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지회, 출하자·중도매인 설문조사 “요식행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공정·신뢰 지적에 동의 못해”
오는 8월, 연구용역 및 설문관련 공청회 개최될 듯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의 본 사업에 해당하는 2·3단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한 출하자 및 중도매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 및 신뢰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계획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15일 (사)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가락시장지회(가락시장지회)는 ‘중도매인·출하자 설문조사 결과 관련 의견서’(지회2014-30)를 통해 “가락시장의 시장도매인제 도입 검토는 전면 중단되어야 하며, 도매시장법인이 기 제출한 의견과 같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정보를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락시장지회는 한국갤럽 관계자가 말한 “이번 설문조사는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는데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입을 해야 할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목적에서 설계됐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가락시장지회는 “조사결과와 관계없이 도입을 찬성하는 비율만큼 사실상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2·3단계 설계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요식행위의 과정이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화설문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출하자에게 일방적인 설명 후 요구한 응답은 사실상 종용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공정성·객관성 훼손으로 이번 조사결과는 유의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락시장지회는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출하자, 유통인, 구매자, 정부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는 것은 가락시장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농산물 유통의 본류가 훼손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신장식 농산팀장은 “가락시장지회가 제기한 공정성·신뢰도 문제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시장도매인을 접해보지 못한 가락시장 출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모른다는 응답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 먼저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신 팀장은 “농식품부가 조례안 개정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연말까지 결과를 요구했다”면서 “농식품부와 출하자, 각 유통주체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는 8월경 개최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서울시농수산물도매시장조례(업무규정)를 승인하면서 △2013년 말까지 대금정산조직 설립 △2014년말까지 연구용역 및 전문가 협의회를 거쳐 시장도매인의 적정 규모 및 자본금에 대한 검토 완료 △공청회를 통해 출하자 및 각 유통주체들의 합의도출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대금정산조직으로 가락시장정산(주)이 지난 17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또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밝힌 연구용역(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연계한 청과 도매시장 중장기 발전 로드맵 연구)과 공청회가 오는 8월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의 제안요청서에는 ‘도매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거래방법 수립’ 항목에서 시장도매인제를 지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도매인제 도입시기와 방법,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따른 상장예외품목 운영방안 등을 과제로 삼고 있어 짜여진 스케줄에 맞춘 요식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고,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드러나는 정황을 볼 때 이 말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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