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억7000만톤 중국 사료시장을 공략하라

 
▲ 중국 축산시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데 비해 사료 등 관련업계의 투자의지가 미약한 실정이다.

 ‘국토면적 96배, 경지면적 71배, 총인구 28배, 농림어업자수 178배, 식량작물 생산량 114배, 소 34배, 돼지 47배’ 우리나라와 비교조차 불가능한 중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가 목전에 두고 있다. 한·중 FTA 2차 실무협상이 이달 초에 착수됨에 따라 농축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1단계 기본지침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 되고 이달부터 민감품목 선정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 특히 중국 축산은 우리에게는 악성 가축질병 발생국으로서 그동안 논외의 대상이었다. 중국 축산물이 우리 시장을 위협하리란 생각도 크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한·중 FTA가 가시화 되면서 바뀌었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이 우리나라 농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 보다는 중국 농축산업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때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축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6일간에 걸쳐 지역 농축산단체장 및 후계농업인을 대상으로 ‘중국시장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북경을 시작으로 제남, 청도, 상해까지 이르는 방대한 일정 속에 천진 채홍사료유한공사, 대상식품유한공사, 월마트, 왕진재래시장, 대발사료, 대지육우청진식품유한공사, 애특물류기자, 한중식품연구소, 상해 롱우수입과일도매시장, 손교 현대농업개발구, 상해 지우광백화점 등을 소화하며 보고 느꼈던 중국 축산의 모습과 중국시장 개척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전한다.

중국 축산업의 이해

중국의 농업 총생산액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생산액 비중은 1978년 14%에서 2011년 39%까지 성장했다. 특히 1990년대 들어 집단화된 생산단지가 형성되면서 축산업의 빠른 성장세를 주도했다.
축종별 사육마릿수를 살펴보면 2011년 기준 소는 1억360만마리로 전년보다 266만마리 가량이 감소한 반면 돼지는 4억6862만마리로 전년보다 400만마리가량 증가했다. 이밖에 양은 2억8235만마리, 염소는 1억4274만마리, 면양은 1억3961만마리를 기록했다.

연도별 육류생산량은 2011년 기준 우육이 647만4900톤, 돈육이 5억60만4300톤, 양고기가 393만1000톤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우유는 3억657만8500톤으로 전년보다 82만톤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홍중산 천진농대 축산학과 교수는 “소와 돼지의 사육규모는 앞으로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나 과거 양털 생산을 목적으로 했던 양의 경우 양고기 소비가 늘면서 사육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돼지고기 가격 ↓ 양고기·쇠고기 가격 ↑

중국은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1인당 육류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도시민 1인당 소비량은 쇠고기·양고기 3.8kg, 돼지고기 20.7kg, 가금육 10.2kg, 우유 14kg 등으로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절반이하나 비슷한 물량을 소비하고 있지만 꾸준히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축산농가 역시 전체적으로 축산물 가격 파동이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소비가 많은 돼지고기 가격은 2011년 정점을 찍은후 현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돈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수입은 호주산과 미국산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편 주로 볶음요리로 소비하는 돼지고기는 최근 조금씩 구이용으로도 사용돼 돈육 소비량은 점차 늘 것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양고기와 쇠고기가격은 소득 증가로 인한 소비 확대로 오름세를 보여 왔으나 가격이 많이 올라 소비자들이 구매 부담을 느껴 최근에는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쇠고기의 경우 육우 수량이 적고 샤브샤브용 수요가 늘고 있어 당분간 높은 가격이 예상된다.


엘리트 축산그룹 ‘천진채홍사료유한공사’

지난해 중국의 총인구는 13억5000만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국 현지관계자들에 따르면 호주에 포함되지 않은 인구까지 포함하면 15억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중국인이 먹는 축산물 생산에 있어 필요한 사료생산량만 해도 2011년 기준 1억6900만톤에 달한다. 이렇듯 중국이라는 국가는 향후 우리에게는 매력 있는 시장일 뿐만 아니라 위협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남보다 일찍 중국 사료시장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꿈꾸는 TS대한제당이 설립한 천진 ‘채홍사료’ 유한공사와 중국 양계사료업체인 ‘산동대발사료’ 유한공사를 찾았다.

2020년까지 중국의 사료기술을 선도하고 축산업의 방향을 이끄는 엘리트 ‘축산그룹’을 꿈꾸는 천진 ‘채홍사료’ 유한공사. TS대한제당이 1996년 중국 천진시에 설립한 배합사료와 농축사료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사료회사다.

