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가지, 모양은 감 같은 채소”


국 가지는(Thai Eggplant, Kermit Eggplant)는 동남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가지 맛이 난다. 특이한 것은 보라색에 긴 모양의 우리나라 가지와는 다르게 작고 둥근 형태를 갖고 있다.

태국가지는?

태국가지는 토마토도 아니고, 감도 아닌데 모양은 정말 비슷하게 닮았다. 하지만 속색깔과 맛은 우리나라 가지와 똑같다. 작고 동그란 모양 탓에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농장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가지 재배법과 유사

태국가지는 3~5월에 심어서 7~9월에 수확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지재배법과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다. 재식간격은 40~50cm, 1미터 이상의 지주대를 세우는 등의 방법이 거의 흡사하다. 토양은 배수가 잘 되고, 비옥한 곳이 좋으며, 한 나무에 30~40여개 정도가 열린다.
이천에서 동남아 채소를 연구하는 전지훈씨는 “태국가지는 모양만 다를 뿐 맛과 먹는 방법이 국내에서 재배되는 가지와 비슷하다”면서 “최근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에게 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절임, 찌개 등 다용도로 활용

태국가지는 길고 통통한 가지모양에 익숙해져있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어색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동남아에서는 소금물에 일주일정도 절여뒀다가 그냥 먹거나 양념에 무쳐먹는다고 한다.
또 생으로 소스에 찍어 먹거나 국이나 찌개 어디에든 들어간다고 한다. 감색깔이 보이면 이미 늙은 것이니 녹색일때 수확을 해서 먹는 것이 좋다.

동남아 출신 외국인들 선호


태국가지는 아직까지 안산과 같은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재배 역시 외국인 노동자들이 조금씩 심어서 먹는 정도에서 면적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전지훈씨는 “지역에 따라서는 겨울에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농업인도 계시지만 대부분 여름에 대량수확해서 소비가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세계시장을 내다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  경기도 평택시 솔바위농원  손보달 대표


“다문화시대 맞춤형 작물”

평택시 진위면 솔바위농원 손보달 대표는 친환경으로 쌈채소를 생산해 판매하는 곳으로 최근에는 태국가지, 태국고추, 뱀박 등 열대성 작물들도 조금씩 심어놓고 있다.
또 귀농 5년차로 상추, 적겨자, 샐러리 등을 연중 출하하고 있고, 체험도 병행하고 있다.
올 해는 태국가지를 시험재배 해보니 방문객들에게 꽤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통해 태국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올 해 시험재배를 해보니 맛도 괜찮았고, 체험을 오는 어린아이들에게 관상용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어 손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땅에서 자체적으로 심어서 먹을 정도로 동남아 지역에서는 쉽게 먹는 과일처럼 여겨진다고도 소개했다.

손 대표에 의하면 태국가지는 가지이지만 감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가지치럼 보이지 않고, 하지만 또 먹어보면 가지가 맞는 독특한 작물이라고 했다. 또 ‘대중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정을 겪어야겠지만 기후가 변화하고 있고, 다문화시대가 진행되면서 소득작물도 자리매김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태국가지와 같은 생소한 작물은 시장성이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인기가 없어 사장될 수도 있고, 재배법, 가공법 등의 연구로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을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 태국가지는 재배가 쉬운만큼 재배자가 늘어날 수도 있고, 가정에서 직접 재배해서 먹을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손 대표는 자신처럼 귀농을 희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전했다.
“귀농을 물어보시거나, 직접 하시는 분들이 특이한 작물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데 너무 앞서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올 해 돈 되는 작물이 내년에도 돈 되는 보장이 없고, 지금 조금 천천히 가시더라도 멀리 내다보고 귀농이나 작물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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