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거저리 애벌레’ 식품 원료로 인정받아

곤충이 식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공식적인 먹거리로 허용돼 곤충산업의 재도약이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곤충의 식용화를 위해 갈색거저리 애벌레에 대한 제조 공정 확립, 영양 성분 분석, 독성 시험 등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 15일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새로운 식품 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을 받으면 승인받은 형태와 제품으로만 식품 판매가 가능하며 일정 기간 동안 문제가 없으면 일반 식품 원료로 등록할 수 있다.

그동안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는 국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식품 원료로 이용해 왔지만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거쳐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된 곤충은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처음이다.
농진청은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식품 원료로 신청키 위해 곤충 특유의 좋지 않은 맛과 냄새를 없앤 후 살균 처리한 다음 동결 건조해 원래 형태나 분말 형태로 사용하는 제조 공정을 확립했다.

또 영양 성분을 분석해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 영양 가치가 우수함을 확인했다. 실제로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건조 분말은 단백질 45%〜57%, 지방 25%〜34%, 탄수화물 8%〜11%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75%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이 100g당 13.55g 함유돼 있다.
이밖에 무기질 중 인과 철이 풍부하고, 비타민은 B3와 B5가 많이 포함돼 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인체 안전성을 입증키 위한 연구도 거쳤다. 유해 물질 분석에서 중금속이나 병원성 세균 등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동물을 이용한 알레르기 혈청 시험과 독성 시험에서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식품 원료로 인정됨에 따라 앞으로 곤충 사육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곤충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현재 주 단백질원인 17조원 규모의 국내 육류 시장을 고단백 곤충 식품이 1%만 대체해도 약 1,700억원대의 곤충 식품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한편 그동안 곤충 농가에서는 민간에서 먹어온 갈색거저리와 굼벵이 등 곤충의 식품 원료 인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을 활용한 식품 시장의 활로를 개척키 위해 곤충 자원의 식품 원료 등록을 핵심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해 농진청과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농식품부와 농진청은 앞으로 갈색거저리 이외에도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도 식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새로운 식품 원료로 신청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갈색거저리의 식품 원료 인정은 앞으로 곤충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건강에 기여함은 물론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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