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농업전망 ‘부정적’…수입농산물에 따른 가격하락 우려 커


글 싣는순서
Ⅰ. 농협조합장 선거 ‘기탁금’제도 도입
Ⅱ. 농업현안 및 농산물 유통에 대한 인식
Ⅲ. 쌀관세화에 대한 의견


고추, 마늘, 양파, 무, 배추, 감자, 매실 등 지난해부터 올해 까지 농민들이 생산한 거의 모든 농산물이 평년 가격의 절반 혹은 그 이하로 떨어지는 극심한 가격폭락 사태를 겪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비는 고사하고 종자값 조차 건지지 못하고 수확을 포기하는 일이 어느 지역 일부의 모습이 아닌 전국적인 모습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진정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농민들은 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밭을 갈아 업고 산지 폐기에 나서고 있으나 정부의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산물 가격 폭락의 원인을 정부에서는 기상여건 호조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보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농산물 수요예측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채 농산물 생산부족시 무분별하게 수입된 농산물이 시장에 다시 나오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농산물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정부가 계속해서 간과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러한 악조건속에서 본격적으로 농산물의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추수기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하반기 농업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하반기 농사 불안하다”

하반기 농사에 대한 전망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약간 불안하다”라는 응답이 35.9%로 가장 높게 났다. 다음으로 “매우 불안하다” 24.2%, “그저 그렇다” 22%로 나타났으며, “기대된다”는 긍정의 답은 17.9%로 나타나 여전히 농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장농업인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
그렇다면 농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현장농업인에게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격하락에 따른 소득감소”가 35.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농산물 수입증가 가격경쟁력 저하” 30.3%, “농자재값 상승 등 농사여건이 나빠졌다” 13.1%, “기후변화와 기상재해로 생산 어려움” 9.1%순으로 나타났다.

대외적으로 한중 FTA 등 개방화와 대내적으로는 농산물 가격 폭락 등 어려운 환경속에서 현장 농업인들은 2014년 농업·농촌 하면 가장 떠오르는 핵심키워드로 “농산물 시세”가 3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한중 FTA” 27.8%, “쌀 관세화” 14.3%, “농자재 가격” 7.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예작물을 주소득원으로 하는 계층에서 농산물 시세에 대한 관심도가 높게 나타났다.

위의 결과를 살펴보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방문이후 한중 FTA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이어지는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인하여 당장 현실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농업인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결과이다.

“우리농업 희망 있을까?”

▲ <2014년 농업·농촌 핵심 키워드>
특히 농업·농촌의 어려움이 해가 거듭될수록,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에서 희망의 키워드를 만들어 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비전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농업정책이 필요” 54.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일반국민의 농업보호 의지와 지원”28.2%, “농업인의 의식전환과 자구책” 16.4%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농업정책의 수립과 더불어 현장농업인들이 이를 수용해 나갈 수 있는 소통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일관성 있는 중장기적 농업, 농촌 유지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농가소득 안정” 49.5%로 최우선적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농산물유통구조 혁신” 21.3%, “농촌환경 개선” 8.5%, “기술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 8.3%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농산물의 가격진폭이 너무나 심한 상황에서 생산할 작물선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 기반 구조를 만들고, 다양한 직불금의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안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로 볼 수 있다.

농산물 ‘최저생산비 보장제도’ 도입 시급

90년대나 현재에도 농업의 해법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여전히 농산물 유통구조의 혁신은 풀어야 할 과제이며, 이를 가장 기본인 품목별 산지조직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가가 농업인 및 정부가 가지고 있는 숙제일 것이다.

▲ <2014년 농업·농촌 핵심 키워드>
기상여건 완화와 소득작목의 한계성으로 인해 농산물의 공급과잉으로 농산물 가격 하락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하여 가장 선행되어야 할 정책으로, 농업인들은 “농산물 가격보장 제도 도입”을 60.1%로 가장 높게 요구했다. 다음으로 “수요관측사업의 정밀화” 9.6%, “농산물 가공산업의 확대” 7.7%, “지속적인 생산조정제” 7.6%, “해외수출 및 대외소비 증대” 7.6%, “학교급식 등 우리농산물 소비촉진 활동” 4.7%로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농산물에 대한 ‘최저생산비 보장 제도’ 도입에 시급한 논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농업인들은 농산물 출하방식에 대한 질문에 “농협공동출하”(36.8%)를 가장 선호했으며, 다음으로 “도매시장을 통한 개별출하” 29.1%, “작목반 공동출하” 11.7%, “산지유통인 출하” 10.4%, “농장직판” 6.4% 등을 꼽았다.

농산물에 있어서 출하방식은 조직화가 되는냐, 되지 않았느냐를 가름할 수 있는 잣대이다. 일본의 경우 산지조직화를 통한 계통출하비율이 작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거의 90%이상으로 이를 통한 산지 가격경쟁력을 농업인이 지니고 있는 현실속에서 우리나라의 다양한 출하방식을 조정할 수 있는 묘약이 필요한 시기이다.

농산물 출하시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가격 등 정보부족”이 35.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판로집중문제” 23.4%, “출하비용 부담” 17.0%, “공동출하 미읍” 11.9%, “선별등급 미흡” 10.3% 순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판매시 시장시세 등 정보수집을 주로 “신문이나 TV 등 보도매체”(25.2%)를 통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농협이나 기술센터”가 24.3%로, “수집상에 문의” 15.7%, “인터넷” 14.2%로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IT강국, 최대의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정보의 습득이 매우 용이하면서도 정작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는데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지역내에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가수의매매’에 대한 인지 정도는 “모른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81.1%로 대단히 높게 나타나 정부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정책이 중앙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 농업인 속에서 재현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의 홍보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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