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채소류 재배농민 7천여명 상경 궐기대회 열어

▲ 7천여명의 농민이 서울로 상경해 생존권 보장을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생존권 보장 위한 건의문 정부ㆍ국회 전달키로



“이제까지 많이 양보했잖소. 30년 동안 핸드폰, 자동차한테 죽어라 양보만 하며 살았는데, 이젠 양보 하지 않을꺼요. 중국에 고추ㆍ양파ㆍ마늘까지 양보했다간 우리 농업 다 죽는 건 불 보듯 뻔하다고.”

고추ㆍ양파ㆍ마늘 등 양념채소류 재배 농민들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 상경해 한중FTA협상에서 양념채소류 품목을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산물냉장협회, 한국양파산업연합회, 한국마늘산업연합회, 한국고추산업연합회 등이 소속된 우리농산물지키기운동본부(이하 본부)는 이날 고추ㆍ양파ㆍ마늘 등 양념채소류 농민 7천여명(본부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한중FTA 양념채소류 협상제외 및 우리농산물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14일 대구에서 한중FTA 12차 협상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농산물 개방 품목수를 줄이는 대신 고추ㆍ양파ㆍ마늘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철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고추ㆍ양파ㆍ마늘 등 양념채소류 농민들이 생존권보장을 위해 모인 것.

본부에 따르면 마늘의 경우 전년도 재고마늘 1만8천톤이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아 금년산 햇마늘 가격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양파는 금년산 10만톤이 전년보다 과잉공급되어 가격이 전년보다 50%이상 폭락했다. 고추의 경우도 금년도 고추 생산량이 12만톤으로 예상되고 전년도 재고량 3만톤을 합하면 6만톤 정도 과잉공급 되어 평년대비 50%이상 가격폭락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산 고추와 마늘 등 양념 채소류가 관세율이 낮은 혼합양념류 및 냉동고추ㆍ마늘 상태로 많은 양이 수입되어 국내산 양념채소류 자급율은 50%이하로 떨어져 급기야 농민들은 수확인건비도 충당되지 못해 논밭을 갈아엎고 있는 실정.

이런 상황에서 한중FTA 협상에 중국 측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농민들의 재배의욕 상실로 양념채소류뿐 만아니라 우리농업 전반의 생산기반이 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 본부의 설명이다.

김문호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은 “고추 자급률이 50%이고 나머지 50%는 수입산인데, 그중 95%가 중국에서 들여온다”며 “중국 측 요구대로 한중FTA 협상이 진행된다면 고추산업은 물론 다른 농산물들도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지금이야 중국산 고추가 싸다고 들여오지만 우리 고추산업이 죽었을 때에도 싸게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냐”며 “정부는 농업ㆍ농촌을 살리겠다는 말과 다르게 이런 식으로 농민을 방관하다간 농업ㆍ농촌 죽인 정부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정준 한국마늘산업연합회장은 “공산품과 농산물을 맞교환 한다는 생각자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국민을 위한 정부, 농민을 위한 농식품부를 바라는 것이 큰 욕심인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날 상경한 농민들은 △고추ㆍ마늘ㆍ양파ㆍ생강 등 양념채소류는 한ㆍ중FTA협상에서 제외 △채소류 품목별 주산지 지정하고 자급률을 설정해 생산비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 △금년산 양파 공급과잉물량 10만톤에 대해 정부수매 등 가격안정 대책 즉각 마련 △정부를 대신해 농협이 시행한 농산물 수급안정사업 손실 정부에서 보전 등을 골자로 한 대정부ㆍ대국회 건의문을 청와대 방문과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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