청과 “수급안정 및 김장문화 확산”

대아청과는 월동배추의 전수조사를 통한 선제적 수급조절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객만족도 제고와 김장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대아청과의 전수조사 사업은 수급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배추와 무, 양념채소류는 생육상황에 따른 생산량의 등락폭이 매우 커 항상 수급불안이 존재한다. 이에 생산 및 저장량에 대한 전수조사는 산지의 수급조절과 소비심리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수급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수립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아청과는 고객(소비자, 출하자) 만족을 제고함은 물론 수출, 매취, 임가공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실험적 시도를 병행함으로써 경영 안전성은 물론 시대가 요구하는 도매시장법인으로서의 사업영역을 확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아청과 이정수 사장은 “10여 년째 이어오고 있는 김장행사를 통해 도매시장법인과 출하자, 유통인들이 함께하는 나눔문화를 실천해 오고 있다”면서 “김장을 문화로 인식하고 건강과 전통문화를 지키자는 취지에서 김장문화를 후세에도 물려줄 수 있도록 홍보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