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사업추진에 이해관계자 집단 반발


“신축매장은 농수산물 유통과 도매시장의 영업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 기형적인 건축물로 만들어졌다. 현재 가락시장에서는 차량과 동력운반차, 지게차, 핸드카, 손수레 등으로 상품을 옮기고 있는데, 신축매장은 차량으로만 이동·분산하도록 건축됐다. 상품의 반입·반출 과정에서 안전사고와 상품 파손 등의 여러 문제점을 들어 수 차례 시정요구 했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강행됐다.”

지난 20일 가락시장 임대유통인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시설현대화 사업의 첫 결실로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축매장으로 이전을 거부한다는 내용이다. 가락시장 임대유통인 2,000여 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영도매시장의 기본 기능인 분산기능조차 수행할 수 없도록 건축되어버린 신축매장으로는 이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 모인 임대유통인들은 “건설기본계획과 용역결과 보고서, 설계지침서, 기본 설계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도 모두 이론 전문가의 의견대로만 진행됐다”면서 “현장에 있는 유통인들과 대화 한 번 없이 강행되면서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영업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 결과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유통인들은 건축과 물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임대유통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업면적은 약 22,800여 평. 그러나 1단계 부지면적은 1만 400여 평 뿐이다. 1단계 사업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관리동과 송파구청이 요구한 대지 경계선 10m 양보 등으로 인해 판매동이 수직상권으로 건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신축매장의 수직상권에서는 반입·반출에 차량이 기본이다. 지난 10월 신축매장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구간에서는 동력운반차 시연회가 열렸다. 시연회에 참석했던 한 유통인은 “신축매장에서는 무동력 운반기구는 사용 조차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동력운반차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조차 없었다”면서 “당시 상품을 적재한 동력운반차는 가파른 통로를 올라오지 못했고, 중간에 섰다가는 뒤로 밀리면서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공사가 시장에서 사용하지도 않는 일본산 동력운반차로 시연을 하면서 흡사 판촉행사를 하는 모양세 였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엘리베이터와 무빙워크 등 전기시설로도 충분히 반입·반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대유통인들은 반발한다. 가락시장의 현실은 특정 시간대에 반입·반출이 집중된다. 또한 각자가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적정량을 채울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개점과 폐점시간이 따로 없는 가락시장의 특성상 에너지 사용 통제가 불가능해 유지 관리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임대유통인들은 “수직상권에서, 특히 지하매장의 경우 자연채광과 통풍 등의 문제로 농수산물의 신선도와 유통인의 건강문제를 야기하며, 결국 소비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더욱이 과도한 공사비 추진으로 겉만 화려하고, 내부에는 정작 필요한 가공처리장, 저온창고, 바닥 방수공사, 점포 내 유틸리티 공급공사 등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날 집회와 관련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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