채홍사료는 천진공장을 시작으로 2005년 청도공장을, 2010년 남경공장을 건립해 가동중이다. 천진공장은 2만6000㎡ 부지위에 월 8000톤, 연간 10만톤가량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양돈사료가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반추사료 14%, 양어사료 6%, 양계사료 5%를 생산하고 있다.
노광희 채홍사료 부총경리는 “중국 축산농가도 사료비 부담이 매우 커 배합사료보다는 농축사료 사용이 많다”며 “주로 절반은 농축사료를, 나머지 절반은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부산물 등을 섞어 급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사단은 중국 축산농가의 소사료 급여방식에 관심을 표했다. 이에 백상태 기술부장은 “사료가격이 계속 오르는데 반해 축산물 가격은 등락이 심하다보니 사료 급여량을 늘리려는 생각도 사육기간을 단축하려는 노력도 없다”며 “비육우의 경우 보통 한국보다 절반정도의 사료를 급여하며, 800kg 체중시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호 채홍사료 총재는 “중국내 10개 공장에서 연간 100만톤을 생산하고 자립농장과 축산물 가공공장를 갖춰 대표 사료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며 “처음에는 고생도 많고 시행착오로 철수까지 생각했지만 연간 2억톤이라는 중국 사료시장을 생각하면 도전해 볼만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대형 농축기업 ‘산동 대발사료유한공사’

제남시에 위치한 산동 대발사료유한공사는 양돈·양계사료와 사료첨가제 등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대발사료를 급여하고 있는 농가의 양계만도 산동성 전체에 걸쳐 1000만마리에 육박하고 하루에 500만개의 계란을 생산한다고 한다.
주력 품목이라 할 수 있는 양계사료는 12가지 비타민과 3가지 아미노산, 미생물을 원료로 만들어지며 한국산 아미노산도 원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산동성을 대표하는 업체인만큼 수시로 양계농가와 질병이나 시장상황 등을 논의하며 농가와 사양기술이나 판매전략을 공유하는 기회도 수시로 가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사양관리 표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도 사료내 항생제 사용을 점차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발사료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사료안전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으나 중국은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지난해부터 중앙 정부차원에서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고려해 항생제 잔류검사를 일부 실시하고 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회사는 아예 문을 닫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0년 역사의 대발사료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다. 이는 중국내 축산관련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시설투자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에서 볼 수 있다. 중국은 아직도 많은 노동력으로 임금이 낮아 굳이 시설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왕응운 대표는 “캐나다 유명 사료회사에서 합작을 제안했으나 시설투자시 원가 상승으로 오히려 시장 경쟁력이 제하될 수 있어 거절했다”며 “한국으로의 사료수출 역시 아직은 내수 시장 공급도 부족해 검토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조일호 한국주중대사관 농무관


“中 무역적자 보상심리 커 적극 대응해야”

“중국 농업총생산액은 크게 신장된데 반해 국가총생산에서의 비중은 낮아졌습니다. 특히 농민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농 소득격차는 더욱 악화돼 도시민 소득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해 농가인구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조일호 한국주중대사관 농무관은 중국 방문 첫날인 지난달 28일 중국시장 현지조사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중국의 농업여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 농무관에 따르면 중국의 농업총생산액은 2003년 1조7247억위엔에서 지난해 5조2377억위엔으로 급신장했다. 반면 국가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4.8%에서 지난해에는 10.1%로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농민소득은 2003년 2622위엔에서 지난해 7919위엔으로 증가했지만 도시민 소득 2만4565위엔과 비교하면 3분의1수준이다. 특히 중국이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10년 연속 농산물교역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2006년 6억달러였던 적자가 지난해에는 432억달러로 증가했다.
또한 한국과의 농업교역에서도 지난해 12억7900만달러를 수출하고 5297만달러를 수입해 4배 이상 적자를 보았다.

이와 관련 조 농무관은 “농산물 무역 적자속에 농가인구도 처음으로 2011년말 6억5656명으로 전체인구중 48.7%로 하락한 이후 매년 1% 이상 감소 추세에 있다”며 “이같은 상황속에 중국도 한국한테 무역적자를 보고 있어 일정부분 보상 받고 싶다는 생각이므로 우리나라 농업분야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